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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 비대위·귤 ‘망언’···한국당 전현직 리더십의 붕괴

[여의도일기]식물 비대위·귤 ‘망언’···한국당 전현직 리더십의 붕괴

등록 2018.11.13 14:26

임대현

  기자

김병준, 인적쇄신 시작도 못하고 내부갈등 속 좌초사실상 ‘식물 비대위’ 꼴···친박계, 비판 수위 높여홍준표 “상자에 귤만 들었겠나” 막말로 집중 포화

자유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 홍준표 전 대표. 사진=연합뉴스 제공자유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 홍준표 전 대표. 사진=연합뉴스 제공

‘표류한다.’ 바다에 띄워진 선박이 사람의 의사와 상관없이 해류에 따라 흘러가는 것을 말합니다. 마침 현재의 자유한국당 모습을 설명해주는 단어 같습니다. 뚜렷한 리더가 없는 ‘한국당호’는 여의도 정치권에서 표류 중입니다.

현재 한국당을 이끄는 비상대책위원회는 ‘식물 비대위’가 돼버렸습니다. 야심차게 영입한 김병준 비대위원장이라는 선장은 한국당의 많은 걸 바꾸려 애썼습니다. 당사를 이전했고, 막말보단 단호한 어조를 구사했습니다.

그런데 인적쇄신이 발목을 잡네요. 사실, 현재 비대위는 특별한 힘이 없는 지도부 일수도 있습니다. 선거를 앞두지 않았기 때문에 지도부의 막강한 권한인 ‘공천권’을 휘두를 수 없거든요.

대신, 공천권과 비슷한 성격을 가진 당협위원장을 교체하면서 간접적인 방식의 인적쇄신을 할 수 있습니다. 김병준 위원장도 이를 노렸고, 조직강화특별위원회를 통해 실행에 옮기려했습니다. 앞서 당협위원장을 전면 사퇴시키기도 했죠.

문제는 김 위원장의 태도에 있습니다. 그는 인적쇄신이라는 ‘칼부림’을 직접하지 않는 모습을 보입니다. 김 위원장이 내세운 인물은 전원책 변호사입니다. 김 위원장은 내심 전 변호사가 대신 비난의 화살을 맞으며 한국당의 섞은 환부를 도려내주길 원했을 것이죠.

하지만 김 위원장의 전략에는 전 변호사 특유의 ‘똥고집’은 계산에 없었습니다. 고분고분 말을 들을 전 변호사가 아닙니다. 전 변호사가 누굽니까? JTBC ‘썰전’이 시청률 고공행진을 기록할 때 보수패널로 활약하다가, TV조선에 앵커로 데뷔하겠다고 박차고 나간 인물입니다. 물론, 전 변호사는 앵커에서 5개월만에 하차했죠.

김 위원장은 한국당의 전당대회를 내년 2월쯤으로 예상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전 변호사가 전대를 더 늦추자고 한 것이죠. 결국, 두 사람은 갈등을 봉합하지 못하고 헤어지게 됐습니다. 김 위원장은 전 변호사를 ‘해촉’(위임파기)시켰습니다.

사실 여의도에는 김 위원장의 추후 행보에 대한 소문이 파다합니다. 김 위원장 본인은 차기 전대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하지만, 기자들은 그가 전대 출마를 목표로 혁신작업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죠. 어차피 김 위원장도 뱉은 말을 잘 안지키는 편이거든요. 원래 전 변호사한테도 “전례없는 권한을 주겠다”라고 했던 사람입니다.

결국, 김 위원장은 추후 정치적 행보 때문에 현재 ‘결정장애’를 겪게 됐습니다. 덕분에 적은 더 늘어만 갑니다. 비대위를 반대했던 친박계(친박근혜계)에선 이번 일을 물고 늘어지면서 김 위원장을 공격합니다. 게다가 전 변호사가 언론플레이를 시작하면서 ‘김병준과 폭로전’을 예고했습니다.

이쯤되면 한국당 입장에선 ‘홍준표 전 대표가 차라리 나았다’라고 생각할 것 같습니다만, 홍 전 대표는 최근 들어 더 비난을 받고 있습니다. 대표에서 물어났지만, 그가 SNS를 통해 꾸준히 ‘막말’을 쏟아내고 있기 때문이죠.

홍준표 전 대표는 최근 문재인 정부가 북한으로 보낸 귤 200톤을 놓고 “귤만 들어있다고 믿는 국민들이 과연 얼마나 되겠습니까?”라고 말했습니다. 이 발언은 정말 ‘괜한 말’이 됐는데요, 여야를 비롯해 네티즌들까지 나서서 이 발언을 조롱하고 있습니다.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이건 너무 갔다”라고 지적했고, 바른미래당은 논평을 통해 “그럼 사과라도 넣었단 말인가”라고 비꼬았으며,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과일 대신 엉뚱한 물건 담는 일이야 한국당이 전문”이라면서 과일상자에 돈을 넣어 로비를 하는 행위에 비유했습니다.

이처럼 ‘인물복’ 없는 한국당은 리더십 없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보수진영은 ‘대통합’을 외치면서 단일대오를 갖추려하고 있는데, 누구를 중심으로 모여야 하나요? 여의도에는 예산안 심사와 민생경제 살리기, 선거제도 개편 등 많은 현안이 쌓여있습니다. 시기가 중요한 현안들이 많은 만큼, 한국당도 제대로된 야당의 모습을 갖추고 책무에 매진할 때입니다.

뉴스웨이 임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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