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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태 체제 안착한 한진그룹···마지막 과제 ‘아시아나 통합’

조원태 체제 안착한 한진그룹···마지막 과제 ‘아시아나 통합’

등록 2021.02.15 14:36

수정 2021.02.15 15:03

이세정

  기자

4월이면 총수 2주년, 시장의 경영능력 우려 불식3대주주 등판한 산은, 우군···외부세력 방어 성공코로나 불구 흑자경영, 솔선수범 리더십 높은 지지통합 완료시 재계 순위 10위권 진입···중요 변곡점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고(故) 조양호 전 회장 별세 이후 갑작스럽게 총수에 오른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재계 안팎에서 경영능력 인정을 받고 있다. 조 회장은 외부 세력의 경영권 공격을 사실상 무력화시킨데 이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도 항공사 유일의 흑자를 달성했다.

시장에서는 올해 하반기를 목표로 하는 아시아나항공 통합이 한진그룹 성장의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본다.

15일 재계와 항공업계 등에 따르면 조 회장은 조만간 취임 2주년을 맞는다. 조 회장은 선친이 지난 2019년 4월8일 작고한지 16일 만에 회장으로 선임됐다. 총수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속전속결로 승계가 이뤄졌지만, 그 과정은 순탄하지 않았다.

조 회장은 2003년 입사 후 16년간 경영수업을 받아왔다. 하지만 ‘준비된 총수’라는 이미지가 크지 않아 재계 13위의 한진그룹을 이끌 수 있을지에 의문부호가 붙었다.

가족간 갈등도 골칫덩이였다. 불화설이 처음 새어나온 것은 공정거래위원회의 동일인(총수) 지정이 지연되면서다. 특히 연말 임원인사 이후 경영복귀가 불발된 누나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공식적으로 반기를 들며 남매간 싸움이 본격화됐다. 조 전 부사장은 외부세력인 KCGI, 반도건설과 연합전선(3자연합)을 구축한 뒤 조 회장을 공격했다.

조 회장은 모친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과 동생 조현민 ㈜한진 부사장(당시 한진칼 전무)뿐 아니라 직원들의 지지를 받으며 경영권 방어에 나섰다. 지난해 3월 열린 지주사 한진칼 주총에서는 사내이사 재선임에 성공하는 등 경영권 공격을 막아냈다.

3자연합은 다음 주총에 대비하며 꾸준히 지분율을 높였다. 지난해 11월 기준 3자연합 지분율은 45%대로, 조 회장 측(41%대)보다 앞섰다.

하지만 조 회장은 KDB산업은행을 우군으로 확보하며 3자연합의 분쟁 의지를 꺾었다. 국내 항공산업 재편이라는 대의를 위해 대형항공사(FSC)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결정한 조 회장은 아시아나항공 채권단인 산은의 자금 지원을 이끌어냈다. 산은은 한진칼의 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하며 지분 10.66%의 3대 주주에 올랐다.

산은은 아시아나항공 인수 지원의 조건으로 경영 감시자 역할을 맡겠다고 선언했다. 지난 10일에는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 분리를 명문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주주제안서를 발송하기도 했다. 3자연합이 분쟁 명분으로 내세운 경영 정상화를 산은이 관리·감독하게 된 만큼, 경영권 분쟁은 사실상 종식됐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조 회장은 위기 관리 능력도 인정받았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국내 항공사 중 유일하게 영업이익 흑자를 달성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항공여객은 전년 대비 70% 급감했다. 전세계 항공사들도 줄줄이 적자를 기록했지만, 대한항공은 항공화물에 특화된 역량을 무기로 실적 하락을 방어했다.

대한항공이 항공화물 경쟁력을 확보한 것은 조 회장의 전략이었다. 조 회장은 유휴 여객기를 화물기로 활용하자고 제안했고,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항공화물 시장에서 높은 수익을 거뒀다.

고강도 재무구조 작업은 코로나19가 불러온 유동성 위기를 버틸 체력을 만들었다. 조 회장은 적자사업과 비주력사업을 과감하게 정리하고 있다. 대한항공 알짜사업인 기내식과 기내면세품 판매 사업부도 매각했다.

내부에서는 직원들의 높은 지지를 얻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한진그룹은 딱딱하고 보수적인 조직문화가 자리잡고 있었다. 조 회장은 취임 직후 ‘노 페이퍼’ 회의를 선언했고 완전 복장 자율을 채택했다. 또 임원 직위체계를 기존 6단계에서 4단계로 축소해 불필요한 결재 라인을 간소화했다.

조 회장은 솔선수범의 리더십을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작년 2월 코로나19로 중국 우한에 고립된 교민을 송환하기 위해 운항된 첫 번째 전세기에 자발적으로 탑승했고, 같은해 6월 직접 격납고를 찾아 기내 소독 작업에 동참했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호실적을 기반으로 2019년 4월 이후 2년 만에 직원 승급(승진) 심사를 재개한다. 또 지난해 채용됐지만 경영난으로 입사가 미뤄진 신입사원 40여명은 이날 시작된 신입사원 교육에 참여했다.

조 회장은 현재 진행 중인 아시아나항공 통합을 차질없이 완수해야 한다는 큰 과제를 남겨두고 있다. FSC 통합이 끝나면, 한진그룹은 재계 순위 10위권 안으로 진입할 수 있다. 대한항공은 국내 최대 항공사뿐 아니라 글로벌 7위 규모의 ‘메가 캐리어’로의 도약이 기대된다.

업계 반응은 긍정적이다. 대한항공은 지난 1월14일 한국을 비롯해 ▲미국 ▲EU ▲중국 ▲일본 ▲터키 등 필수적으로 기업결합신고를 해야 하는 총 9개 경쟁당국을 대상으로 기업결합신고를 했다. 지난 4일 터키 경쟁당국(TCA)로부터 첫 번째 승인을 얻었고, 나머지 국가에서도 무난하게 심사를 통과할 것이란 분석이다.

한진칼은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 인수 자금 마련을 위해 오는 3월 단행하는 3조3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참여한다. 6월 예정된 아시아나항공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가 완료되면 인수는 종료된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통합이 마무리되면 시너지 효과가 본격화될 것”이라며 “규모의 경제 실현은 물론, 신시장 진출을 통한 미래성장 동력 확보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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