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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갑내기 정지선·정유경의 한판승부

동갑내기 정지선·정유경의 한판승부

등록 2021.02.10 09:14

수정 2021.02.10 10:53

변상이

  기자

한섬, 지난해 패션 불황에 뷰티사업 캐시카우 도전 신세계인터 ‘비디비치’ 성공사례 벤치마킹 서둘러

그래픽=홍연택 기자그래픽=홍연택 기자

동갑내기 CEO인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과 정유경 신세계그룹 총괄사장이 뷰티사업에서 한판 승부를 벌인다. 정 총괄사장은 신세계인터내셔날을 통해 뛰어든 뷰티사업이 안정적으로 자리잡은 가운데 정 회장 역시 뒤늦게 뷰티사업에 출사표를 던졌다. 이미 두 기업은 패션은 물론, 백화점·면세점 사업까지 비슷한 분야에서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만큼 한섬이 신세계인터의 뷰티사업의 뒤를 바짝 뒤쫓을지 관심이 쏠린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신세계인터내셔날과 한섬은 패션 기반으로 성장을 이어왔지만 최근에는 온라인몰과 뷰티사업을 필두로 캐시카우 마련에 집중하고 있다. 뷰티사업에 한발 먼저 뛰어든 것은 신세계인터내셔날이다. 정유경 총괄사장은 지난 2012년 ‘비디비치’ 인수로 화장품 사업에 뛰어든 이후 중국 무대를 필두로 놀라운 성장세를 기록했다. 인수 당시 연매출 19억 원에서 코로나 시국 이전인 2019년 3680억 원 매출을 기록했다.

정 총괄사장은 비디비치에서 만족하지 않았다. 이후 출시한‘연작’도 중국 시장에서 ‘대박’이 터지며 지난해 말에는 새로운 화장품 브랜드 ‘로이비’를 론칭했다. 최근에는 코로나19로 뷰티 사업이 주춤한 가운데서도 뷰티 카테고리를 확대해 사업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지난해에만 4개 뷰티 브랜드를 선보였다. 스웨덴 ‘라부르켓’, 이탈리아 ‘컴포트존’, 프랑스 니치향수 ‘엑스니힐로’, 자체 브랜드 ‘로이비’다. 지난해 인수한 ‘스위스 퍼펙션’의 국내 출시도 앞두고 있다.

신세계인터의 뷰티사업 성공 사례에 정 회장도 비슷한 전략을 택했다. 최근 클린젠 인수와 동시 자체 기술력 확보를 위한 작업에 돌입한 것. 한섬은 그간 ‘패션 외길’ 경영을 고수하며 여성복 부문에서는 브랜드‘타임’이 1위 자리를 굳혀왔다. 그러나 몇년 전부터 국내 패션시장이 장기 불황에 맞닥드리면서 지속 성장에 제동이 걸리자 정 회장은 곧장 뷰티사업에 눈을 돌렸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지난해 5월 코스메슈티컬(의약화장품) 브랜드 ‘클린젠’ 인수에 이어 천연 화장품 원료 기업 1위인 SK바이오랜드까지 인수하면서 뷰티 사업에 통큰 투자를 강행했다. 이미 백화점·면세점·아울렛 등 그룹이 보유한 탄탄한 유통망을 활용해 화장품 사업을 빠르게 키우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또한 신세계가 차별화된 프리미엄 화장품 마케팅으로 중국에서 큰 성과를 거둔 점도 유심히 살폈다. 단순한 스킨케어 브랜드가 아닌 전문성을 확보한 코스메슈티컬 기업을 인수했다는 점을 주요 경쟁력으로 내세웠다.

현재 패션업체가 선보인 화장품 라인 가운데 의약품과 화장품을 접목해 성공한 사례는 없는 상태다. 한섬은 현재 타임·마인 등 기존 프리미엄 패션 브랜드 운영을 통해 쌓아온 한섬 고품격 이미지를 코스메슈티컬 라인에서도 이어가겠다는 설명이다. 특히 두 기업은 올해 본격적인 ‘포스트 코로나’시대에 접어들면서 주춤하는 패션시장 보다 뷰티시장에서의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신세계인터는 수익성이 저하된 패션 브랜드를 과감히 철수하는 등 사업 재정비에 돌입했다. 자회사 신세계톰보이가 전개하는 남성복 브랜드 ‘코모도’ 사업 철수 결정에 이어 여성 정장브랜드 ‘센존’은 오프라인 매장을 접고 온라인 전용 브랜드로 전환했다. 이 외에도 계속해서 패션 사업부는 온라인 전환에 힘쓰고 급성장하고 있는 화장품 사업부는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더욱 확장하겠다는 복안이다.

한섬 역시 자체 온라인몰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아직까지 패션 브랜드가 온라인 실적을 이끌고 있지만 향후 신사업인 화장품 사업을 이끌어나가야 하는 만큼 뷰티 카테고리 매출에 대한 기대도 큰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정 회장의 뷰티사업이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까지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미 화장품 시장에 뛰어든 패션업체가 포화상태에 이르는 것은 물론, 뚜렷한 경쟁력 없이는 수익성을 끌어올리기가 쉽지 않다는 우려에서다. 다만 그동안 정 회장이 굵직한 M&A를 통해 그룹 덩치를 키워냈다는 점에서는 장기적으로 뷰티사업이 캐시카우로 자리잡을 것으란 시각도 나온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한섬이 올해 하반기부터 화장품 신규 브랜드 론칭이 예정된 만큼 온라인 판매채널 확대에 집중할 전망이다”며 “더한섬닷컴과 H패션몰, EQL 등 주요 온라인몰 3개와 자체 물류센터를 기반으로 빠르게 온라인 매출 규모를 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변상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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