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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 노후기 과다·특화노선 부재·정체성 모호···손질 급선무

아시아나, 노후기 과다·특화노선 부재·정체성 모호···손질 급선무

등록 2020.11.16 10:28

이세정

  기자

한진칼, 산은서 자금 투입 받고 대한항공 지원키로고질적 노후기재문제···20년 이상 경년기 비중 20%단독노선 17개, 장거리 아닌 중국 등 중단거리 위주대형-저비용항공사 중간에 낀 포지션, 재확립 필수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한진그룹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추진이 본격화된다. 벌써부터 독과점 논란과 특혜 시비, 주주 반발 등 난항이 예고됐지만,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한 가족이 된 이후에도 해결해야 할 과제는 적지 않다. 평균 기령 20년 이상의 노후 기재와 경쟁력이 없는 노선 운용, 대형항공사(FSC)와 저비용항공사(LCC) 중간에 낀 모호한 정체성을 정리하는 것이 시급하다.

16일 항공업계와 관계부처 등에 따르면 정부는 이날 산업경쟁력 강화 관계장관(산경장) 회의를 열고 한진그룹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승인했다. 이번 회의에는 기획재정부와 국토교통부, 금융위원회 등 정부 부처와 KDB산업은행과 한국수출입은행 등 아시아나항공 채권단이 참석했다.

핵심 안건은 어떤 방식으로 인수할지였다. 산은은 그룹 지주사인 한진칼에 8000억원을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한진칼은 이 돈을 대한항공의 인수 자금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인수주체 대한항공은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지분(30.77%)를 사들이게 된다.

정부가 이번 빅딜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만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공정거래위원회 기업결합 심사 등 일련의 절차만 통과하면 한 지붕 아래 놓이게 된다. FSC 2개사뿐 아니라 LCC 3개사도 이끌게 되는 한진그룹은 세계 10위권의 메가 캐리어로 도약한다.

관련업계에서는 당분간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 경영을 관리하는 식으로 이끌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글로벌 항공시장이 급격히 침체된 상황인 만큼, 대외 리스크가 잠잠해질 때까지 아시아나항공 체질개선에 역량을 집중할 것이란 분석이다. 합병은 항공업황이 회복된 이후로 가늠된다.

가장 선제적으로 정리해야 할 문제는 고질적인 노후 항공기다.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현재 등록된 아시아나항공 소유 항공기는 총 82대이고, 평균 기령은 11.6년이다. 여기서 제작 20년이 넘은 노후기재(경년항공기)는 17대다.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1% 수준인데, 5대당 1대 꼴인 셈이다. 기령 15년 이상의 준노후 기재까지 포함하면 총 27대이고, 3대 중 1대가 노후기가 된다.

대한항공은 총 173대의 항공기를 보유 중이고, 28대가 기령 20년 이상 항공기다. 비율로 따져보면 16.2%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총 보유하게 될 경년기는 45대가 된다.

항공기는 주기적인 부품 교환과 정비가 이뤄지기 때문에 정해진 사용기간이 없다. 하지만 노후 기재 비율이 높아질 수록 관리가 쉽지 않고, 비용부담이 커진다. 이 때문에 국토부는 2015년 국적사들이 자발적으로 경년기의 임차 재계약을 맺지 않도록 하는 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아시아나항공이 보유한 노후 기재는 대체로 직접구매나 임차구매(임구) 방식으로 들여왔다. 임차구매는 리스 기간이 종료되면 아시아나항공 소유가 된다는 의미다. 매각 등으로 처분할 경우 보유 기재수는 대폭 줄어들 수밖에 없지만, 평균 기령이 낮아지고 일회성 이익이 발생한다는 점은 이점이다. 다만 기단 축소에 따라 유휴인력이 발생하고, 인력 감축으로 연결되게 된다.

노선 경쟁력이 크지 않다는 점도 풀어야 할 실타래다. 아시아나항공은 현재 국내선 14개 노선, 국제선 70개 노선 총 84개 노선 운수권을 보유하고 있다. 이 중 단독 취항 노선은 17개에 그치지만, 이마저도 대부분 5시간대를 밑도는 중국 노선 위주다.

대한항공은 국내선 14개 노선, 국제선 113개 노선 총 127개 노선을 운영한다. 특히 미주와 유럽, 중동, CIS(독립국가연합) 등에서 압도적인 운수권을 확보하고 있다.

결국 아시아나항공은 장거리 노선에서 대한항공에 뒤지고, 중단거리 노선에서는 LCC와 경쟁하는 구도인 셈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모두 생존하기 위해서는 노선 포트폴리오를 새롭게 짜야한다. 시장에서는 대한항공이 유럽과 미주 등 장거리 노선에 집중해 수익성을 강화하고, 나머지 중단거리 노선을 아시아나항공에 몰아줄 것이라고 예상한다. 대형기 투입과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 노선은 다시 떼어내 계열 LCC로 밀어넣는 식이다.

대한항공이 여객 수송에 집중하는 동안, 아시아나항공에 대한항공이 보유한 화물 노하우를 이식시켜 화물 중심의 영업전략도 짤 수 있다.

이는 아시아나항공의 브랜드 이미지 재정립과도 맥락을 같이 한다. 아시아나항공은 지속된 경영위기와 수익성 악화에서 벗어나기 위해 다양한 비용절감 방안을 추진했고, FSC 고유의 정체성을 잃어버렸다. 퍼스트클래스(1등석) 운영을 멈췄고, 러시아 하바로프스크·사할린와 인도 델리, 미국 시카고 노선 등을 정리했다.

프리미엄 아이덴티티는 위축됐지만, LCC와의 가격 경쟁에서 우위도 점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LCC들이 시장 포화 탈피 방안으로 중거리 노선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는 점은 악재다. 티웨이항공은 올 초 호주 시드니 노선 운수권을 받았고, 제주항공도 인도까지 날아갈 수 있는 신기재 업그레이드에 5조원을 쏟아부었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확정된다면 아시아나항공의 사업이나 구조적인 부분을 모두 손봐야 한다”며 “장기적으로는 두 항공사간 합병이 예상되는 만큼, 이를 염두에 둔 밑그림을 그릴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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