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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C코리아에 등돌린 국내 투자자들

[(주)STX 매각 막전막후③]AFC코리아에 등돌린 국내 투자자들

등록 2018.04.19 15:33

차재서

  기자

투자에 관심 있던 국내기업들 막판에 ‘철회’‘깜깜이 거래’로 잡음···신뢰잃은 AFC코리아‘특정인물’ 대표이사 선임 제안해 갈등 심화

AFC코리아에 등돌린 국내 투자자들 기사의 사진

(주)STX 매각 우선협상대상자인 AFC코리아가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지만 여전히 인수자금 확보에 난항을 빚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당초 투자를 계획했던 국내 기업이 협상과정 중 발생한 불화로 연이어 투자 철회를 철회한 게 화근이 됐다는 후문이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AFC코리아 측은 SPA 체결 이후에도 국내 투자업체와 만나 인수자금과 관련된 논의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산업은행과 계약 직전 중국·홍콩 측 도움을 받아 간신히 펀드를 꾸리기는 했으나 그 규모가 인수 가격인 685억원엔 미치지 못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AFC코리아는 SPA 체결을 하루 앞둔 지난 11일 금융감독원에 펀드 설립신고를 했지만 이를 누구와 어느 정도의 규모로 구성했는지는 알려진 바 없다. 단, 시간이 촉박했던 만큼 아직 자금을 충분히 모으지는 못했을 것으로 예상되며 부족한 부분은 대출을 통해 채워야할 것이라는 게 외부의 전반적인 시각이다.

이처럼 AFC코리아가 막판까지 자금 모집에 어려움을 겪는 것은 우여곡절 끝에 성사시킨 국내 중견기업으로부터의 400억원대 투자 유치가 무산된 게 단초를 제공한 것으로 보인다. 그 여파에 AFC코리아 측은 여러 업체를 만나 협상을 벌였지만 마땅히 나서는 곳을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기업이 잇따라 AFC코리아로부터 등을 돌린 것은 이들간의 협상과정 중 발생한 잡음 때문이라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펀드 구성이나 규모, 일정, 인수 가격, STX의 부채 처리 방안 등 세부적인 내용이 이해관계자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은 것은 물론 관련 정보에 대한 접근조차 허용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같은 양상은 지난해 12월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된 이후에도 계속됐다고 이들은 주장하고 있다.

여기에 펀드의 리더격이자 중간자 역할을 하는 홍라정 AFC코리아 대표도 말을 계속 번복하면서 투자자의 신뢰를 잃은 것으로 전해졌다.

복수의 관계자의 증언을 종합하면 AFC코리아와 접촉한 투자 업체들은 모두 똑같은 제안을 받았다. 국내 중견기업 A사가 300억원을 마련키로 했으니 400억원 정도를 투자해볼 생각이 없냐는 내용이다. 이에 각 업체는 투자를 긍정적으로 검토했지만 최종적으로는 포기하고 말았다. 앞서 거론한대로 상황이 지속적으로 바뀌었고 300억원을 투자키로 했다는 A사 역시 이름만 ‘이름만 빌려준 것’이란 사실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물론 특수목적펀드 구성 과정에서 무한책임투자자(GP)가 아닌 유한책임투자자(LP)가 교체되는 건 흔한 일이며 법적으로도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AFC코리아가 보여준 모습은 다소 지나쳤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평가했다.

그리고 투자자간 갈등에 불씨를 당긴 사안이 또 하나 있었는데 바로 인수 이후 STX를 이끌 대표이사의 선임 문제다. AFC코리아 측이 대표이사 후보로 제시한 특정 인물이 투자자의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 해당 인물은 한때 국내 최대 규모의 석유제품 수입사를 운영하던 박 모 대표다. 그러나 지금은 그 업체가 다른 기업으로 인수된데다 이후 그가 뚜렷한 행보를 보이지 않았다는 점 등으로 인해 투자가들은 이를 탐탁치 않게 여겼다. 게다가 비록 LP 자격이기는 하지만 AFC코리아보다 더 많은 돈을 내기로 한 터라 불만이 상당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AFC코리아는 STX 인수를 위한 SPA까지 체결했음에도 국내 자본 유치에 실패하면서 다시 투자자를 물색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다만 이들이 최종적으로 자금을 마련할지는 불투명한 실정이다. 통상 대금납입 기한이 SPA 체결 이후 3개월 이내라 시간이 부족한 것은 아니지만 설립 후 불과 2년밖에 지나지 않은 사모펀드(PEF) 운용사에 선뜻 돈을 내어줄 곳이 많지는 않을 것이란 게 업계의 시각이다.

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보통 기업 인수를 목적으로 하는 PEF 운용사가 투자제안을 해오면 그들의 규모와 투자 이력, 담보 제공 능력, 인수 기업의 재무 상태와 향후 경영 계획 등을 두루 따져본 뒤 투자 여부를 결정한다”면서 “만일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다면 제안을 거절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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