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닷새째 굶은 손학규·이정미···유력 정치인 단식의 역사

[여의도 일기]닷새째 굶은 손학규·이정미···유력 정치인 단식의 역사

등록 2018.12.10 16:36

임대현

  기자

김대중, 2번의 단식···직선제·지방자치제 성과 이뤄김영삼, 전두환에 의해 가택연금 당하며 23일 단식문재인, 세월호특별법 주장하며 10일간 ‘동반단식’김성태, 국회서 단식도중 30대 남성에게 폭행당해

국회 본관 로텐터홀에서 단식투쟁 중인 손학규 바른미래당·이정미 정의당 대표. 사진=연합뉴스 제공국회 본관 로텐터홀에서 단식투쟁 중인 손학규 바른미래당·이정미 정의당 대표. 사진=연합뉴스 제공

손학규 바른미래당·이정미 정의당 대표가 단식에 들어간 지 5일째다. 두 대표는 ‘연동형 비례대표’로 선거제 개편을 요구하면서 이를 수용하지 않은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의 예산안 합의에 반발해서 단식투쟁중이다. 거물급 정치인이라면 꼭 한번쯤 한다는 단식, 그들은 그들이 원하는 걸 얻었을까.

단식의 정치는 과거에도 몇 번 있었겠지만, 거물급 단식의 시초는 故 김대중 전 대통령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투옥중이던 지난 1977년 진주 교도소에서 면회 및 변호사 접견 제한에 항의해 6일간의 단식투쟁을 했다. 이후 평민당 총재시절이었던 1990년에 내각제 반대와 지방자치제 실현을 주장하며 13일간 단식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단식 당시 신문기사. 사진=네이버 뉴스 라이브러리 캡처김대중 전 대통령의 단식 당시 신문기사. 사진=네이버 뉴스 라이브러리 캡처

故 김영삼 전 대통령은 전두환 정권 당시 가택연금을 당하면서 단식에 돌입했다. 23일간 단식을 하던 그에게 전두환 전 대통령은 서울대병원 특실에 입원시키고 수액을 맞게 시켰다. 하지만 김영삼 전 대통령이 단식을 지속하자, 당시 안기부 직원들이 병실 앞에서 고기를 구워 냄새를 피웠다는 설이 전해진다.

김영삼, 김대중 전 대통령의 단식은 영향력이 컸다. 현재 단식투쟁중인 손학규 대표도 “김영삼·김대중 두 전직 대통령의 단식으로 대통령 직선제와 지방자치제가 시행됐고, 부마항쟁과 6.10 항쟁, 광주민주화운동으로 독재가 종식됐다”고 평가할 정도다.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시절 단식을 했던 문재인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제공새정치민주연합 의원 시절 단식을 했던 문재인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제공

문재인 대통령도 단식의 경험이 있다. 문 대통령은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었던 2014년 8월에 세월호특별법의 국회 통과를 촉구하며 10일간 광화문광장에서 단식했다. 당시 세월호 유가족인 ‘유민아빠’ 김영오씨의 단식을 말리기 위해 시작했던 것이었고, 김씨가 단식을 중단하면서 문 대통령의 단식도 종료됐다.

문 대통령은 당시 당권주자로 기반을 다지고 있는 상황에서 단식 이후 많은 지지를 얻게 됐다. 또한, 현직의원임에도 몸을 사리지 않고 정부를 상대로 투쟁하는 모습을 통해 진보진영에서 신임을 얻는 계기가 됐다.

현재 진보진영 차기대권주자이면서 ‘혜경궁김씨 의혹’으로 정치생명이 위태로운 이재명 경기지사도 과거 단식을 경험했다. 이 지사는 지난 2016년 6월 중앙정부의 지방재정 개편법에 반대해 단식했다. 이때 단식투쟁의 취지에 대해 많은 이들이 공감하면서 이 지사의 지지기반을 늘려나가게 된다. 당시 이 지사는 성남시장 재임중이었는데, 광화문광장에서 단식을 하면서도 업무를 보기 위해 성남시청 직원들을 불러 회의를 하기도 했다.

새누리당 대표시절 단식투쟁을 했던 이정현 의원. 사진=연합뉴스 제공새누리당 대표시절 단식투쟁을 했던 이정현 의원. 사진=연합뉴스 제공

현재 손학규·이정미 대표의 단식처럼 국회 내에서 단식투쟁을 했던 기록도 있다. 2016년 이정현 당시 새누리당 대표는 정세균 국회의장의 정치적 중립성을 강조하면서 사퇴를 촉구하는 단식을 했다. 당시 단식을 한 장소가 국회 당대표실이었고, 비공개로 진행하면서 여론의 비난을 받기도 했다. 비슷한 시기에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국면에 돌입하면서 ‘회피용 단식’이라는 비판도 받았다.

국회 안이 아니라 밖에서 진행했던 단식도 있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지난 5월3일 ‘조건 없는 드루킹 특검’을 요구하면서 단식투쟁에 나섰다. 국회 바로 앞에서 천막을 쳐 놓고 진행된 단식이었는데, 일반 시민도 국회에 들어오면 볼 수 있었다.

단식을 중단하며 자신의 배를 보여주고 있는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사진=연합뉴스 제공단식을 중단하며 자신의 배를 보여주고 있는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사진=연합뉴스 제공

공개된 공간에서 진행된 단식이었던 것인지 여러 사건이 발생했는데, 단식하는 곳으로 피자가 배달되는 일도 있었다. 가장 큰 사건은 30대 남성이 다가와 왼쪽 턱을 가격한 일인데, 이후 목에 깁스를 하고 나타나 단식을 이어가다가 건강상의 이유로 중단했다. 그의 바램대로 드루킹 특검은 관철됐지만, 주먹 한 대를 맞고 쓰러지고 구급차에 호송되며 배를 드러내는 등의 모습에 여론은 ‘과장된 표현’이라며 비판하기도 했다.

매번 정치인의 단식이 진행될 때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언제 중단하느냐’에 달렸다. 정치인들도 ‘말려줄 사람이 없으면 단식하기 힘들다’라는 말을 하기도 한다. 이번 손학규·이정미 대표의 단식도 선거제 개편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중단할 명분을 찾기가 힘들어 보인다. 얼마나 이들이 자신들의 뜻을 관철시킬지 주목된다.

뉴스웨이 임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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