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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우리은행, ‘가상자산 커스터디’ 진출···‘빗썸’ 대신 ‘코인플러그’ 택한 이유는?

금융 은행

우리은행, ‘가상자산 커스터디’ 진출···‘빗썸’ 대신 ‘코인플러그’ 택한 이유는?

등록 2021.07.13 09:09

차재서

  기자

신설법인 ‘디커스터디’에 지분 참여 가상자산 보관, ‘디파이’ 투자 지원거래소 리스크에 수탁 서비스 선회 “시장 동향 살피고 새 기술도 습득”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우리은행이 블록체인 전문기업 ‘코인플러그’와 손잡고 가상자산을 보관해주는 커스터디(수탁) 사업에 나선다. 다양한 가상자산의 등장으로 수탁 서비스의 중요성이 커진 가운데 선제적으로 시장에 뛰어들어 동향을 살피고 기술도 습득하려는 포석이다.

무엇보다 우리은행이 장기간 협력 방안을 논의해온 가상자산거래소 ‘빗썸’ 대신 ‘코인플러그’를 택한 것은 자금세탁 등 리스크에서 벗어나 순수 블록체인 기술에 집중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우리은행은 최근 코인플러그와 가상자산 커스더디 전문회사 ‘디커스터디’ 설립에 합의했으며 이번 주 합작사를 출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우리은행은 지분투자 방식으로 ‘디커스터디’에 참여한다. 현행법상 은행이 직접 가상자산 수탁 업무를 겸영할 수는 없는 탓이다. 세부적인 투자 액수나 지분율은 공개되지 않았다. 이들은 가상자산을 외부 해킹이나 보안키 분실 등 위험으로부터 안전하게 보관하는 수탁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아울러 탈중앙금융(디파이) 상품에 투자해 자산을 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가상자산 커스터디는 말그대로 가상자산을 대신 관리·보관해주는 서비스다.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등 가상자산은 물론 NFT(대체 불가능 토큰), STO(증권형 토큰) 등도 보관할 수 있다.

우리은행의 사업 진출은 예견된 수순이다.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으로 가상자산에 관심을 보이는 기업이 늘면서 해당 분야가 각광받자 이들도 일찌감치 사업 방안을 모색해왔다.

은행권에서도 같은 행보가 이어지고 있다. KB국민은행은 블록체인 개발사 등과 함께 한국디지털에셋(KODA)을 설립했고, 신한은행은 연초 한국디지털자산수탁(KDAC)에 합류했다. NH농협은행 역시 헥슬란드, 캘럭시아머니트리 등과 협약을 맺고 사업 준비에 착수했다.

눈여겨볼 대목은 우리은행이 ‘커스터디’를 신사업으로 택하고 ‘빗썸’이 아닌 ‘코인플러그’를 사업 파트너로 선정했다는 점이다. 우리은행이 앞서 빗썸과 커스터디 등 다방면에서의 사업 가능성을 저울질해온 바 있어서다.

이는 가상자산거래소를 둘러싼 금융당국의 규제가 더욱 촘촘해지는 것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시세조종·자금세탁 등 문제가 발생했을 때 제휴를 맺은 은행으로서 함께 책임을 짊어져야 하는 만큼 관련 사업을 추진하면서도 거래소와는 거리를 두려는 것이란 분석이다.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커스터디는 수탁사가 직접 자금의 출처를 확인하고 이용자에 대한 철저한 검증을 거친다는 점에서 단순한 가상자산 매매 서비스와 차이가 있다.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적은 것은 물론이다.

코인플러그는 2014년부터 이어온 거래소를 접고 블록체인 기반 서비스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하고 있다. 특히 이 회사는 지난해 10월 거래소 ‘씨피닥스’의 지원을 종료한 뒤 소비자의 가상자산 예수금을 모두 반환하기도 했다. 또 지금은 가상자산 전자지갑 ‘업파이’와 온라인 서베이 플랫폼 ‘더폴’, 비대면 인증 서비스 ‘마이키핀’ 등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보유한 국내외 블록체인 특허도 330개에 이른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해외에선 은행이 수탁사업을 겸영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가상자산 커스터디 역시 미래엔 은행이 영위할 수 있는 분야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법령상 지금으로서는 은행이 직접 뛰어들긴 어려운 만큼 지분 참여를 통해 간접적으로 사업을 시도하고 새로운 기회를 모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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