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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괜히 만들었나” 하이앤드 만든 건설사 정비사업서 ‘역풍’

부동산 건설사

“괜히 만들었나” 하이앤드 만든 건설사 정비사업서 ‘역풍’

등록 2021.07.21 17:56

주현철

  기자

조합원들 프리미엄 브랜드 요구···이름 문제로 건설사 교체하기도재건축‧재개발 지역 수주경쟁 위해 프리미엄 브랜드 적용범위 확대하반기 시공사 선정 앞두고 프리미엄 브랜드 경쟁 과열 우려도전국적으로 프리미엄 브랜드 요구 커져···“희소성 떨어진다” 지적

북가좌6구역 DL이엔씨 ‘드레브 372’ 투시도, 롯데건설 ‘르엘’ 조감도.북가좌6구역 DL이엔씨 ‘드레브 372’ 투시도, 롯데건설 ‘르엘’ 조감도.

대형 건설사들이 서울 강남권 수주를 노리고 만들었던 프리미엄 아파트 브랜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최근 정비사업 수주전이 치열하게 전개되다 보니 프리미엄 브랜드에 대한 요구가 갈수록 커지고 있어서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건설사들의 브랜드 네이밍 경쟁이 강남을 넘어 강북으로 확대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북가좌6구역이 가장 대표적이다. 총 가구수 1911가구, 사업비 4000억원 규모의 이 구역에선 신규 브랜드인 ‘드레브 372’를 내세운 DL이앤씨(구 대림산업)와 프리미엄 브랜드 ‘르엘(LE-EL)’의 롯데건설이 맞붙는다.

‘드레브 372’는 프랑스어로 ‘꿈의 집’을 뜻하는 ‘메종드레브(Maison Du REVE)’와 북가좌6구역을 상징하는 고유한 번지수 372가 결합된 브랜드명이다. ‘르엘’은 한정판(Limited Edition)의 LE와 과 롯데의 상징으로 사용하고 있는 ‘엘(EL)’을 결합한 프리미엄 브랜드다.

문제는 프리미엄 브랜드에 대한 요구가 갈수록 커진다는 데 있다. ‘디에이치’(현대건설), '아크로'(DL이앤씨) 등 하이엔드 브랜드는 서울에서도 강남과 용산 등 일부 인기 지역 단지에만 붙는 이름이었는데 최근 지방과 서울 외곽, 수도권에서도 프리미엄 브랜드를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

그러다보니 북가좌6구역 외에도 또 다른 강북권에서도 프리미엄 브랜드를 요구할 수도 있고, 반대로 강남권에서는 프리미엄 브랜드를 꺼릴 수도 있다. 아파트는 희소성과 브랜드 가치에 따라 가격이 결정되는데, 애초에 세워놓은 프리미엄 가치가 애매해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올 하반기 서울 재건축·재개발 사업장들이 줄줄이 시공사 선정을 앞두고 있다. 대부분 서울 알짜 사업장들이기 때문에 건설사들의 치열한 수주전이 예상되는 만큼 프리미엄 브랜드 경쟁이 더 과열될 가능성이 크다. 업계에 따르면 서울 송파구 거여·마천뉴타운 내 마천4구역, 관악구 신림1구역, 노원구 백사마을, 강북구 미아4구역, 노원구 상계1구역 등이 시공사 선정에 나설 예정이다.

이러한 상황이 가장 난감한 것은 건설사다. 사업성이 떨어지는 곳까지 조합의 요구로 하이엔드 브랜드를 적용하면 브랜드 가치가 훼손될 수 있다. 또 프리미엄 아파트를 짓기 위해선 공사비가 일정 수준 이상이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사업장에 고급 브랜드를 적용하게 되는 것도 부담이다.

실제로 북가좌6구역은 큰 규모의 사업장이긴 하지만 3.3㎡당 공사비는 494만원 수준이다. 일반적으로 프리미엄 브랜드는 3.3㎡당 공사비 500만~600만원 수준인 사업장에 적용하고 있다. 조합 입장에서도 단지 고급화와 집값 상승 가능성을 높일 수 있지만 조합원들의 부담은 늘어나게 된다. 하이엔드 브랜드는 대리석 등 최고급 마감재와 호텔급 커뮤니티 시설로 내외부를 꾸미기 때문에 기존 브랜드보다 공사비가 30~50%가량 추가로 든다.

일각에서는 프리미엄 브랜드를 남발하는 게 결국 독이 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프리미엄 브랜드를 적용해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시공사 계약을 해지하는 사업장까지 등장하고 있다. 이 때문에 건설사 입장에서는 ‘울며 겨자먹기’로 프리미엄 브랜드를 내줘야 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최근에는 프리미엄 브랜드 바람이 지방까지도 번지고 있다. 광주 재개발 단지로는 최대규모인 광주 광천동 주택가 재개발 사업지는 기존 DL이앤씨·HDC현대산업개발·롯데건설·금호건설 컨소시엄과의 시공 계약을 해지하는 총회를 준비하고 있다. 조합원들은 현재 DL이앤씨의 ‘아크로’, 롯데건설의 ‘르엘’ 등 하이엔드 브랜드를 요구하고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올 하반기 사업성 높은 재건축·재개발 사업지가 나오면서 건설사들이 총력전을 펼치게 될 것”이라며 “그러다보니 조합측에서 고급브랜드를 요구하는 상황들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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