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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상황이 어떻길래··· ‘실적 좋아졌지만, 부채도 두배 늘었다’

[KTB투자증권 경영권분쟁]경영상황이 어떻길래··· ‘실적 좋아졌지만, 부채도 두배 늘었다’

등록 2017.12.04 21:19

수정 2017.12.05 11:04

서승범

  기자

영업익·매출 늘었지만 부채·위험자산 급증해 재무 위험성 높아져효성과 83억 소송 탓···직속 투자운용본부 실적 ‘거품설’도 제기

KTB투자증권 권성문 회장과 이병철부회장 간 경영권 분쟁이 일단 마무리 됐다. 4일 열린 긴급이사회에서 모두가 예상했던 극단적 결과를피하는결과를 도출한 셈이다.

다만 이날 이사회서 권 회장측이 리스크 관리를 언급한 만큼 KTB투자증권의 경영상황에 대한 궁금증은 풀어야 할숙제다.

권성문 회장이 이사회를 소집하면서 든 표면적 이유는 경영상황 점검이다. 겉으로는 회사가 매출도 이익도 크게 늘었는데 실제 회사가 그 정도의 성장을 하고 있는지 따져 보겠다는 목적이다.

그 동안 KTB투자증권은 회사의 경영상황과 관련 이병철 부회장이 경영에 참여한 이후 의미있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밝혀 왔다. 특히 이 부회장이 주력하고 있는 투자금융(IB) 부문의 성과가 두드러진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런데 권 회장이 이사회를 소집하면서 이 부회장이 거둔 성과가 사실은 거품일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권 회장이 경영상황을 점검하는 이유도 이런 주변의 지적들을 받아들인 결과하는 분석이 많다. 그렇다면 정말 이 부회장이 거둔 성과는 거품일까.

뉴스웨이가 KTB투자증권의 분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회사측의 주장처럼 매출과 영업이익은 크게 늘었다. 특히 이 부회장이 중점적으로 키우고 있다는 IB부문의 몸집은 전년에 비해 확실히 커졌다.

다만 이렇게 매출과 이익은 늘어났음에도 회사의 재무 건전성은 나빠졌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부채가 전년 말에 비해 두배가까이 늘었는 데다 위험자산도 급증하면서 위험도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KTB투자증권의 올해 3분기 별도 누적 기준 영업이익은 290억8200만원으로 지난해 동기(140억6800만원)보다 106.72% 증가했다. 매출액도 1678억6700만원으로 전년 동기(1247억1400만원)보다 34.60% 늘었다. 투자금융 쪽에서의 수익이 크게 늘면서 매출 및 이익이 증가했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실제로 KTB투자증권의 3분기까지 영업부문별 상세실적으로 보면 IB부문의 실적 향상이 두드러진다. 특히 이병철 부회장이 이끄는 것으로 알려진 투자금융본주의 주력 분야인 인수주선 사업에서 영업이익이 270억원이 넘어 전체 영업이익의 90%를 넘는 것으로 나왔다.

하지만 부채가 늘어나면서 자산 건전성은 오히려 뒷걸음질 쳤다. 3분기 기준 KTB증권의 부채는 총 1조5875억8679만9433원으로 2016년 말 7900억5608만3521원과 비교해 2배 가까이 급등했다. 지난 2015년과 비교해서는 3배 가까이 늘었다.

특히 위험투자가 부채로 이어졌다. 우선 금융부채가 크게 증가했다. 별도기준 KTB투자증권의 당기손익인식금융부채는 전분기 100억3300만원에서 1199억1500만원으로 1100억원 가량 증가했다. 이는 매도유가증권에 따른 손실이 반영된 것이다.

차입부채 역시 지난해 말 6285억8850만3361원에서 9489억2261만205원으로 3200억 가량 늘었다. 매입대출채권도 490억원 가량 증가했다.

또 현금및 현금성 자산 중에서도 위험도가 높은 CMA의 비중이 높아졌다는 점도 눈여겨볼 부문이다. 일단 현금및 현금성자산은 2016년 3분기 2133억6200만원에서 올 3분기 4009억5000만원으로 두배 가까이 늘었다.

그런데 세부 내용을 보면 MMDA는 지난해 3분기 1383억원에서 올해 3분기 421억원으로 줄어든 반면 CMA는 1100억원에서 3400억원으로 3배 이상 늘었다. 전체 현금및 현금성 자산 중 CMA가 차지하는 비중이 80%가 넘는 셈이다.

CMA는 고객의 돈으로 투자상품을 운용하고 그 수익을 고객에게 돌려주는 상품으로 시중은행보다 금리가 높고 입출금이 자유롭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예금보다는 투자형 수익상품으로 선택한 금융상품의 투자 실패 시에는 원금 손실이 발생할 위험도 있다.

또 이 부회장이 직접 육성한다는 투자금융본부는 대외적으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KTB투자증권의 이익 성장에 기여한 바는 미비한 수준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투자금융본부는 이 부회장의 측근인 최석종 사장이 직접 진두지휘하는 곳으로 신재생에너지(태양광), 항공기금융 등 대체투자가 사업의 핵심으로 알려졌다. 이 부서는 사실상 교보증권과 NH투자증권에서 사업을 진행하던 것으로 그 인력이 KTB투자증권으로
옮기면서 그대로 가져온 것과 마찬가지다.

투자금융본부는 올 상반기까지만 태양광 사업과 항공기금융을 통해 80억원 이상의 수입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바이오매스 발전사업 투자를 놓고 효성과 83억원 규모의 법정싸움을 하고 있는 것을 따져본다면 실질영업수익 기여도는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

영국 바이오매스 발전사업은 최 대표가 NH증권·교보증권 본부장 재임시절부터 딜을 주관한 것으로 알려졌다.

KTB투자증권은 재작년 11월 현지 운영법인에 83억원의 대출을 제공했다. 지난 9월 만기가 돌아왔지만 효성 측은 “KTB투자증권 측이 소개한 현지 업체가 부도가 나면서 기한 내 공사를 마치지 못했고 프로젝트 기한을 지키지 못한 데엔 KTB투자증권의 책임이 있다”며 상환하지 않았고 결국 법정싸움으로 이어졌다.

업계 관계자는 “대체투자라는게 동전의 양면 같아서 수익을 내면 크게 낼 가능성이 크지만 그 만큼 위험성도 크고 기간도 많이 걸리는 분야”라며 “KTB 같은 자본이 부족한 증권사에서 사업을 하기엔 위험 부담이 있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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