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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한 GM·르노···‘먹튀’ 준비하나

수상한 GM·르노···‘먹튀’ 준비하나

등록 2013.12.23 11:22

정백현

  기자

잇단 한국공장 생산량 감축 설비는 해외 이전지속적 인력 줄이기 혈안 R&D 투자마저 뒷전 2009년 쌍용차 혼란 빠뜨린 상하이차 닮은 꼴

한국GM과 르노삼성자동차의 앞날이 심상치 않다. GM과 르노 본사가 회사 운영의 효율성 강화를 이유로 생산량과 투자액, 인력을 대거 줄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잠잠했던 ‘한국 철수설’이 또 다시 이슈화되고 있다.

한국GM은 GM 계열사와 중국 상하이자동차가 각각 77%, 6%의 지분을 갖고 있고 르노삼성은 르노그룹이 79.7%의 지분을 갖고 있다. 두 회사 모두 철저히 외국 자본에 의해 움직이고 있다.

두 회사의 국내 생산 시설은 나란히 해외로 이전되고 있다. 생산 인프라의 확충을 통해 회사의 외연을 키워나가겠다던 당초의 약속과 반하는 정책이다.

지난해 신형 크루즈의 생산 권한을 한국GM 군산공장에서 해외로 이전시킨 GM은 소형 SUV 트랙스(모카)의 유럽 수출 물량도 내년부터 부평공장이 아닌 스페인 사라고사 공장에서 생산·판매하기로 결정했다.

특히 최근 GM 본사가 유럽에서의 쉐보레 브랜드 사업 철수를 결정함에 따라 전체 생산량의 20%를 유럽 수출량으로 의지해 온 한국GM이 직격탄을 맞을 위기에 처했다.

르노삼성 부산공장은 성장하지 못하고 있다. 주력 차종인 세단 SM시리즈의 판매가 부진한 탓에 공장 가동률이 50%대 중반에 머무르고 있지만 현실적 개선 대안은 나오지 않고 있다.

게다가 르노그룹의 위탁을 받아 부산공장에서 생산하는 닛산 ‘로그’는 국내 판매 계획 없이 미국으로 수출만 되고 있다. 반대로 국내에서 관심이 높은 ‘QM3’는 국내가 아닌 스페인에서 생산되고 있다.

특히 최근 르노 본사가 중국 둥펑자동차와 합작을 맺고 2016년부터 중국 현지 생산을 늘리겠다고 나서면서 부산공장의 앞날은 더 어두워지게 됐다.

본사의 추가 투자 소식도 들리지 않고 있다. 두 회사 모두 그럴듯한 투자 계획만 나왔을 뿐 실제로 투자가 집행된 금액은 많지 않다. 오히려 르노삼성의 경우 연구·개발 예산이 갈수록 깎이고 있다.

여기에 지속적 인력 감축은 자동차업계 전체의 고용 불안까지 부추기고 있다. 한국GM은 내년 1분기 사무직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준비하고 있다. 르노삼성은 지난해에만 전체 직원의 20% 이상을 떠나보냈다.

GM과 르노의 이같은 행동에 자동차업계 일각에서는 지난 2009년 쌍용자동차를 혼란으로 빠뜨렸던 ‘먹튀 사건’이 재현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지난 2005년 쌍용차를 인수한 상하이자동차는 단 한 푼도 투자하지 않고 오히려 차의 판매 수익과 하이브리드 엔진 기술을 가로채고 달아나 논란이 됐다. 이 ‘먹튀 사건’은 사회적 문제로 비화된 ‘쌍용차 사태’의 근본적 원인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한국GM과 르노삼성 측은 ‘먹튀’ 가능성을 부인했다. 한국GM 관계자는 “이미 본사에서도 한국 등 성장 가능성이 많은 지역에 대해 투자를 강화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며 “산업은행 지분 등의 문제가 있기 때문에 철수는 사실상 어렵다”고 말했다.

르노삼성 관계자 역시 “국내에서 사업을 계속 할 것이 아니었다면 부품 국산화 사업도 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내수 판매량 증대를 통한 회사 운영 기반 안정화에 최선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자동차업계 한 관계자는 “두 회사가 철수 가능성을 일축하고 있지만 이미 물량 이전과 인력 감축이 진행된 상황인 만큼 철수 가능성이 없다고 보기 어렵다”며 “그만큼 해외 브랜드들이 한국 자동차 시장을 만만하게 보고 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정백현 기자 andrew.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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