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4월 16일 화요일

  • 서울 12℃

  • 인천 11℃

  • 백령 10℃

  • 춘천 13℃

  • 강릉 16℃

  • 청주 15℃

  • 수원 11℃

  • 안동 13℃

  • 울릉도 14℃

  • 독도 14℃

  • 대전 14℃

  • 전주 12℃

  • 광주 14℃

  • 목포 11℃

  • 여수 18℃

  • 대구 18℃

  • 울산 16℃

  • 창원 18℃

  • 부산 16℃

  • 제주 14℃

오피니언 변질된 배달앱 별점제도

오피니언 기자수첩

[김다이의 DIY유통]변질된 배달앱 별점제도

등록 2021.07.16 14:47

김다이

  기자

마케팅 수단으로 사용···신뢰성 잃은 ‘리뷰·별점제도’플랫폼과 이용자 모두 ‘공정한 평가’ 방안 고심해야

최근 배달앱에서 ‘냉면’을 주문하기 위해 별점이 높은 가게를 찾아 손가락을 바쁘게 움직였다. 처음 주문시 실패를 줄이기 위해 ‘가게의 평판’을 확인하기 위해서다. 별점 4.8의 냉면집을 찾아 주문했지만, 결과는 실패였다. 냉면이 불어있고 국물 맛도 심심했다. 하지만, 불만족스러운 음식과 상관없이 높은 별점을 줬다. 주문 시 별점 5점을 주겠다는 ‘리뷰 약속’을 하면서 서비스로 왕만두를 받았기 때문이다.

리뷰와 별점제도는 경험해보지도 않은 가게의 평판을 결정하는 잣대가 됐다. 이 때문에 점주들은 비용을 들여 서비스를 제공하면서까지 ‘좋은 리뷰’와 ‘높은 별점’을 받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별점과 리뷰제도를 악용하는 사람들이 생겨났다는 점이다. 최근 배달앱 쿠팡이츠에서는 새우튀김을 환불해달라는 고객의 갑질에 시달리다 쿠팡이츠 이용 점주가 뇌출혈로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를 통해 악성리뷰와 별점테러 등으로 점주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는 사실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특히나 배달앱에서 악성리뷰가 들끓는 이유는 온라인의 특성과도 맞닿아있다. 식당에서는 만족스럽지 못한 서비스를 받았더라도 직접 식당 주인에게 폭언과 갑질을 일삼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그러나 온라인에서는 자신이 드러나지 않는 ‘비대면’의 특성을 무기 삼아 악성 리뷰를 일삼고도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다. 온라인상에서 폭언과 악성댓글이 난무하는 것처럼 말이다.

반대로 과도하게 높은 평가 역시 리뷰제도의 신뢰성을 떨어트리고 있다. 가게로부터 대가를 제공 받고 남긴 ‘별점 5점’과 ‘좋은 리뷰’는 이용자들의 판단을 흐리게 한다. 리뷰의 중요성이 높아지자 ‘허위 리뷰’를 전문적으로 대행해주는 업자까지 등장해 리뷰에 대한 신뢰도를 더욱 추락시켰다.

이로 인한 피해를 막기 위해 배달앱에서는 제도개선에 나섰지만 악성리뷰를 판단하는 기준이 모호한 상황이다. 고객이 낮은 별점을 줬다고 해서 이를 무조건 ‘악성리뷰’라고 단정 지을 수 없기 때문이다.

결국, 정부와 국회에서 플랫폼 서비스 리뷰·별점 제도 개선을 위해 칼을 빼 들었다. 최근 들어 플랫폼 이용자가 부쩍 늘었고 이에 따른 피해가 늘자 대책 마련에 나선 것이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우선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사업자가 자율적으로 준수하도록 할 방침이다. 다만, 제도 개선까지는 시간이 지체될 수 있는 만큼, 플랫폼 차원에서의 현실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일부 자영업자들은 리뷰제도를 아예 폐지하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그러나 진짜 문제는 ‘리뷰제도’ 자체가 아닌 ‘리뷰제도의 운영방법’이다. 별점과 리뷰 제도는 서비스 개선과 소비자 알권리를 보장하는 측면에서 꼭 필요하다. 이용자가 리뷰를 조작하거나 댓글로 갑질을 일삼는다면 앱 사용을 정지시키거나 리뷰를 못 쓰게 하는 등 여러 방법을 고려해야 한다.

문제를 일으킨다고 해서 무작정 제도를 없애는 것 만이 능사가 아니다. 플랫폼과 이용자 모두가 서로를 공정하게 평가할 수 있는 방안을 고심해봐야 할 때다.

뉴스웨이 김다이 기자

ad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