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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 두 달 만에 ‘반토막’···쿠팡 주가 심상치 않다

상장 두 달 만에 ‘반토막’···쿠팡 주가 심상치 않다

등록 2021.05.13 14:28

고병훈

  기자

美 상장 후 첫 실적 공개···1Q 순손실 180%↑‘주가 69달러→35달러’ 상장 이후 줄곧 내리막“기업가치 고평가···택배기사 처우 등도 부담”글로벌 주요 투자은행, 목표가 50달러 내외

상장 두 달 만에 ‘반토막’···쿠팡 주가 심상치 않다 기사의 사진

지난 3월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 첫날 시가총액 100조원을 넘기며 화려하게 데뷔한 국내 전자상거래 기업 쿠팡의 주가가 줄곧 내리막을 타고 있다. 상장 이후 두 달 넘게 이어진 내리막에 주당 60달러를 넘던 주가는 30달러선 중반까지 주저앉았다.

12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쿠팡은 전날보다 2.54% 하락한 35.3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시간외 거래에서도 낙폭을 키우며 한국시간으로 13일 오후 2시 기준 34.16달러로 떨어졌다. 상장 직후 쿠팡 주가는 공모가 35달러의 두 배인 69달러까지 치솟았으나, 이후 주가가 계속 떨어져 현재는 반토막이 난 상태다.

같은 기간 시가총액은 상장 첫날 886억5000만달러(약 100조1390억원)에서 이날 605억96만달러(약 68조3418억원)로 약 31조원이 빠졌다.

최근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쿠팡의 기업가치가 고평가 됐다’는 우려 속에 평균 목표주가를 50달러 내외로 잡고 있다. 투자의견도 대체로 ‘중립’에 그쳤다. 택배 기사 처우 등 사회적 논란을 부담 요인으로 꼽은 JP모건은 투자의견 ‘중립’과 목표가는 주당 48달러를 내놨다. 도이체방크와 미즈호가 제시한 목표가도 각각 46달러, 50달러에 그쳤다.

국내 증권가에서도 쿠팡의 주가가 부진한 가장 큰 이유로 ‘기업가치 고평가’를 꼽았다. 통상 성장주의 가치를 측정하는 대표적 지표는 주가매출비율(PSR)이다. 주가를 주당 매출로 나눠 계산한다. PSR이 낮을수록 저평가돼 있다는 뜻이다.

쿠팡의 PSR은 아마존(3.3배)보다 높은 3.6~4배 수준이다. 서정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한국 유통의 한 시대를 주름잡았던 이마트 주식조차 PSR이 4배에 달한 적이 없다는 점은 쿠팡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부담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서 연구원은 “고성장을 이어가기 위해 지속적으로 투자해야 할 물류, 인력 확충 등의 비용으로 인한 수익성 부담, 급성장한 기업들이 겪는 내부관리시스템의 불안정함, 비슷한 또는 우위의 자금력을 가진 기업들의 반격 등 각종 과제들이 쿠팡 앞에 산재해 있다”며 “주가 측면에서도 향후 일정 기간 동안 간헐적으로 발생할 차익실현 매물 역시 단기적으로는 부담 요인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쿠팡이 한국 유통시장을 대부분 독식할 유력한 후보라는 점에서 향후 시장 점유율 확대와 적자 개선을 통한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도 있다. 실제로 이날 쿠팡은 분기 기준 역대 최고 매출을 발표하며 일각에서 제기된 ‘성장 정체’ 우려를 말끔히 씻어냈다.

쿠팡은 올해 1분기 매출액이 42억달러(한화 4조7200억원)로 전년 동기대비 74% 증가했다고 13일 발표했다. 이는 분기 기준 사상 최대 매출이자, 지난 2018년 달성한 연간 매출액 40억달러(4조3000억원)를 한 분기 만에 뛰어 넘은 셈이다.

쿠팡의 분기 실적 발표는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까지는 국내 감사보고서를 통해 연간 실적만 내놓았지만 지난 3월 뉴욕 증시에 상장하면서 분기 실적을 공개했다.

쿠팡은 이번 첫 분기 실적에서 1번 이상 제품을 구매한 고객을 뜻하는 활성고객수(Active Customer)가 1603만7000명으로 전년 동기(1327만8000명)보다 21% 증가했다고 밝혔다. 2019년 기준 국내 가구 수가 2034만에 달하는 점을 감안할 때 전국 가구의 약 80%가 쿠팡을 이용하고 있는 셈이다.

같은 기간 인당 구입액(매출)은 262달러(29만5000원)으로 전년 동기 182달러(20만5000원) 대비 44%(9만원) 증가했다. 더 많은 고객이 높은 금액을 쿠팡에서 쓰며 외형 성장을 견인한 것이다.

하지만 1분기 순손실액은 2억9503만달러(약 3321억원)로 전년 동기 1억535만달러(약 1186억)보다 180% 늘었다. 영업손실도 전년 7363만7000달러(약 828억원)에서 2억6731만6000달러(3007억원)으로 3배 이상 증가했다.

이와 관련해 쿠팡 측은 “8700만달러(약 979억원) 규모의 일회성 주식 보상 비용이 반영되고, 투자와 고용 증가에 따라 일반 관리비용도 커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쿠팡의 지난 1분기 주식보상비용은 8696만달러(약 978억원)이었다. 이를 제외할 경우 쿠팡의 순손실액은 약 2억달러(약 2250억원)로 줄어든다.

쿠팡은 적자폭 확대에도 ‘성장 기조’를 이어가기 위한 대규모 투자를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쿠팡은 상장으로 조달한 자금으로 충청북도 4000억원, 경상남도 3000억원, 전라북도 1000억원 등 총 8000억원의 대규모 투자를 예고한 상황이다. 이로 인해 발생하는 직접고용 인원은 6500여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쿠팡의 목표가로 가장 높은 가격인 62달러를 제시한 골드만삭스는 “쿠팡의 온라인상거래 시장 점유율은 현 14%에서 2030년 47%까지 커질 것”이라며 “한국 전자상거래 분야에서 쿠팡의 지배적인 위치를 고려할 때, 수년간 성장을 누릴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고병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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