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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쉼 없이 달린 공정위 반년···‘기강해이’ 논란은 아쉬워

오피니언 기자수첩

[변상이의 세종진담]쉼 없이 달린 공정위 반년···‘기강해이’ 논란은 아쉬워

등록 2021.07.09 15:29

변상이

  기자

ICT조직 개편···전문성 UP온라인사 갑질 근절 속도과도한 규제 논란은 여전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 반년 간 바쁘게 달려왔다. 매년 상반기 주요 과제인 대기업 신규지정·동인인(총수)을 발표했으며, 기업들의 불공정거래 제재, 그리고 온라인 플랫폼 갑질 근절을 위한 다양한 정책안을 내놨다. 이 중 가장 큰 변화를 꼽자면 플랫폼사 감시 확대를 위한 내부 조직개편을 단행했다는 점이다. 코로나 시대에 온라인 시장은 걷잡을 수없이 커지고 있다. 이에 공정위는 기존 오프라인 유통에 대한 규제에 열을 올렸다면, 이제는 온라인 규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우선 조성욱 공정위원장은 ‘플랫폼 불공정거래’ 대응을 위해 부분 조직개편에 나섰다. 기존 정보통신기술(ICT)전담팀 조직을 확대하고 ‘디지털 광고’ 분과를 신설했다. 맞춤형 광고 시장에서 플랫폼 영향력 확대에 따라 발생하는 불공정거래에 대응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ICT전담팀은 디지털 경제 주요 현안에 대한 맞춤형 분과 운영을 통해 각종 사건을 신속하게 처리하는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향후 공정위는 내부 인력을 최적의 전문가들로 꾸려 ICT 현안에 정확성을 높이겠다는 복안이다.

공정위는 상반기 주요 과제였던 대기업 집단의 신규지정도 무사히 마쳤다. 그 가운데 ‘쿠팡’의 총수 지정이 큰 이슈로 떠오르기도 했다. 그간 공정위는 ‘외국인’을 총수로 지정하지 않는다는 규칙을 고수해왔다. 그간의 선례대로 김범석 쿠팡 창업주를 총수로 지정하는 이변은 없었지만, 이번 계기로 외국인 총수 지정에 대한 재검토가 이뤄지는 등 새로운 변화를 예고하기도 했다.

또 공정위는 대기업의 일감 몰아주기·가맹본부의 갑질 논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제도 마련에도 힘썼다. 수십 년간 이어온 대기업의 단체 급식를 해결하기 위해 중소기업에게 급식 일감 개방의 문을 열었고, 다양한 업종의 가맹본부들이 일방적인 가맹점 계약 파기하지 못하도록 ‘가맹법 개정안’도 마련했다.

이처럼 굵직한 측면에서 공정위는 자신들의 역할을 충실히 해내왔다. 다만 아쉬운 부분도 여실히 드러났다. 정부 소속의 그 어느 부처보다 공정하고 올바른 잣대로 역할을 이행해야 하는 공정위가 과도한 규제로 기업들을 옥죄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정위의 제재에 불복한 기업들과의 행정소송 건수가 매년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국장급 간부의 ‘낮술 사건’까지 터지며 ‘기강 해이’ 비판을 받았다. 사건의 주인공인 A 국장은 점심시간을 훌쩍 넘긴 3시 이후까지 술을 마신 뒤, B 사무관과의 언쟁이 일었고 결국 몸싸움으로 번졌다. 사실이 알려지자 공정위 내부에서는 강도 높은 내부 감찰을 실시했으며, 조 위원장은 관련 사안에 대해 ‘일벌백계’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아직까지도 ‘공정위 낮술’ 사건은 포털 검색에 최우선에 올라있다. 정권 말 공직기강 해이 문제를 맞닥뜨린 최초의 정부 부처로 떠오르면서 부끄러운 민낯을 보여준 꼴이다.

기본적으로 공정위는 대기업의 갑질로부터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를 보호해야 하는 규제 기관이다. 모범을 보여야 할 기관이 설렁설렁 수준의 업무 태도를 보인다면, 그들의 심판을 받는 기업들과 여론의 신뢰에서 멀어질 수밖에 없다. 물론 이번 사건이 공정위 직원 모두를 평가하는 잣대가 되면 안 된다. 그동안 공정위는 정부부처 중 가장 적은 인력으로 수많은 사건을 처리해왔다. 여전히 인력 부족이라는 고충을 안고 그들이 할 수 있는 최선의 선에서 역할을 이행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박수를 보낸다. 올 상반기 여러 가지 측면에서 ‘공과 과’를 모두 보여준 공정위가 남은 하반기에는 더욱 공정하고 단단한 모습으로 위상을 되찾길 바란다.

뉴스웨이 변상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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