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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 신화’ 자존심 무너진 유니클로···폐점 전략 선택한 이유

‘1조 신화’ 자존심 무너진 유니클로···폐점 전략 선택한 이유

등록 2021.02.02 17:44

변상이

  기자

日불매·코로나19 타격 전국적 대규모 매장 정리 자주·톱텐 등 토종기업 반사이익에 경쟁력 주춤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유니클로가 대규모 매장 정리에 속도를 높이고 있는 가운데 그 이유에 관심이 쏠린다. 유니클로는 한때 매출 1조원을 올리며 SPA패션 왕좌를 지켜왔지만 지난 2019년 일본 불매운동 여파에 서서히 무너졌다. 불매 시작 이후 현재까지 유니클로는 약 45개의 매장 정리 수순을 밟았다. 2년째 이어지는 불매 여파에 엎친데 덮친격 코로나19 사태까지 터지면서 더이상 매장 실적을 기대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유니클로는 그 동안 국내 패션 시장 불황에도 높은 성장세를 유지해온 브랜드다. 실제로 2005년 한국에 진출한 뒤 15년간 매출 1조원, 연간 영업이익 2000억원대를 유지해왔다. 다. 그러나 일본 불매 운동 여파에 실적은 한 순간에 꺾였다. 유니클로를 운영하는 에프알엘코리아는 지난해 회계연도(2019년 9월 1일~2020년 8월 31일)에 한국에서 884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연간 2000억원에 가까운 영업이익을 올렸던 작년과 비교하면 2800억원 가량 매출이 하락한 것이다. 2021년 회계연도 1분기(2020년 9~11월) 매출도 급감했다.

계속된 실적 하락에 유니클로는 과감하게 ‘폐점’ 카드를 꺼내들었다. 초기에는 신규 출점 전략에 발맞춰 폐점도 실시했으나 현재는 전국적으로 수익성이 떨어진 매장 정리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지난해 말 ‘쇼핑 1번지’로 통하는 서울 강남과 명동 매장을 철수한데 이어 롯데피트인동대문점과 롯데마트 사상점·대덕점·명일점 등 매장 4곳을 추가 폐점했다.

대규모 폐점 전략은 올해도 현재진행형이다. 유니클로는 이달 말까지 10개 매장을 폐점할 예정이다. 서울과 수도권에선 홈플러스 방학점과 목동점, 강서점이 폐점하고 영남지역에선 홈플서스 성서점과 아시아드점, 칠곡점, 해운대점이,롯데백화점 상인점이 차례로 문을 닫는다. 호남 지역에서도 홈플러스 광주점, 롯데백화점 광주점이 이달 내 영업을 종료한다.

유니클로는 불매로 꺾인 영업익을 끌어올리기 위해 1년 간 매장 폐점과 출점을 반복하며 ‘경영 효율화’ 전략에 힘써왔다. 최근에는 제품 카테고리까지 확대한 가운데 불매 이전 국내 패션업계 점유율 1위를 되찾을지는 지켜봐야 한다. 유니클로가 불매 여파로 흔들리는 사이 스파오·톱텐·자주 기업의 약진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불매 여파로 국내 토종기업을 향한 소비자들의 긍정적인 반응이 이어지면서 유니클로의 경쟁력도 자연스레 약화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이들은 ‘옷’ 만 파는 공간에서 침구·주방 등 생활 전반에 걸친 제품들을 선보이면서 경쟁력을 키웠다. 또한 시장을 선도하던 유니클로 ‘히트텍’의 기세가 주춤한 가운데 뛰어난 기능성을 겸비한 국산 발열내의 제품을 선보이며 반사 이익을 누리기도 했다. 또한 기존 유니클로가 들어섰던 일부 매장에는 자주(JAJU)가 그 자리를 메우며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하고 있는 추세다.

이런 상황에 유니클로 역시 오프라인 장사에서 승기를 잡을 수 없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자칫 유니클로를 방문하고 싶어하는 일부 소비자들도 여론의 따가운 시선을 의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유니클로는 ‘눈에 보이는’ 매장 출점에 속도를 높이기 보다는 온라인 시장을 가속화할 전망이다. 매장 자체를 포기할 수 없는 상황에서 비교적 임대료 부담이 높은 기존 단독 신규매장보다는 롯데몰·스타필드 내에 위치한 숍인숍 매장을 선보이는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이어 베스트 상품에 의지하기 보다는 제품 카테고리 확장으로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유니클로는 최근 기존 패션 이외에도 제품 카테고리를 늘리고 있다. 온라인 전용 상품으로 내놓은 에어리즘 시트와 에어리즘 베개 커버 등 침구류 등이 대표적이다. 최근 홈 인테리어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는 추세에 유니클로도 패션을 넘어 라이프스타일 부문까지 카테고리를 키우겠다는 복안이다.

업계 관계자는 “유니클로는 지난해부터 오프라인 부진을 타파하기 위한 전략으로 온라인 시장 확대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며 “인건비·매장 정리로 인한 수익 개선은 이뤄질 것으로 보이나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에 뚜렷한 경쟁력 없이는 과거 매출 1조 신화를 되찾을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변상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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