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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이 나에게로 왔다, 스며들기 시작했다

SM이 나에게로 왔다, 스며들기 시작했다

등록 2016.03.22 06:00

이소희

  기자

사진=SM사진=SM


“SM이 나를 불러주기 전에는 하나의 엔터테인먼트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SM의 상품을 보았을 때 SM은 나에게로 와 삶의 일부가 되었다.”

국내 3대 기획사 중 가장 팬심을 저격하기로 유명한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가 2016년 다시 한 번 일을 냈다. SM은 지난 1월, 이수만 프로듀서가 직접 나선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했다. 이날 이수만 프로듀서는 음원 공개 채널 스테이션, EDM 레이블 설립, 스마트 노래방 앱 에브리싱 출시, 대중이 SM 신인 프로듀싱에 참여할 수 있는 루키즈엔터테인먼트, 셀러브리티 중심으로 진행되는 MCN 사업 등을 발표했다.

총 다섯 가지 계획에서 공통적으로 느낄 수 있는 것은 바로 ‘대중과 가까이 호흡하는 다채로운 문화생활’이었다. SM은 자신들의 사업에 대중이 일부나마 직접 참여할 수 있도록 했고 그 영역을 확장했다. 이는 실제 일상생활에서도 적용됐으며 팬덤이 아닌 대중들에게도 영향을 끼쳤다.

사진=SM사진=SM


◆ 1년 내내 귀가 즐겁다···스테이션 음원 공개 채널

앞서 말한 SM의 2016년 신 문화기술 중 하나이자, 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내 현재 가장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는 시스템이다. 스테이션은 1년 52주 매주 금요일 마다신곡을 하나씩 발매하는 음원 공개 채널이다. 처음에 다들 이 소식을 들었을 때 모두가 불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일주일에 한 곡씩 곡이 발매된다는 건, 그에 따른 어마어마한 인력과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혹자는 소위 곡을 ‘뽑아내듯’ 신곡이 발매되는 것이 아니냐며 지적하기도 했고, 음원차트를 점령하며 가요계의 우위를 차지하려는 것이라며 ‘노림수’라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베일이 벗겨진 스테이션은 훌륭했다. 첫 번째 주자 태연의 노래부터 시작해 현재까지, 스테이션의 곡들은 늘 음원차트 상위권을 달리며 인기를 입증하고 있다.

SM은 소속 아티스트들뿐만 아니라 다양한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음악의 다양성을 제시했다. 실력 높은 외부 아티스트와 대형 기획사의 노하우가 만나 그야말로 ‘꿀조합’을 탄생시키는 것이다. 가수와 가수간의 협업도 마찬가지다. 윤미래의 ‘비코우즈 오브 유(Because of you)’, 엑소 디오와 유영진의 ‘텔 미(Tell me)’ 등이 그 예다.

아울러 디지털 싱글 형태로 발매되기에 시의성과 트렌드를 모두 잡을 수 있게 됐다. 봄의 시작에 맞춰 발매된 레드벨벳 웬디와 에릭남의 ‘봄인가봐’, 소녀시대 윤아와 10cm 권정열의 ‘덕수궁 돌담길의 봄’과 같은 노래다. 상상도 못했던 조합과 함께 지금 이 시기의 대중의 취향을 정확히 파악한 것이 매력이다. 특히 솔로로 나선 적 없는 이들도 스테이션을 통해 안전한 도전을 할 수 있다는 것도 또 하나의 장점이 됐다.

SM의 스테이션은 순항을 할 수 밖에 없다. 스테이션이 ‘SM이 계략’이라고 생각이 들기보다 오히려 다양한 음악을 매주 들을 수 있게 해준 것에 ‘고맙다’고 외치고 싶은 마음이다. 잠깐 몇 달간 시리즈로 앨범을 발매하는 형태와는 다른 짜임이다. 결국 SM이 만들어낸 52개의 음원은 한데 모여 2016년을 담아낸 모두의 앨범이 된다.

사진=SM사진=SM


◆ “어머, 이건 꼭 사야 해”···취향저격 SUM 마켓

엑소 손짜장, 레드벨벳 탄산수, 샤이니 빵이요. 처음에 SM이 이런 이름의 편의점 상품을 만들어낸다고 했을 때, 분명 다들 웃음이 터졌을 것이다. 사실 팬이라고 해도 자신 있게 상품을 구매해 이용하기 민망해질 정도로 직관적이고 단순한 상품명이기 때문이다. 아니면 ‘이름만 갖다 붙인 것 아니냐’고 못마땅해 했을 수도 있다.

SUM마켓은 청담동에 위치한 SM 사옥 지하 1층에 자리한 편의점이다. 편의점이라고 하기에는 규모가 매우 크고 상품의 종류 또한 다양해 ‘마트’라고 보는 것이 더 어울릴 듯 하다. 이 매장은 들어서는 순간 고급스러운 느낌을 받는다. 반짝거리는 하얀색 대리석으로 꾸며진 바닥과 세련된 진열대, 감각적인 디스플레이 등이 눈에 띄기 때문이다,

상품들은 압구정 갤러리아 식품관에 온 것처럼 깔끔하게 진열되어 있으며, 다채로운 컬러와 디자인으로 쇼핑욕구를 자극한다. 인스턴트 컵라면에 맥주, 과자, 씨리얼, 물 등 평범한 물건들인데 괜히 뭔가 달라 보이기까지 한다. SM 특유의 파스텔톤과 세련된 디자인, 독특한 패키지가 어우러진 이 상품들은 이름 앞에 붙여진 아티스트의 이름과 상관 없이 여성 구매자들의 취향을 저격한다. 다시 활용하고 싶은 틴케이스, 손에 들고 다니고 싶은 일러스트가 삽입된 페트병 등이 그 예다.

별로 티가 나지는 않지만 값이 더 나가더라도 조금 더 예쁜 것을 즐기고 싶어 하는 소비심리를 훌륭히 이용했다. ‘일상 속 작은 사치’라는 트렌드를 잘 파악한 것이다. 그리고 무조건 값을 높여 가격을 책정한 것이 아니라 기존 상품과 동일한 가격을 부여한 상품들도 있으며, 저렴한 상품과 가격대가 높은 상품을 적절히 조화시켜 마음 편하게 쇼핑을 할 수 있도록 했다.

가수들의 콘서트장에서 파는 ‘일코해제(일반인 코스프레 해제)’ 시키는 야광봉, 아티스트 얼굴이 대문짝만하게 그려진 노트 등 같은 굿즈가 아니다. 누구나 부담 없이 우아한 분위기 속에서 구매를 즐길 수 있으며, 동시에 눈까지 즐거워지는 복합적인 요소가 분명하다. SUM마켓에 가는 순간 어느 순간 자기도 모르게 카트에 하나 둘씩 담고 있을 지도 모른다.

사진=SM사진=SM


◆ 맛도 기분도 최고! SMT서울 레스토랑

이런 SM의 영향력은 인간의 기본이 되는 의식주 중 ‘식’까지 닿아 있다.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위치한 SMT서울 레스토랑은 전 세계의 다채로운 요리 메뉴를 엄선해 제공하는 음식점으로, 지난 1월 21일 오픈 했다. 1층과 2층은 플레이그라운드, 3층과 4층은 펜트 하우스, 5층은 버티칼 가든 콘셉트로 운영된다.

플레이그라운드는 낮에는 런치 및 디저트 카페로, 저녁에는 파타스 레스토랑으로 운영되며 주말 오후 10시 이후에는 DJ를 초청해 라운지로 꾸며진다. 펜트하우스는 코스요리를 판매하고 예약제로 이뤄지는 공간이며, 버티칼 가든은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이다. 모든 공간은 낮은 조도의 조명과 우드와 블랙 톤이 어우러진 인테리어 등으로 고급 레스토랑을 연상케 한다. 이는 SM이 운영하는 식당이 아니더라고 꼭 한 번 와보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한다.

그렇지만 선뜻 입장이 망설여지기도 한다. 이런 분위기에 따라, SM이 운영하는 곳이니 SMT서울 메뉴의 가격대가 높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팬들의 성지’가 될 곳인데, 분명 팬덤에는 어린 친구들과 학생들이 있을 텐데 이래도 되는 걸까? 하지만 SMT서울은 런치와 디너, 코스 등 다채로운 구성으로 합리적인 가격대부터 높은 가격대까지 선택의 폭을 넓혔다. 메뉴 또한 다양한 세계 요리, 디저트, 음료 등 한 자리에서 여러 음식을 맛볼 수 있게 했다.

게다가 레스토랑 안에는 SM의 아티스트들의 모습이 나오는 빔 프로젝트 영상이나 소품 등을 곳곳에서 볼 수 있는데, 그렇다고 팬이 아닌 손님이 민망할 정도는 아니다. SM은 직접적으로 자신들의 홍보를 하기 보다, 레스토랑 분위기에 맞춰 감각적으로 배치를 했다. 레스토랑으로서 갖춰야 할 것들을 갖추면서도 팬과 대중이 모두 만족할 수 있게끔 만든 것이 바로 SM의 세련미다. 이제는 친구들과 혹은 가족, 연인과 모임을 위해 ‘강남 맛집’을 검색하다가 SMT서울을 발견할 지도 모르겠다.

◆ 음악, 대중의 일상과 결합

엔터테인먼트의 사업이라고 하면, 그리고 특히 아티스트뿐만 아니라 엔터테인먼트사 자체에 대한 팬덤까지 거느리고 SM의 것이라고 하면 응당 일반 대중들에게는 해당사항이 없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SM은 달라졌다. 이미 예전부터 라이프 스타일에 발을 들여왔고, 지금의 것에는 약간의 다른 점이 있다. 음악을 창출해내는 단순한 관점에서 더 나아가 대중의 일상과 결합을 시킨 것이다.

사실 이런 사업의 확장은 대중의 관점에서 좋은 현상은 아니다. 회사의 이익창출을 위해 덩치를 불리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다. 물론 회사라면 당연히 수익을 창출해야 한다. SM이 팬덤에서 대중으로 타겟을 넓힌 것도 그런 이유 중 하나일 수 있다.

또 대중은 SM의 손길이 닿아 있는 것들에 거부감을 갖고 팬덤의 전유물이라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조금만 더 들여다 보면 좀 놀랍다. 생각보다 SM의 마니악한 면모와 대중성, 트렌드가 삼위일체된 모습이기 때문이다. 일상생활에서 누구나 쉽고 편하게 그리고 트렌디하게 즐길 수 있는 문화생활을 제공하고, 그 안에 SM만의 매력을 은근하게 녹여냈다.

이에 우리는 자신도 모르게 시선을 이끌리게 되고 발을 들이게 된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우리 일상의 일부로 받아들이게 된다. 정신을 차리고 보면 어느새 ‘SM월드’의 한가운데 서 있을지도 모른다. 우리의 선택권이 좀 더 넓어진 것뿐이니 겁낼 필요는 없다. SM이 제안하는 라이프스타일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살펴보고 나면 생각이 좀 달라질 수도 있을 테니 말이다.

이소희 기자 lshsh324@

뉴스웨이 이소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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