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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첩첩산중’ 한국GM, 법인분리 막히고 구조조정 칼날까지

‘첩첩산중’ 한국GM, 법인분리 막히고 구조조정 칼날까지

등록 2018.11.29 10:33

이세정

  기자

법원, 분할계획서 승인 건 효력 정지‘GM테크니컬센터코리아’ 설립 차질 불가피해외공장 폐쇄 발표 ‘판매부진’ 韓 불똥 튈수도

‘첩첩산중’ 한국GM, 법인분리 막히고 구조조정 칼날까지 기사의 사진

한국지엠 경영정상화 작업이 난항을 겪고 있다. 연구개발(R&D) 신설법인의 연내 설립 계획이 틀어지면서 글로벌 경쟁력 확보에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GM 본사가 실시하는 대규모 구조조정 여파가 한국에까지 미칠 수 있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 마저 나온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서울고법은 28일 한국지엠 2대주주인 KDB산업은행이 주주총회 ‘분할계획서 승인 건’ 결의의 집행을 정지해달라며 한국지엠을 상대로 낸 가처분 신청을 일부 인용했다.

재판부는 “산은이 한국지엠을 위해 담보로 10억원을 공탁하거나 해당 금액을 보험금액으로 하는 지급보증위탁계약 체결문서를 제출하는 조건으로, 지난달 19일자 임시주주총회에서 결의한 분할계획서 승인 건의 효력을 정지한다”고 밝혔다.

재판부에 따르면 이번 신설법인 설립은 한국지엠 정관에 의해 보통주 총수의 85% 이상 찬성을 필요로 하는 특별결의의 대상으로 규정된 ‘회사의 흡수합병, 신설합병 기타 회사의 조직개편’에 해당한다.

하지만 한국지엠은 안건 통과 당시 산은을 배제했고, 85% 이상의 찬성을 얻지 못한 상태로 결의가 이뤄졌기 때문에 정관 규정을 위반했다는 판단이다.

한국지엠은 앞서 지난달 19일 임시주총에서 노조와 산은의 반발에도 연구개발 신설법인 ‘GM테크니컬센터코리아’ 설립 안건을 통과시켰다. GM의 글로벌 제품개발 프로젝트를 확보하고, 이를 효율적으로 실행해 한국지엠의 경쟁력을 제고시킬 수 있다는 명분을 세웠다.

노조는 법인분리가 구조조정을 위한 포석이라며 강하게 반대했다. 산은은 원론적으로는 법인분리를 반대하지는 않지만, 한국지엠의 일방적인 강행에 절차상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법원의 이번 판결로 한국지엠 신설법인 설립에는 급제동이 걸렸다. 당초 오는 30일 법인 분리를 완료하고, 12월 3일 분할 등기를 완료할 계획이었다. 또 로베르토 렘펠 GM 글로벌 수석엔지니어를 GM테크니컬센터코리아 대표이사에 임명하는 등 GM 핵심 임원 6명으로 신설 법인 이사회를 꾸리며 신설법인 설립 준비 막바지 작업이 진행 중이었다.

배리 앵글 GM 총괄 부사장은 “로베르토 렘펠 신임 사장은 GM 글로벌과 한국지엠 엔지니어링 근무 경력으로 쌓은 경험과 풍부한 지식으로 GM테크니컬센터코리아의 장기적인 발전과 성공에 큰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나타냈다.

카허 카젬 한국지엠 사장도 “GM의 연구 개발 관련 투자아 GM테크니컬센터코리아에 핵심 임원을 지명한 것은 한국에서의 지속적인 경영에 대한 본사의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한국지엠은 이번 판결에 불복한다는 입장을 내놓고, 모든 법적 대응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하지만 항소 시 진행 절차를 고려하면 GM테크니컬센터코리아의 연내 설립은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GM이 1만여명의 인력을 감축하고 북미 5곳, 해외 2곳 등 7곳의 공장 가동을 중단한다는 구조조정 방안을 발표하면서 한국지엠을 둘러싼 불안감은 더욱 증폭되고 있다. 해외공장 폐쇄 불똥이 한국지엠으로 튈 수 있다는 우려다.

GM은 한국지엠과 노조와의 끊임없는 갈등을 부담스러워하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노조의 사무실 무단 점거와 폭력사태가 발생하면서 한국 출국 금지령이 내려지기도 했다. 노조 리스크가 지속되는 만큼, 창원공장을 폐쇄하거나 부평1.2공장을 통합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특히 메리 바라 GM 최고경영자(CEO)는 유럽 사업 철수와 호주·인도네시아 공장 철수, 태국·러시아 생산중단 또는 축소, 계열사 오펠 매각, 인도 내수시장 철수, 남아프리카공화국 철수 등 수익이 보장되지 않는 시장에서 과감히 철수하며 몸집 줄이기에 집중해 왔다.

한국지엠은 올해 군산공장을 폐쇄했지만, 판매 부진이 계속되고 있어 바라 CEO가 한국지엠에 구조조정 칼날을 세울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지엠은 GM의 이번 구조조정이 국내에 미치는 영향이 없을 것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올 상반기 경영정상화 계획을 발표해 실행하고 있다”며 “이미 생산계획을 최적화했고, 생산계획과 관련된 추가적인 발표는 없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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