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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디스플레이 주말 첫 파업 갈림길···실제 강행은 ‘물음표’

삼성디스플레이 주말 첫 파업 갈림길···실제 강행은 ‘물음표’

등록 2021.05.12 15:49

김정훈

  기자

14일 중노위 조정중지 결정 땐 합법적 파업 가능노조, 경영진에 대한 불만 ‘파업 가결’로 표출노조 기본인상률 6.8% 요구 vs 사측 4.6% 인상 선긋기업계, 파업 가능성 낮게 봐···“공정 특성상 패널공장 중단 어려워”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삼성디스플레이 노동조합이 지난해 5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무노조 경영’ 폐기 선언 이후 회사 설립 이후 첫 파업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미 파업을 가결한 노조는 오는 14일 고용노동부 중앙노동위원회가 노사 간 임금협상 조정이 어렵다고 판단해 ‘조정중지’ 결정을 내리면 합법적인 파업권을 얻게 된다. 이에 따라 삼성디스플레이 파업 여부는 이번 주말께 갈림길에 놓이게 됐다.

◇투표인원 91% 파업 찬성···기본급 6.8% 인상 요구=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산하 전국금속노조연맹(금속노련) 소속 삼성디스플레이 노조는 지난 8일 조합원 찬반투표 진행 결과 조합원 2413명 중 투표 참가자 1896명의 91%(1733명) 찬성으로 쟁의행위를 가결했다. 재적 대비 찬성률은 71.8%다.

노조는 올해 2월부터 2개월 이상 사측과 임금협상을 벌였으나 기본급 인상폭 등에 합의점을 찾지 못하자 협상 결렬을 선언하며 파업 수순을 밟고 있다. 노조는 기본인상률 6.8%를 비롯해 위험수당 현실화, 해외 출장자에 대한 처우개선 등을 요구한 반면 사측은 노사협의회와 합의한 인상률 4.5% 그 이상은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노조는 파업 찬반투표에 앞서 지난 3일 중노위에 노동쟁의 조정 신청으로 파업 강행 뜻을 밝히며 사측을 압박하고 나섰다. 중노위는 이번 주 두 차례 조정을 진행한 뒤 주말 이전에 결과를 내놓는다. 중노위 조정중지 결정이 나오고 노조가 파업을 선언하면 아산·천안 사업장 생산 차질로 이어질 수도 있다.

사측은 조합원 중에는 생산직과 사무직 직원들이 함께 있고 생산 공정에 투입되는 노조 인력 비중은 정확하게 파악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노조는 파업 투표의 압도적 찬성에는 조합원과 소통을 피하는 경영진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담겼다는 설명이다. 노조 관계자는 “중노위 조정 결과가 나온 이후 행동 계획을 세울 예정인데, 파업 범위에 대해선 아직 정해진 것은 없다”면서도 “조합에서도 사업이 잘되길 바라는 입장이기 때문에 다른 방식의 파업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조는 지난해 2월 한국노총 산하 금속노련에 가입하며 출범을 알렸다. 현재 조합원 수는 전체 직원(약 2만3000여명)의 10%를 웃도는 2400여명 규모다. 삼성디스플레이 외에도 한국노총 노조에 가입한 삼성 계열사는 삼성전자, 삼성화재, 삼성생명, 삼성SDI, 삼성에스원, 삼성웰스토리 등 9곳이다.

한국노총 산하 금속노련 소속 삼성 노조연대는 올초 임금 인상 및 제도 개선을 사측에 요구하는 내용의 단체 행동에 나서겠다고 기자회견을 했다. 삼성디스플레이 노조의 파업 움직임에는 상급단체 공동대응 영향도 배제할 수 없다.

◇삼성 계열사 첫 파업 가능성은=삼성디스플레이가 파업에 나서면 삼성 계열사뿐 아니라 국내 디스플레이 사업장 가운데서도 사상 첫 파업이 된다.

노조 출범 이전에 삼성디스플레이의 임금 협의는 삼성전자 등 다른 계열사처럼 경영진과 근로자 대표로 구성된 노사협의회에서 이뤄졌다. 경영진은 올초 노사협의회와 협의한 임금 수준을 임직원에 통보하고 이와 별도로 노조와 임금협상을 진행했다. 노조와 진행하는 인상 폭은 조합원만 적용받는 방식이다.

삼성디스플레이 노사는 올 초 단체협약을 체결했으나 이후 진행한 임금 협상에서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협상의 쟁점은 역시나 기본급 인상 폭이다. 노조 요구 조건은 6.8%인 반면 사측은 4.6% 인상을 고수했다. 이 때문에 노조 내 상당수 조합원은 그냥 합의하자는 의견도 많았으나 노조 간부들은 대화를 애초 차단해버린 사측 태도에 상당한 불만을 품고 파업을 강행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노조를 제외한 디스플레이 업계에선 노조가 쟁의권을 얻더라도 실제 파업에 나서긴 쉽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그 배경으로는 24시간 돌아가는 반도체·디스플레이 공정 특성 때문이다. 패널 공장을 멈췄다가 다시 돌리면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고 비용 손실 또한 만만치 않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디스플레이 패널은 완성차처럼 공장을 멈췄다가 바로 가동할 수 있는 게 아니라 유리 원판, 각종 재료를 다 빼내야 한다”면서 “반도체·디스플레이 공정은 진공 상태로 깨끗하게 유지하는데 가동을 멈추게 되면 먼지 등 불순물이 들어가 바로 불량이 난다”고 설명했다. 생산라인을 쉽게 멈추고 돌릴 수 있는 구조가 아니라는 얘기다.

노조가 파업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나 아직은 구체적인 투쟁 방식을 정하지 않았다는 점도 파업까진 물음표를 남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디스플레이 노조는 젊은 직원들 위주로 꾸려졌는데, 실제로 첫 파업이란 의미부여가 된다면 상당히 부담스러운 측면이 있다”면서 “노사 간 임금인상률 차이가 대단히 많이 나는 것도 아니고 단지 사측의 단호한 입장에 불만이 컸던 터라 실제 파업 가능성은 낮지 않겠냐”고 내다봤다.

뉴스웨이 김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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