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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家 김동관 승계 변곡점···‘1兆 항공우주 시장 잡아라’

한화家 김동관 승계 변곡점···‘1兆 항공우주 시장 잡아라’

등록 2021.03.08 13:35

이세정

  기자

한화그룹, 우주사업 총괄 ‘스페이스 허브’ 출범김 사장이 팀장···한화에어로 엔지니어가 주축향후 ㈜한화·한화시스템 등 전문 인력도 참여스페이스X 등 시장 선점, 발사체 개발에만 5천억그룹차원 전폭적 지원 목표···승계 정당성 강화도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장남인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이 태양광과 수소사업에 이어 또다른 신사업인 항공우주사업을 진두지휘한다. 김 사장이 민간 우주사업의 연구와 투자 등을 이끌게 된 만큼, 3세 경영승계의 새로운 변곡점이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화그룹은 그룹 우주산업 컨트롤타워격인 ‘스페이스 허브’를 출범한다. 여러 계열사에 흩어져 있는 핵심 기술을 한 데 모아 기술적 ‘컬래버레이션’을 도모한다는 것이 탄생 목적이다.

스페이스 허브는 우선 한국형 발사체인 누리호 개발에 참여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엔지니어들을 중심으로 구성된다. 장기적으로는 한화시스템의 통신·영상장비 전문 인력과 ㈜한화 무기체계 분야별 전문 인력,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인수한 국내 인공위성 업체 쎄트렉아이 측도 참여할 예정이다.

스페이스 허브는 ㈜한화와 한화솔루션에서 전략부문을 이끄는 김 사장이 담당한다. 전략부문은 중장기적 비전과 투자 방향을 설정하는 곳이다.

김 사장은 스페이스 허브 팀장으로서 발사체·위성 등 제작 분야와 통신·지구 관측·에너지 등 서비스 분야의 연구·투자에 집중하게 된다. 우주 분야 외부 인재 영입도 추진한다. 한화솔루션의 태양광 기술과 한화솔루션이 인수한 미국 수소·우주용 탱크 전문 기업 시마론의 기술 등을 우주 사업과 연계하는 방안도 연구한다.

스페이스 허브는 각 회사별 우주사업을 관장하면서 시너지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제작한 발사체에 쎄트렉아이의 위성을 싣고, 한화시스템의 통신체계를 탑재시키는 식이다.

한화시스템의 영상 탑재체 기술과 쎄트렉아이의 지구관측위성 기술을 융합한 서비스 개발도 가능하다. 두 회사의 통신체계 기술과 소형위성 설계 기술이 더해질 경우 위성통신 분야에서도 더욱 빠른 궤도 안착이 기대된다.

김 사장이 스페이스 허브의 지휘봉을 잡은 배경은 그룹 차원의 대대적 지원과도 맞닿아있다.

미국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와 항공우주연구원에 따르면 2013년 3000억원 수준이던 글로벌 민간 우주시장 규모는 2017년 3500억원으로 성장했다. 특히 2040년에는 1조1000억원 규모로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우주시장은 이미 미국의 스페이스x나 아마존이 주도권을 선점한 상태다. 일례로 2002년 창업한 스페이스X는 2008년 유인 우주선 팔콘1호를 발사했고, 현재 팔콘9 발사체까지 상용화됐다.

특히 스페이스X는 지난해 한국군 전용 통신위성 ‘아나시스 2호’를 발사하기도 했다. 아나시스2호는 우리 군이 록히드마틴에서 전투기 40대를 도입하면서 절충교역으로 통신위성 1기를 받은 것인데, 제작은 에어버스가 했다.

스페이스 허브가 각 회사 기술 역량을 집중한다면 국내 기술로도 통신위성 제작과 발사, 운용 등이 가능해진다.

스페이스X는 팔콘9 발사체 개발에 약 5000억원 가량을 투자했다. 현재 한화 측 보유 기술로 단기간에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이보다 더 많은 자금 투자가 불가피하다. 구체적인 투자 규모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자체 투자에 더해 정부 지원 등으로 재원을 충당한다는 계획이다.

김 사장은 “세계적인 기업들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전문성과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면서 “엔지니어들과 함께 우주로 가는 지름길을 찾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김 사장은 항공우주사업을 이끌며 승계 작업의 정당성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사장의 경영능력과 선제적인 투자감각은 시장 안팎의 인정을 받은 상태다.

김 사장은 2008년 그룹의 태양광 사업 진출을 결정하고 밀어부쳤다. 큐셀 인수와 한화솔라원 합병도 그의 작품이다. 2015년 흑자전환에 성공했고, 현재 미국 태양광 모듈 시장 1위 업체로 성장했다.

수소사업은 김 사장이 새롭게 뛰어든 신사업이다. 김 사장은 2018년 한화에너지와 한화종합화학의 미국 수소트럭 업체 ‘니콜라’ 투자를 적극 지지했고, 지난해 각 계열사가 밸류체인을 형성하는 그린수소 로드맵을 발표했다. ‘친환경 에너지’가 글로벌 트렌드로 부상한 만큼, 조만간 가시적인 성과를 낼 것이란 관측이다.

하지만 김 회장이 아직 건재하고, 그룹을 물려받기엔 젊은 만큼 경영권 이양은 속도조절이 불가피하다는 게 지배적인 시각이다. 김 사장의 ‘주전공’이 에너지 부문으로 국한되는 만큼, 방산 부문에서의 역량을 키우겠다는 의도도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김 사장은 이달 29일 열리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될 예정이다. 또 24일 개최하는 쎄트렉아이 정기 주총에서도 기타비상무이사로 등재되는데, 김 사장은 무보수로 근무한다.

그룹 우주사업이 성공리에 본궤도에 안착하면, 김 사장은 ‘차기 총수’ 위상을 강화할 수 있다. 동시에 방산과 제조 계열사 전반에 지배력도 뻗게 된다. 최근 김 회장이 ㈜한화 미등기임원으로 경영복귀를 알린 것도 장남이 이끌 항공우주사업의 미래기술 확보와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한 해외시장 개척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기 위해서다.

뉴스웨이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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