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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무위, 재벌들에겐 ‘호환마마’ 같은 존재

[국회상임위 탐방]정무위, 재벌들에겐 ‘호환마마’ 같은 존재

등록 2018.07.18 07:32

임대현

  기자

국정감사기간 오너 출석 잦아···‘호통 국감’의 중심부민병두 위원장, ‘정책통’ 출신···민주당의 전략적 배치단골손님은 최종구·김상조···전반기 현안은 ‘재벌개혁’‘삼성생명법’ 주목받아···후반기, 은산분리 논의 활발

그래픽=최은남 기자그래픽=최은남 기자

대기업 오너들이 가장 앉아있기 불편한 자리는 어딜까? 아마도 국회 정무위원회 증인석이 아닐까싶다. 정무위는 해마다 국정감사가 시작되면 많은 대기업 오너들을 증인으로 채택한다. 이들은 국회의원들에게 심한 면박을 당하고 해명도 제대로 하지 못한 채 망신을 당하기 일쑤다.

대기업 오너들을 원하는 대로 불러다가 혼내는 ‘호통국감’은 정무위에서 자주 볼 수 있는 광경이다. 정무위는 국회 상임위 중에 경제에 관해서는 막강한 권한을 갖고 있다. 이러한 점 때문에 많은 의원들이 정무위에 가기를 희망한다.

정무위의 권한은 소관기관을 감시할 수 있는 권한 때문에 발생한다. 정무위의 소관기관은 국무총리실, 국가보훈처, 공정거래위원회, 금융위원회, 국민권익위원회 등이다. 이들 중 공정위와 금융위를 통해 대기업을 집중 견제하고 있다.

공정위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대기업 갑질 근절’과 ‘재벌 개혁’에 맞물려 핵심기관으로 성장했다. ‘재벌 저격수’ 김상조 위원장이 공정위를 이끌며 많은 성과를 내고 있다. 이에 따라 정무위에서도 김상조 위원장을 자주 불러 현안 질문을 하곤 한다.

금융위의 영향력도 막강하다. 정무위 대부분의 의원은 금융위를 견제하는데 주력한다. 금융위는 금융감독원과 한국산업은행 등을 산하기관으로 두고 있는데, 이들의 역할도 중요해서 주요 감사대상이 된다. 최종구 금융위원장도 정무위에 자주 출석하는 인물 중 한명이다.

전반기 국회에서는 자유한국당이 정무위를 차지했다. 그러다 후반기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이 가져왔다. 이에 따라 후반기 정무위원장에 민병두 민주당 의원이 선출됐다. 위원배정으로는 민주당에서 고용진, 김병욱, 유동수, 이학영, 전재수, 전해철, 정재호, 제윤경, 최운열 의원이. 한국당에서는 김종석, 김선동, 김성원, 김용태, 김정훈, 김진태, 성일종, 주호영 의원이, 바른미래당에서는 유의동, 이태규, 지상욱 의원이. 평화와 정의의 모임에서는 장병완, 추혜선 의원이. 무소속에서는 정태옥 의원이 배정됐다.

민병두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연합뉴스 제공민병두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연합뉴스 제공

민병두 위원장은 당내에서 ‘정책통’으로 불린다. 당의 경제 전략을 기획하는 것에 일가견이 있다는 평가다. 그는 일감몰아주기 금지법, 편의점 및 프랜차이즈 불공정 해소법 등 경제민주화를 제도개선에 앞장섰으며 상가권리금을 최초로 법제화하기도 했다.

또한, 지난 2014년에는 ‘을을 위한 정당’이라는 전략지도를 제시했고 이를 위한 특별위원회 명칭으로 을지로위원회를 제안해 오늘날 민주당의 대표 브랜드가 되게 하는데 일조했다. 민주정책연구원 원장으로 국내 최초로 정책엑스포를 주도하였으며, 유능한 경제정당··든든한 안보정당이라는 진로를 제시했다.

이러한 민병두 위원장이 정무위에 배치된 것은 민주당의 전략적인 판단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정부는 ‘은산분리 완화’정책을 준비 중인데, 이를 찬성하는 민병두 위원장을 내세웠다는 것이다. 몇몇 당내 강성 의원은 이를 반대하고 있어 민병두 위원장의 리더십을 기대하고 있다.

후반기 국회 상임위 배분이 시작되자, 민주당 원내지도부가 몇몇 강성 의원을 정무위에서 제외할 것이라는 소문이 나돌았다. 언급된 인물은 이학영·박용진·제윤경 의원이었다. 이들은 전반기 정무위에서 활동했는데, 결국 후반기에 박용진 의원이 교육위로 가게 됐다.

박용진 의원은 재벌개혁에 앞장섰던 의원이었다. 민주당과 정부가 재벌개혁을 주장했기 때문에 더욱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최근 정부가 대기업과 스킨십을 넓히고, 기업과 ‘동반성장’을 강조하면서 상황이 변했다. 박용진 의원은 정무위를 희망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에서 새로 들어온 의원들은 대부분 초선이면서 노무현 정부시절 청와대에 근무한 경험이 있는 의원들이다. 이들은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에 맞춰 호흡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후반기 국회서 정무위는 문재인 정부가 경제정책을 풀어나가는 데 있어 핵심적인 역할을 할 가능성이 크다.

한국당은 판사 출신으로 4선 의원인 주호영 의원이 새로 투입됐다. 또한, 변호사 출신으로 강성 친박계인 김진태 의원이 들어왔다. 한국당은 주로 민주당을 상대하기 위한 ‘공격수’들이 포진했다.

후반기 정무위원회는 다양한 현안이 기다리고 있다.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포스코 차기 회장 선임 문제와 삼성바이오로직스 사태, 한진그룹 일가의 비리 등이 정무위에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정부가 인터넷 은행 문제 해결을 위해 은산분리 완화를 주장하고 있어 이를 집중적으로 다룰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국민연금이 소유하고 있는 주식을 통해 의결권 행사를 적극적으로 하는 ‘스튜어드십 코드’도 논의될 수 있다. 국민연금은 국회 보건복지위 소관기관이지만,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문제는 정무위에서 논의돼 왔다. 전반기에는 정무위 소속 한국당 의원들이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에 부정적인 시각을 내놓기도 했다.

정무위에서 주목받는 법안 중 하나는 일명 ‘삼성생명법’이다. 보험업법이 취득가액으로 주식을 평가하는 방식을 갖고 있어 삼성생명이 삼성전자의 주식을 대량으로 갖고 있다는 지적이다. 다른 업종에서는 시세(시장가격)으로 평하고 있어, 이를 통합하거나 보험업법을 바꾸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뉴스웨이 임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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