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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CC 영웅’ 최규남-김수천···상반된 행보에 엇갈린 운명

‘LCC 영웅’ 최규남-김수천···상반된 행보에 엇갈린 운명

등록 2018.07.18 15:04

수정 2018.07.18 15:49

임주희

  기자

崔, 만년적자 제주항공 1조클럽 가입 신화탁월한 관리능력 입증한 뒤 SK그룹에 둥지金, 항공전문가로 에어부산서 경영능력 인정 아시아나로 옮긴 후 기내식 대란 책임론 부상

왼쪽부터 김수천 아시아나항공 사장, 최규남 SK그룹 수펙스추구협의회 글로벌 사업개발담당 부사장. 그래픽=박현정 기자왼쪽부터 김수천 아시아나항공 사장, 최규남 SK그룹 수펙스추구협의회 글로벌 사업개발담당 부사장. 그래픽=박현정 기자

한 때 ‘LCC(저비용항공사) 영웅’로 불렸던 김수천 아시아나항공 사장과 최규남 SK그룹 수펙스추구협의회 글로벌 사업개발담당 부사장. 그간 두 사람은 전문경영인(CEO)로 각각 에어부산과 제주항공의 성장을 이끌며 성공한 전략가로 경영능력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최근 상반된 행보에 운명까지 엇갈리며 업계 평가가 달라지고 있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의 성장을 이끈 최규남 부사장은 최근 SK그룹으로 자리를 옮겼다. 항공업계에선 제주항공에서의 경영 능력을 인정받은 결과라 분석했다.

미국 스탠퍼드대 공업경영학 석사 학위를 받은 최 부사장은 씨티은행 기업금융부장에 이어 시트킴자산운용·이스트게이트파트너스 등을 거친 전형적인 금융맨이었다. 2012년 제주항공 사장으로 부임할 당시 항공 전문가가 아니라는 점은 최 부사장의 단점으로 꼽혔다.

제주항공이 처한 상황도 녹록치 않았다. 2006년 설립된 제주항공은 5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며 생사의 기로에 서있었다. 열악한 환경에서 제주항공을 맡은 최 부사장은 ‘공격 경영’으로 위기 탈출을 시도했다.

최 부사장은 애경그룹 내 우려에도 불구하고 제주항공의 보유 항공기 확대를 시도하며 몸집 불리기에 집중했다. 그는 단일기재 운용을 통해 기단 확대에 따른 위험성을 줄였고 노선 다양화로 항공기 가동률을 향상시켰다. 그 결과 제주항공은 LCC 업체 중 처음으로 1000만명 수송 시대를 열었다. 동시에 고속 성장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최 부사장은 기단을 늘리고 무료로 제공했던 서비스를 유료화 했다. 이로 인해 항공권의 가격은 더욱 낮아졌고 고객의 선택권이 증가했다. 최 부사장은 기존 국적 항공사와 차별화된 사업모델을 확립하면서 제주항공의 급성장을 이끌었다.

그 결과 취임 첫 해 3412억에 불과했던 매출은 2016년 7476억원으로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2013년 151억원에서 2016년 586억원으로 4배 이상 증가했다.

또한 최 부사장은 2015년 말 제주항공 기업공개(IPO)에도 성공, 제주항공을 사실상 ‘1조 클럽’에 가입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2018년 3월 임기 만료로 퇴임할 때까지 6년을 연임하며 LCC업계 최장수 전문경영인이라는 전례없는 기록도 남기기도 했다.

최규남 부사장이 승승장구하는 사이 김수천 사장의 경우 경영 능력은 도마 위에 오른 상황이다. 뼛속까지 ‘아시아나 맨’인 김수천 사장은 1988년 아시아나항공에 입사해 항공업계 전문가로서의 역량을 키웠다.

2008년 자사 첫 LCC인 에어부산 대표이사직을 맡은 김 사장은 당시 매출 59억원, 영업손실 87억원을 기록한 에어부산의 실적을 2010년 매출 1207억원, 영업이익 37억원으로 흑자전환 시켰다. 제주항공의 경우 흑자전환까지 6여년이 소요됐지만 김 사장은 불과 3년만에 흑자경영에 성공한 셈이다. 김수천 사장이 아시아나항공으로 복귀하기 전 해인 2013년 에어부산의 매출은 2779억, 영업이익은 50억으로 증가했다.

에어부산의 실적개선으로 경영능력을 인정받은 김수천 사장은 본격적으로 그룹내 해결사로 떠올랐다. 2014년 아시아나항공으로 복귀한 김 사장은 자율협약을 졸업한 아시아나항공의 재무구조 개선에 집중했다. 2016년부턴 수익성 개선을 위해 ‘3개년 구조조정’에도 돌입했다. 그 결과 아시아나항공의 실적은 눈에 띄게 개선됐다.

성과는 바로 나타났다. 아시아나항공은 2016년 5년 만에 최대 영업이익인 2564억원을 달성했다. 지난해 매출액은 6조2270억원, 영업이익은 2758억원으로 2011년 이후 6년 만에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하지만 최근 경영진 판단 미흡으로 발생한 ‘기내식 대란’으로 인해 김수천 사장 책임론이 부상하고 있다. 기내식 대란 당시 김수천 사장은 수일이 지난 후에야 사장 명의의 사과문을 발표했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함께 선 공개석상에선 책임지는 모습보다는 회피성 발언들로 질타를 받았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두 사람 모두 CEO로 경영 능력을 인정받았지만 위기를 감지하고 대처하는데 차이가 있는 것 같다. 최규남 부사장의 경우 리스크 관리를 적극적으로 한 반면 김수천 사장은 위기감을 느끼지 못하고 있는 듯 하다”며 “외부에서는 아시아나항공 매물 가능성이 제기되는 만큼 심각한 위기상태라고 판단하지만 내부에선 현상유지를 한다면 괜찮을 것이라 생각하는 듯 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미 업계에선 제주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격차가 크지 않다라는 평가가 팽배하다”라며 “김수천 사장이 결단을 내리지 않는다면 아시아나항공의 위기는 더욱 심각해 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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