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측, ‘재건축/재개발 따라잡기’ 보고서 표절 인정담당 임원·애널, 원저자 집 방문해 직접 용서 구해출처 표기했어도 표절 시인, 인터넷 상에서 다 삭제
);)
문제가 된 IBK투자증권 리서치 보고서 일부.
통상 증권가 보고서는 한국은행, 블룸버그 같은 기관 데이터를 사용할 때 그 아래 출처를 따로 표기한다. 대부분 공적 성격의 데이터로 일반에 공개돼 있는 원본(raw) 데이터지만 리서치센터나 애널리스트가 보고서 취지에 맞게 자체적으로 가공하더라도 출처 표기를 단독으로 하거나 병기한다. 자료의 신빙성과 출처 존중을 위해서다.
이번 IBK투자증권 보고서는 출처 표기는 했지만 원저자가 있는 개인의 사적 저작물을 무단으로 인용한 점이 여타 증권사 리서치센터의 데이터 활용과는 다르다. 사적 저작물을 원저자의 사전 동의 없이 사용하면서 출처만 표기했다고 잘못이 없는 게 아니어서, 원저자와 출판사가 이의를 제기하는 문제가 불거졌다. 출처 표기를 했다고 하더라도 명백한 지적재산권 침해이기 때문이다.
이 사태를 최초로 보도한 매체에 따르면 총 30쪽 분량의 보고서 중 20쪽 분량에서 이정열 씨가 2017년 낸 책 ‘돈되는 재건축/재개발’을 인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중 2/3의 해당하는 분량의 보고서에서 표, 그래픽 내용을 출처 표기한 뒤 무단으로 사용한 것이다. 일부 보고서 내용 가운데 책 내용과 거의 동일한 문장까지 발견됐다.
IBK투자증권 임원은 뉴스웨이와의 통화에서 “애널리스트가 보고서를 쓸 때 한국은행, 블룸버그 등 데이터를 인용해 자신의 논지를 전개하는 일은 흔하지만 이번 경우처럼 특정 책의 내용을 그대로 가져다 쓰는 경우는 잘 없다, 처음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이 임원은 “그렇기 때문에 출처를 표기했다 하더라도 부서 자체적으로 이를 (표절로) 인정하고 해당 보고서를 인터넷 상에서 다 삭제하고 있고, 따로 책 저자의 집으로 해당 보고서를 쓴 애널리스트와 담당 임원이 직접 찾아가 사과하는 회사 차원의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보고서를 작성한 애널리스트 징계도 논의될 것으로 전망된다. IBK투자증권 관계자는 “사태가 일단락되고 원저자와의 협의가 잘 마무리되고 나면 문제가 있는 보고서를 작성한 애널리스트에 대해서도 사후 책임을 묻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더이상 해당 보고서가 인터넷 상에 퍼져 법적 문제가 일이 없도록 발견하는 즉시 삭제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IBK투자증권의 내부통제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점은 IBK투자증권을 이용하는 고객들의 신뢰 훼손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어 우려가 되고 있다. IBK투자증권은 사태 초기에 대해 ‘입장이 없다’고 했다가 이후 ‘자료에 출처를 표기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언론에 밝힌 뒤 연결이 되지 않는 상태다.
그러나 내부 부서에서는 리서치센터 자체적으로 최종적으로 표절을 인정하고 책 저자를 찾아가 사과를 한 뒤 이와 관련해 추후 발생할 지적재산권 다툼에 대해 법률적 조치를 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회사의 공식적 입장과 배치됐다.
뉴스웨이 조은비 기자
goodrain@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kind=link}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