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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총 5위 삼성바이오로직스, 파생상품 全無 논란 왜?

시총 5위 삼성바이오로직스, 파생상품 全無 논란 왜?

등록 2021.05.31 14:24

수정 2021.05.31 14:58

박경보

  기자

요건 충족하고도 선물·옵션시장 비상장...시총 상위주 유일선물거래 없으면 현물가격에 유리...전문가들 “문제 있다”거래소 “거래량·순이익 연속성 미흡...올 7월 상장 계획”

시총 5위 삼성바이오로직스, 파생상품 全無 논란 왜? 기사의 사진

상장 초기부터 특혜 의혹에 시달렸던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또다시 ‘봐주기 논란’에 휩싸였다. 코스피 시가총액 5위의 바이오 대장주인데도 아직까지 개별선물·옵션 시장에 상장돼 있지 않아서다. 논란이 확산되는 가운데 한국거래소는 올해 7월에 삼바를 선물옵션시장에 올리기로 했다.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한투연)는 지난 12일 ‘파생상품 시장의 개별 주식선물 및 개별 주식옵션 종목 선정’ 관련 질의공문을 한국거래소에 발송했다. 모든 조건을 충족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주식선물 및 주식옵션 시장에 상장되지 않은 이유를 알려달라는 게 핵심내용이다.

주식선물은 기업이 발행한 주식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파생상품을 뜻한다. 상장 조건은 유통주식 2000만주 이상, 소액주주 2000명 이상, 1년간 총 거래대금 5000억원 이상인 보통주식이다. 이 밖에도 시가총액과 재무상태 등을 고려해 한국거래소가 상장 여부를 결정한다.

선물시장은 유동성과 안정성이 중요하기 때문에 몸집이 큰 기업들로 구성된다. SK하이닉스, LG화학, 카카오, 현대차, 셀트리온 등 코스피 시총 상위주를 비롯해 이마트, GS건설, 고려아연 등 총 146개의 파생상품이 상장돼 있다.

주목할 점은 시총 상위주 가운데 삼바만 개별선물옵션 시장에 상장돼 있지 않다는 점이다. 삼바는 시총(약 55조원), 유통주식수(약 1327만주), 1년 거래대금(약 74조원), 소액주주수(14만1199명) 등 선물시장 상장을 위한 모든 조건을 갖추고 있다.

◇주가 하방압력 덜 받는 삼바...상장 늦은 셀헬은 선물거래 중
이에 대해 일부 개인투자자들은 한국거래소가 석연치 않은 이유로 삼바에 특혜를 주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일반적으로 외국인 투자자들은 현물가격이 선물보다 고평가됐을 경우 선물을 사고 현물을 파는 매도 차익거래에 나선다. 이 같은 현·선물 연계 매매 과정에서 공매도 물량도 쏟아져 나오게 되는데, 선물 거래가 없는 삼바는 상대적으로 주가 하방압력을 덜 받게 된다.

개인투자자들은 코스피에 상장된 지 5년이 넘고 연 매출 1조원이 넘는 국내 바이오 대장주를 아직까지 개별선물시장에 올리지 못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같은 바이오주인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삼바보다 늦게 상장되고 시총도 작지만 선물이 거래되고 있다. 이밖에 씨젠·한미사이언스·한올바이오파마 등 다수의 제약·바이오종목들이 파생상품 기초주권으로 선정됐다.

정의정 한투연 대표는 “개별선물옵션 시장의 상장기준이 명백하게 있는데도 삼바를 상장하지 않은 것에 대해 거래소는 논리적인 근거를 대야 한다”며 “구체적인 이유를 밝히지 않은 건 특혜의혹을 스스로 입증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투연에 따르면 거래소는 질의공문에 대해 “기초주권 법인의 계속성, 경영 안정성, 상장 적격성 및 투자자 보호 등을 감안해 기초주권으로 선정하지 않을 수 있다”며 원론적인 답변만 회신했다.

◇전문가들 “삼바 고평가 원인 중 하나...거래소 해명 필요”
전문가들의 생각도 개인투자자들과 다르지 않다. 시장의 일반적인 상식상 삼바의 개별선물옵션시장 미상장은 충분히 문제 삼을 수 있다는 것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삼바의 선물 거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건 이상한 일”이라며 “단순히 시총 상위종목이라고 해서 반드시 선물 상장이 돼야 하는 건 아니지만, 기준을 만족하고도 선물시장에 상장되지 않은 건 합당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또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셀트리온과 비교해보면 삼바의 실적과 주가 간 괴리가 크다”며 “현물가격에 유리하게 작용하는 선물시장 비상장이 삼바의 고평가 원인 중 하나”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삼바의 PER은 207.73배이지만 국내 바이오 실적 1위인 셀트리온의 PER은 63.32배에 불과하다.

이어 “선물시장 파생상품은 미래 현물가격에 대한 정보를 많이 갖고있는 투자자가 뛰어들기 때문에 가격발견 기능을 한다”며 “선물시장은 투명한 정보전달이라는 순기능도 하는데, 선물시장 비상장은 개인과 외국인 간 정보의 비대칭성이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혜논란에 선 그은 거래소...“유동성·안정성 고려한 투자자 보호 차원”
한편 한국거래소 파생상품시장본부는 삼바에 대한 특혜논란에 선을 그었다. 알려진 요건 외에도 순이익, 거래량 등의 세부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투자자 보호 차원에서 상장시키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거래소는 삼바가 최근 모든 요건을 충족했다고 보고 조만간 개별선물옵션 시장에 올릴 예정이다.

이주환 파생상품제도부장은 뉴스웨이와의 통화에서 “파생상품은 레버리지가 많이 들어가 있어 유동성과 안정성이 중요하다”며 “상장폐지될 경우 투자손실이 크기 때문에 기본요건 외에도 합병·분할 이슈, 경영진 리스크, 순이익의 연속성 등을 다양하게 고려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코스피 상장 당시 적자였던 삼바는 2018년 들어서야 당기순이익이 흑자로 전환했다”며 “파생상품은 거래량도 중요한데, 삼바는 워낙 고가주이다 보니 그간 거래량도 많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삼바는 그간 선물시장 상장을 위한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했다는 뜻이다.

그러면서 “파생상품은 이외에도 자본잠식 여부, 단기과열종목 여부 등의 다양한 계량적 기준을 따져봐야 한다”며 “삼바의 경우 오는 7월 개별선물옵션시장에 상장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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