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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자상환 유예에 이익공유제까지···관치금융에 금융권 ‘속앓이’

이자상환 유예에 이익공유제까지···관치금융에 금융권 ‘속앓이’

등록 2021.01.21 15:56

주현철

  기자

이익공유제 대표로 떠오른 금융권···당초 플랫폼기업에서 확대당국, 이자상황 유예 재연장 가닥···점포폐쇄.배당 축소 등 압박도일각에선 정책 명분 공감하지만 지난친 경영 간섭 지적 제기

사진= 금융위 제공사진= 금융위 제공

금융당국이 소상공인·중소기업 대상 대출 만기연장과 이자상환 유예 조치의 재연장이 불가피하다고 밝힌데 이어 정치권에서 이익공유제 동참 압박까지 더해지면서 금융권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정치권에 따르면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정책위 의장은 지난 19일 한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이익을 보는 가장 큰 업종은 금융업으로 임대료만 줄이고 멈추자가 아니라 은행권의 이자도 멈추거나 제한을 해야 된다”고 주장했다.

홍 정책위의장은 ‘임대료 멈춤’ 운동에 보조를 맞춰 이자 부담을 경감하거나 불가피한 경우 이자 수취를 중단하고 신용등급 하향 조정, 가압류 등을 유예하는 방식을 제안하며 자발적 이익공유제 참여를 주문했다.

여당은 이낙연 대표가 올 초 ‘이익공유제’를 언급하면서 관련한 논의가 속도를 내고 있다. 여기에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8일 기자회견에서 “코로나 속에서 오히려 기업 성적이 좋아지고 돈을 버는 승자가 있다. 그런 기업들이 출연해 기금을 만드는 일은 대단히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금융계는 애초에는 여권에서 주로 배달의민족, 쿠팡, 카카오, 네이버 등 플랫폼 기반의 기업을 거명했으나 이들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인식에서 코로나 사태 속에서도 많은 이익을 낸 내수 대기업으로 눈을 돌렸고 결국 이익 규모가 큰 은행권으로 관심이 쏠린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금융권에 대한 금융당국의 압박 수위도 갈수록 높아지는 상황이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올해 금융위원회 업무계획 ‘온라인 사전브리핑’에서 “전 금융권 만기연장·상환유예, 금융규제 유연화 등 한시적 금융지원 조치는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연장이 불가피해 보인다”고 밝혔다.

지난해 9월에 이어 두 번째 연장 조치다. 금융 당국은 업계와 논의를 거치겠다는 입장이지만, 사실상 형식적인 절차로 보고 있다. 원금상환 연장은 불가피하지만, 이자까지 받지 않을 경우 부실 규모를 파악하기 힘들다는 게 업계의 입장이다.

또한 당국은 코로나19 여파에 대비해 배당을 줄이고 현금을 쌓아두라는 취지로 금융지주사에 연말 배당 성향을 낮추라고 권고하고 있는 상황이다. 은행의 중요한 영업전략 중 하나인 점포 폐쇄 역시 취약계층의 금융 접근성이 낮아질 수 있다는 이유로 압박이 계속 되고 있다.

이에 일각에선 시장 경제에 과도하게 개입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은행들은 금융당국 결정을 받아들이면서도 ‘부실폭탄’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코로나19라는 긴급한 상황을 고려해 금융권의 역할이 존재하지만 은행들이 감당해야하는 리스크는 갈수록 커질 수 밖에 없다”며서 “이익공유제 이야기가 나오는 것조차 매우 부담스러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수치상으로는 은행 실적에 문제가 없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이는 연체 등이 통계 자체에 잡히지 않아서 나타나는 현상”이라며 “이미 이자·원금 유예 시작한 지 1년이 지났다. 코로나19 상황이 종식되면 쌓였던 부실이 한꺼번에 터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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