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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태, 경영권 방어 자신감 뒤엔 델타항공 있었다

조원태, 경영권 방어 자신감 뒤엔 델타항공 있었다

등록 2019.06.21 11:45

이세정

  기자

‘혈맹관계’ 델타항공, 한진칼 지분 4.3% 확보골드만삭스로 매입한 듯···10%까지 늘릴 계획조 회장, ITAT서 KCGI 방어 자신감 내비친 배경

그래픽=강기영 기자그래픽=강기영 기자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한진칼 2대주주 KCGI를 큰 위협으로 간주하지 않던 배경에는 미국 항공사 델타항공의 강력한 지원이 깔려있었다. 핵심 계열사인 대한항공과 긴밀한 협력관계를 구축 중인 델타항공은 향후 한진칼 지분을 10%까지 늘리겠다는 계획을 공언하며 ‘우군’을 자처하고 나섰다.

2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델타항공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대한항공과의 조인트벤처 관계를 더 강화하기 위해 대한항공 최대주주인 한진칼 지분 4.3%를 매입했다고 밝혔다.

에드 바스티안 델타항공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투자는 조인트벤처(JV)의 가치를 기반으로 계속해서 우리 관계를 더욱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양국 정부의 규제 승인을 얻은 후 한진칼 지분을 10%까지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델타항공은 전세계 325개 노선을 운항하는 세계 최대 항공사 중 하나다. 지난 2000년 고(故) 조양호 전 회장이 창설을 주도한 스카이팀의 초창기 회원사이기도 한데, 대한항공과 연을 맺은지 20년이 넘었다.

특히 두 항공사는 2018년 양국 간 직항 13개 노선과 370여개 지방 노선을 함께 운항하는 JV를 출범시켰다. JV는 특정 지역 노선을 함께 운영하며 비용과 수익을 나누는 가장 높은 수준의 협력관계로, 항공업계에서 ‘혈맹’으로 불린다.

델타항공은 사실상 조 회장의 경영권을 지켜줄 ‘백기사’ 역할을 할 것으로 관측된다. 실제 조 전 회장 별세 이후 KCGI가 빠르게 지분을 높이자 시장 안팎에서는 조 회장이 우호관계인 델타항공이나 미국 항공기 제작사인 보잉에 지분 매입을 요청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 바 있다.

델타항공이 한진칼 지분을 매입한 과정은 알려지지 않고 있지만, 미국 투자회사인 골드만삭스를 창구로 활용했을 가능성이 높다. 골드만삭스는 5월 중순부터 한진칼 지분을 대량으로 매수하기 시작했다. 지난달에만 170만주를 사들였고, 이달 들어서도 100만주 안팎의 주식을 쓸어담았다.

골드만삭스가 지난달부터 확보한 주식수는 약 270만주인데, 델타항공이 보유한 4.3%(약 250만주)와 규모가 비슷하다는 점에서 이 같은 추측에 무게를 싣고 있다.

현재 한진칼 지분율을 살펴보면 조 전 회장과 조 회장 등 특수관계인 지분은 28.93%다. 여기에 델타항공 지분이 더해지면 조 회장 우호지분은 33.23%다. 향후 델타항공 지분이 10%까지 치솟는다고 가정하면, 조 회장은 39%에 육박하는 지분을 확보할 수 있다. KCGI 보유 지분 15.98%와 2배 이상 차이가 벌어지게 된다.

일각에서는 조 회장이 델타항공 측으로부터 지분 매입과 관련된 소식을 미리 접했을 것이란 분석을 내놓는다. 조 회장은 이달 3일 열린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기자간담회에서 “KCG는 대주주일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며 경영권 방어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또 “KCGI에서 만나자는 요청이 온다면 수용하겠지만, 주주로서 만날 뿐”이라고도 언급했는데, 이는 KCGI와 타협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최대주주와 KCGI의 지분 격차가 2%도 나지 않는 상황에서 조 회장의 발언 배경을 두고 재계에서는 ‘믿는 구석이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었다.

한편, 조 회장 일가와 경영권 다툼을 벌이는 KCGI의 셈법은 더욱 복잡해질 전망이다. 델타항공이 조 회장 편 우군으로 나서면서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조 전 회장 상속문제와 경영권 승계 관련 자문을 맡은 것으로 알려진 미래에셋대우가 200억원 규모 담보대출 회수에 나서는 등 금융투자사들은 우회적으로 KCGI 자금줄을 압박하고 있는 상황이다.

뉴스웨이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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