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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마켓·옥션 ’이베이코리아’ 매각 추진···가격은?

지마켓·옥션 ’이베이코리아’ 매각 추진···가격은?

등록 2021.01.20 14:24

수정 2021.01.22 08:41

정혜인

  기자

이베이 본사“매각 가능성 타진”공식 발표국내 이커머스 고공성장 매각 타이밍 적기매각 앞두고 CEO 교체 '매수자 물색' 과제업계 1위 자리 지켰으나 이익률 갈수록 악화 빠르게 치고 올라오는 메가톤급 경쟁사 위협요인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미국 이베이 본사가 이베이코리아의 잠재적인 매각을 추진한다. 이베이코리아의 매각설은 수년째 지속되고 있으나 본사의 공식 발표가 이뤄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행동주의 헤지펀드의 공격을 받고 있는 이베이 본사가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으로 국내 이커머스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는 만큼 지금이 이베이코리아의 매각 적기라고 판단한 것으로 분석된다.

20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 이베이는 지난 19일(현지시간) “한국 사업에 대한 다양한 전략적 대안을 탐색, 검토 및 평가하는 절차를 시작했다”며 “주주 가치를 극대화하고 비즈니스의 미래 성장 기회를 창출할 수 있는 옵션을 고려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베이의 성장세가 아마존 등 경쟁사에 비해 더디다고 쓰며 “이베이의 활성 이용자는 총 1억8300만명으로 연 매출의 약 11%가 한국에서 나온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이베이코리아 측은 “매각을 포함한 여러 가능성을 타진하는 단계”라고 전했다.

이베이코리아는 현재 한국에서 G마켓과 옥션, G9를 운영하고 있다. 한국 이베이코리아의 지분 100%는 이베이 영국법인인 이베이KTA가 보유 중이며, 이베이KTA의 지분 100%는 캘리포니아 소재 미국 이베이 본사가 갖고 있다. 미국 이베이 본사가 이베이코리아의 매각을 공식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베이코리아의 매각 가능성은 수년째 제기되는 중이다. 이베이코리아가 지난 2018~2019년 2년 연속 배당을 할 당시에도 매각설이 나온 바 있다. 2010년부터 2017년까지 한 번도 배당을 하지 않았던 이베이코리아가 갑자기 약 3000억원을 본사로 보냈기 때문이다. 당시 업계에서는 본사가 매각을 앞두고 사전에 현금을 꺼낸 것으로 해석했다.

이어 미국 이베이가 지난해 행동주의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 등의 강도 높은 구조조정 요구를 받으면서 이베이코리아의 매각설이 다시 불거졌다. 최근에도 이베이코리아의 매각을 추진한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이베이코리아의 매각이 성사된다면 이베이는 한국 진출 20년만에 한국 사업을 정리하게 된다.

미국 이베이는 2001년 2월 이베이KTA를 통해 당시 국내 최대 경매업체였던 옥션을 인수하며 한국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베이는 권성문 전 KTB투자증권 회장 등이 보유하던 옥션의 지분 50%를 사들이는 데 1506억원을 들였고 이후 공개매수 등을 통해 잔여지분을 7000억원에 모두 사들였다.

2009년에는 인터파크가 운영 중이던 지마켓을 인수하며 국내 사업을 크게 확대했다. 이기형 인터파크 회장과 인터파크가 보유 중이던 지마켓 지분 인수와 잔여지분 공개매수를 위해 1조400억원을 쏟아부었다. 이는 당시 국내 인터넷기업의 해외 매각 사상 최대 규모다. 이베이코리아는 지마켓 인수로 국내 1위 오픈마켓 사업자가 된 후 현재까지 1위를 지키고 있다. 특히 국내 이커머스 기업 대다수가 적자를 보는 것과 달리 2009년부터 현재까지 영업이익 흑자를 달성 중이다.

이베이가 이베이코리아의 매각을 추진하는 것은 행동주의 펀드의 구조조정 요구와 함께 국내 이커머스 시장 상황상 ‘적절한 값’을 받기 좋은 시점이 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베이 본사는 지난해 초 행동주의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 등이 주주에 오르면서 이들에게서 강도높은 구조조정 요구를 받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4월 이베이의 새 CEO가 된 제이미 이아넌(Jamie Iannone)은 티켓판매서비스 스텁허브(StubHub), 광고사업부문을 매각하는 등 회사의 슬림화 작업을 진행 중이다.

국내 이커머스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코로나19 사태가 맞물리며 매각 적기가 됐다는 점 등도 매각 추진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2016년 65조6170억원, 2017년 78조2273억원, 2018년 113조7297억원, 2019년 134조5830억원으로 급성장 중이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 사태로 비대면 소비가 성장하면서 1~11월 온라인쇼핑 거래액이 145조1211억원을 기록, 지난해 연간 기록을 훌쩍 넘어섰다. 연간 거래액은 150조원을 돌파할 전망이다.

이베이코리아가 국내 1위 기업이며 안정적인 실적을 내고 있으나 이익이 감소하고 있다는 점도 매각 추진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이베이코리아의 매출액은 2015년 7994억원, 2016년 8634억원, 2017년 9519억원, 2018년 9812억원에 이어 2019년 1조945억원으로 처음으로 1조원을 돌파했다. 다만 이커머스 시장 경쟁이 심화하면서 이익률은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이베이코리아의 연간 영업이익은 2015년 801억원을 기록한 후 2016년 669억원, 2017년 623억원, 2018년 485억원으로 계속 감소하다 지난해 615억원으로 증가했다.

이베이코리아가 여전히 오픈마켓 시장 장악력이 높은 1위라는 점 등을 고려할 때 매력적인 매물이라는 점에는 업계의 이견이 없다. 다만 걸림돌이 될 수 있는 것은 몸값이다. 이베이코리아의 매각가는 5조원 안팎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데, 국내 유통기업 중에는 이를 감당할 만한 기업이 많지 않다. 롯데, 신세계 등 유통대기업들도 최근 오프라인 시장 둔화, 코로나19 직격탄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때문에 KKR, MBK 등 사모펀드 인수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베이코리아는 매각에 앞서 사전 정지작업으로 대표이사를 8년만에 교체했다. 신임 대표이사에 선임된 전항일 사장은 2018년 이베이재팬 대표로 취임, 실적을 2배 이상 성장시킨 인물이다. 2013년부터 이베이코리아를 이끈 변광윤 대표는 신임 대표이사 선임을 마치고 퇴임한다.

뉴스웨이 정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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