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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 ‘대부업 대부’ 서홍민, 어떻게 4분의 1 헐값에 신라젠 품을 수 있었나

증권 종목

[Why]‘대부업 대부’ 서홍민, 어떻게 4분의 1 헐값에 신라젠 품을 수 있었나

등록 2021.07.16 15:40

수정 2021.07.18 10:21

정백현

  기자

엠투엔, 총액 600억원에 신라젠 지분 20.75% 인수 완료‘김승연 처남’ 서홍민 회장, 리드코프 보유한 대부업 거물신라젠 신주價, 주당 3200원···기존 주가比 26.4% 불과‘꼼수·헐값 거래’ 의혹 여전···신라젠 “주가 조정 이슈 탓”

‘대부업 대부’ 서홍민, 어떻게 4분의 1 헐값에 신라젠 품을 수 있었나 기사의 사진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처남이자 대부업계의 거물로 알려진 서홍민 엠투엔 회장이 코스닥 시장에 상장된 바이오 기업 신라젠의 새 주인이 됐다. 엠투엔은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신주를 얻어 새 주인이 됐다. 그런데 이 과정이 다소 석연찮다는 이야기가 심심찮게 흘러나오고 있다.

신라젠은 지난 15일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600억원 규모의 신주 1875만주를 발행했고 새 최대주주인 엠투엔 측이 인수대금 600억원을 납입함에 따라 회사의 최대주주가 문은상 전 대표 등 엠투엔으로 변경됐다고 밝혔다.

엠투엔은 석유화학제품 철제 포장용기인 ‘스틸드럼’의 제조·판매업과 의약품 관련 연구·개발업을 영위하는 회사다.

엠투엔 오너 서홍민 회장은 대부업계의 거물로 알려진 인물이다. 엠투엔이 거느린 10여개 계열사 중에서 가장 잘 알려진 회사가 유력 대부업체로 대중에게 인지도가 높은 리드코프이기 때문이다.

서 회장은 5선 의원 출신이자 두 차례나 내무부 장관을 지낸 보수 정치권의 거물 서정화 국민의힘 상임고문의 차남이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과는 처남-매형 관계에 있는데 서정화 회장의 장녀이자 김 회장의 부인인 서영민 씨가 서홍민 회장의 누나다.

엠투엔의 지배구조는 DK마린이 27.31%로 최대주주이고 서홍민 회장이 17.86%의 지분을 쥐고 있다. DK마린의 지분은 서홍민 회장이 전부 갖고 있다. 따라서 사실상 서홍민 회장이 DK마린과 개인 지분을 통해 엠투엔을 직접 지배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과거 사명이 DK D&I였던 엠투엔은 지난해 8월 임시주총을 통해 회사 정관의 사업목적에 의약품 제조와 연구·개발업 등을 추가하고 사명도 현재의 엠투엔으로 바꾸면서 바이오 사업 진출 의지를 피력했다.

사명 변경 후인 지난해 9월에는 김승연 회장의 부인 서영민 씨가 제3자 배정 유증 방식으로 엠투엔 신주 11만6428주를 주당 8589원에 사들이며 동생의 사업에 힘을 보탰다. 현재 서 씨의 엠투엔 지분가치는 10개월새 2배 이상 뛰었다.

이후 미국 바이오 기업 그린파이어바이오(GFB)를 인수했고 신라젠 인수 가능성도 비슷한 시점부터 타진됐다. 결국 5월 31일 총액 600억원에 지분 20.75%를 사들이는 조건으로 신라젠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

일각에서는 대부업 대부로 알려진 서홍민 회장의 바이오 사업 진출을 두고 6년 전 바이오 사업에서 손을 뗀 한화그룹이 사돈 기업을 통해 바이오 사업에 간접적 재진출을 꾀하는 것이라는 의혹을 보내기도 했다. 서영민 씨가 서울대 약학대학 출신이라는 점도 이같은 추측에 힘을 더했다. 그러나 엠투엔은 “사업 다각화를 위한 행보”라고만 설명했다.

엠투엔이 인수하게 된 신라젠의 지분가치는 1주당 3200원씩으로 환산됐다. 지난해 5월 4일을 끝으로 거래가 정지된 신라젠 주가는 1만2100원에서 멈춰있다.

신라젠은 제3자 배정 유증 방식으로 지분을 엠투엔에 넘기기로 했다. 제3자 배정 유증은 주식 발행 절차가 간단하고 소액주주 동의 없이 진행할 수 있기 때문에 신라젠과 엠투엔 모두에 유리한 방향으로 쉽게 일을 처리할 수 있다.

결국 기존 기업가치의 26.4%에 불과한 헐값에 엠투엔이 신라젠을 인수하게 됐다. 특히 신라젠보다 몸값이 절반 수준에 불과한 엠투엔이 신라젠을 삼키면서 ‘새우가 고래를 삼켰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신라젠의 시총 8666억원이고 엠투엔의 시총은 4835억원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자본금 수혈이 시급한 신라젠과 바이오 사업 확장이 절실한 엠투엔이 헐값에라도 지분 거래를 할 수 있도록 뒷거래를 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까지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신라젠 측은 “기존 기업가치보다 저렴한 값에 회사 지분을 내놓은 이유가 있다”고 해명했다.

신라젠 관계자는 “주식 거래 정지 기간 중 문은상 전 대표가 구속됐고 이로 인해 회사가 상장적격성 심사를 받고 있으며 지난해 끝난 제네렉스 구 주주들과의 소송 등 주가 하락에 영향을 미칠 이슈들이 있었음에도 주가가 그대로였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신약개발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은 기업가치가 현저히 저평가되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향후 신약개발의 성공과 상용화 확률 등을 고려하는 미래현금흐름 할인법을 동원해 신주발행가액을 책정했고 그 결과 주당 3200원으로 발행가액을 정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엠투엔의 신라젠 인수가 최종적으로 마무리되면서 엠투엔의 주가는 약보합세에 머무르고 있다. 엠투엔은 16일 오후 3시 기준 전거래일보다 1.03% 내려간 1만93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엠투엔의 주가는 신라젠 인수가 결정된 5월 31일 하루에만 17.67% 떨어진 후 줄곧 2만원대 안팎에서 거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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