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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로 상권 구원투수 등판한 NC신구로점···지역주민 ‘화색’

[르포]구로 상권 구원투수 등판한 NC신구로점···지역주민 ‘화색’

등록 2020.09.11 15:23

정혜인

  기자

옛 AK플라자 구로점 폐점 후 1년만의 오픈젊은 가족 고객 타깃으로 키즈 매장 대폭 늘려식품관 배송·초저가 델리 등 이랜드 첫 시도

사진=정혜인 기자 hij@newsway.co.kr사진=정혜인 기자 hij@newsway.co.kr

이랜드그룹이 서울 서남부 공략을 위해 선보이는 NC신구로점이 11일 정식 개장했다.

이 점포는 애경그룹이 같은 자리에서 27년간 운영하던 AK플라자 구로점이 지난해 8월 철수한 뒤 1년 여 만에 오픈하는 것이다.

NC신구로점 입점한 건물은 구로역과 바로 연결돼 있어 접근성이 뛰어나다는 느낌이 들지만, 서울 서남부 ‘메인’인 오목교, 신도림, 영등포와 거리가 떨어져 있어 광역 상권의 고객들을 유인하기에는 다소 아쉬운 게 사실이다. AK플라자가 누적되는 적자를 견디지 못하고 철수한 것도 이런 이유였다. AK플라자마저 철수한 뒤 구로역 일대 상권이 완전히 침체됐다. 이 때문에 인근 주민들은 NC신구로점이 서둘러 오픈해 상권 활성화에 기름을 부어줄 것으로 기대해왔다.

정식 개장 당일인 11일 오전 NC신구로점을 방문해보니 실제로 인근 주민들의 기대감을 엿볼 수 있었다. 개점 시간은 오전 10시30분이었는데, 10시20분께 도착해보니 이미 각 출입구마다 점포 오픈을 기다리는 고객들이 줄지어 서있었기 때문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오픈 당일 별다른 행사를 열지 않았는데도 인근 주민들이 일찍 나와 개장을 기다린 것이다.

NC신구로점의 돌코롬라운지와 NC갤러리 모습. 사진=정혜인 기자 hij@newsway.co.krNC신구로점의 돌코롬라운지와 NC갤러리 모습. 사진=정혜인 기자 hij@newsway.co.kr

◇ 상설할인매장과 고급스러운 인테리어로 ‘틈새’ 공략 = NC신구로점을 직접 방문하기 전에는 ‘인근 백화점, 아울렛과의 차별화에 성공할 수 있을까’하는 의문이 있었다. 영등포구, 구로구, 양천구 등 서울 서남부 상권은 이미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이 일찌감치 진출해 격전을 펼치고 있고, 특히 구로에는 가산디지털단지를 중심으로 아울렛 시장이 형성돼 있다.

그러나 직접 점포를 둘러보고 나니 이랜드그룹이 인근 경쟁사들은 물론 자사 NC백화점과도 차별화 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였다는 느낌이 들었다.

NC신구로점은 상권 특성을 고려해 ‘가성비’를 강조하는 도심형 아울렛 콘셉트를 내세우고 가족 단위 고객을 공략하기 위한 MD에 심혈을 기울였다. 또 유명 맛집들을 대거 유치해 고객을 유인하고 휴게 공간, 고급스러운 인테리어도 도입했다. 인근 백화점, 아울렛이 채우지 못하는 ‘틈새’를 공략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NC신구로점에는 270여개 브랜드가 입점했는데 이 중 220개가 패션 브랜드고 대부분이 상설 할인매장으로 운영된다. 1층에는 이랜드리테일 점포 중 최초로 삼성 패션 아울렛이 입점했고 도심형 아울렛에 최초로 들어선 주얼리 브랜드도 다수 있었다. 아이다스팩토리, 뉴발란스팩토리 등 인기 스포츠 브랜드는 물론 캐주얼, 잡화 등 여러 브랜드들이 상시 할인된 가격으로 제품을 판매한다.

이랜드그룹 NC신구로점의 링크랭크 매장에서 네이버쇼핑 인기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사진=정혜인 기자 hij@newsway.co.kr이랜드그룹 NC신구로점의 링크랭크 매장에서 네이버쇼핑 인기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사진=정혜인 기자 hij@newsway.co.kr

◇아이 있는 젊은 가족 타깃···휴게공간도 늘려 = 특히 4층에는 50여개의 아동 브랜드가 입점했는데 이는 국내 최대 규모라는 것이 이랜드의 설명이다. 이는 인근에 30대 젊은 부부들이 많이 산다는 점에 착안한 것이다. 4층 1관과 2관을 연결하는 통로에는 키즈라이브러리 배치해 아이와 쇼핑을 하다가 쉬면서 책도 함께 읽을 수 있도록 조성했다. 또 7층에는 키즈카페 ‘이키즈랜드’와 뷔페 ‘애슐리퀸즈’를 함께 입점시켜 아이가 노는 동안 부모가 식사를 할 수 있도록 매장을 구성했다.

휴게공간을 곳곳에 배치한 점도 눈길을 끌었다. 우선 서남향으로 난 정문 위쪽 유리 벽면을 창문으로 만들어 자연채광이 들도록 했고, 1관과 2관을 연결하는 통로는 전층 휴게공간과 라운지 등으로 꾸며 고객들이 편안하게 휴식할 수 있도록 했다. 2층 연결 통로의 NC갤러리에서는 신진 작가의 작품을 전시하고 판매도 한다. 정문 위쪽 창문 앞에 위치한 3층 연결 통로에는 제주도 느낌을 준 돌코롬라운지가 조성돼 창밖 풍경을 즐기며 휴식을 취할 수 있다. 일반적인 백화점들이 매대를 조성하는 에스컬레이터 옆 빈 공간에도 휴식 공간을 배치했다.

1층 정문 앞 오픈스퀘어에는 행사 매장이 들어서는데, 이곳을 중심으로 라이브 커머스도 진행한다. 이랜드는 다른 유통사보다 라이브 커머스를 자주 시도하는 기업이다. 코로나19 이후 늘어난 ‘언택트’ 수요를 잡기 위한 것이다.

NC신구로점 오이츠 매장 모습. 사진=정혜인 기자 hij@newsway.co.krNC신구로점 오이츠 매장 모습. 사진=정혜인 기자 hij@newsway.co.kr

◇이랜드 자사 브랜드 줄이고 신규 서비스 선봬 = NC신구로점은 젊은 고객들을 타깃으로 해 유명 맛집들도 대거 입점시켰다. 까치화방, 우스블랑, 랑데쟈뷰 등 카페는 물론 시오, 미분당 등 식당도 만나볼 수 있다. 반면 이랜드그룹의 외식 브랜드 비중은 상대적으로 낮췄다. NC신구로점에 입점한 이랜드 외식 브랜드는 리미니, 테루, 애슐리퀸즈뿐이다.

대신 NC신구로점은 이랜드가 처음으로 시도하는 매장과 서비스를 선보인다.

대표적인 것이 ‘오늘 즉시 배송’이다. 2km 이내에 거주하는 고객들에게 식품관의 상품을 30분 내에 배송해주는 서비스다. 킴스클럽 자체 배송 인프라와 바로고 등 배달대행업체와의 협업을 통해 서비스를 제공한다. 문래동·신도림동·도림동·구로동·대림1·2·3동·가리봉동·신길3·5동 주민이라면 오후 4시까지 주문시 원하는 시간에 당일 배송 받을 수 있다. 4만원 이상 주문시 무료 배송해준다. 이랜드는 추후 배송 지역을 확대할 예정이다.

지하 1층 NC식품관 옆에는 이랜드리테일에서 최초로 시도하는 미국형 초저가 델리 매장 ‘오이츠’(O’eats)가 문을 연다. 오이츠는 피자, 치킨, 핫도그, 볶음밥 등 델리 메뉴를 1000원대부터의 합리적인 가격에 판매하는데 대표적으로 16인치 슈퍼콤비네이션 피자는 1만2500원에, 핫도그는 100원에, 치킨텐더 3조각은 1900원에 판매한다. 이케아의 푸드코트를 차용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1층에 이랜드가 처음 선보이는 ‘링크 랭크’ 매장에서는 온라인 인기 상품을 판매한다. 네이버쇼핑에서 인기가 높은 중소 브랜드들에게 오프라인 쇼룸 겸 매장을 제공하는 동시에 이랜드는 온라인 인기 상품을 선보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매장에서 물건을 산 후 배송도 해준다. NC신구로점에서 시범 운영한 후 전국 NC 매장으로의 도입을 검토할 예정이다.

다만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고 있는 만큼 이랜드그룹은 무리한 모객보다는 방역에 더욱 힘을 쓸 예정이다. 이를 위해 48명의 전담 방역조를 상시 투입하고 모든 외부 출입구에 센서 카메라를 설치했다. 매장을 둘러보다보면 ‘사회적 거리두기’ 띠를 두른 직원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뷔페 식당인 애슐리퀸즈의 오픈도 미뤘다.

이랜드 관계자는 “온·오프라인의 장점을 한번에 보여주는 새로운 차원의 도심형 아울렛을 선보여 서울 서남부권의 대표 쇼핑몰로 자리매김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정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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