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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대전환’ 승부수···패션업계, 코로나 위기탈출 속도낸다

‘온라인 대전환’ 승부수···패션업계, 코로나 위기탈출 속도낸다

등록 2021.01.04 17:02

변상이

  기자

‘수장 교체’ 삼성패션·코오롱FnC ‘온라인몰’에 집중 한섬·신세계인터 등 지난해 온라인 수익 성과 뚜렷LF·이랜드월드· 오프라인 비효율 브랜드 철수 속도

사진=LF사진=LF

지난해 전례없는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직격탄을 맞았던 패션업계가 올해 ‘선택과 집중’을 통해 수익성 확보에 나선다. 지난 한 해 동안 ’온라인 대전환’과 ‘대대적인 조직개편’으로 발판을 마련한 만큼 올해는 전환점을 맞겠다는 복안이다. 신축년 패션업계를 이어갈 수장들은 오프라인 브랜드는 하나라도 더 축소하고 온라인 전용 브랜드를 늘리는 등 브랜드 효율화 작업에 만전을 기할 전망이다.

4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삼성물산 패션부문, LF, 한섬, 코오롱 FnC, 신세계인터내셔날 등 패션업계 5대 기업을 비롯한 SPA 브랜드까지 수장 교체와 더불어 내부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특히 지난해 이미 온라인 전환으로 성과를 맛본 기업의 경우 임원 인사의 핵심은 온라인 전환 성공 여부였다. 백화점·매장 등 오프라인 유통 채널이 크게 감소하면서 온라인 실적 견인이 대표 연임 등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삼성패션과 코오롱FnC는 수장 교체라는 카드를 꺼내들며 새판짜기에 돌입했다. 우선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박철규 패션부문장이 취임 2년 만에 자리에서 물러났다. 박 부문장은 고 이건희 삼성 회장의 차녀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의 뒤를 이어 첫 전문 경영인으로 이름을 올렸다. 박 부문장은 부임 첫해인 2019년 매출 1조7320억원, 영업이익 320억원을 기록하며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으나, 이듬해 코로나19가 창궐하며 수익성 난항에 부딪혔다.

박 부문장이 용퇴한 자리에는 이준서 패션부문 상하이법인장이 부사장으로 승진하면서 부문장으로 올랐다. 이 신임 부문장은 박 부문장이 임기 말 단행하던 오프라인 점포 구조 조정을 계속해서 이어갈 방침이다. 오는 2월까지는 빈폴스포츠의 오프라인 점포를 전부 정리한다. 영업 손실의 주요인으로 꼽히는 에잇세컨즈의 체질개선을 위한 칼을 빼들지도 관심사다.

이 부문장이 직전에 중국 현지 에잇세컨즈 법인장을 맡았던 만큼 국내에서 에잇세컨즈의 본격적인 구조조정에 손을 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오프라인 구조조정과 함께 온라인몰인 SSF샵 운영에 힘을 준다. 최근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온·오프라인 영업 조직을 영업본부로 통합하고 영업 전략을 주도할 영업 전략담당을 신설했다.

온라인몰 성과로 타격을 최소화한 패션업체도 눈에 띈다. 지난해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자체 온라인몰인 에스아이빌리지에 명품 브랜드를 공식 입점시키며 병행 수입 제품을 판매하는 다른 채널과 차별화했다. 여기에 최근에는 라이브 커머스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직접 스튜디오를 선보이기도 했다. 라이브 방송에서도 명품 브랜드를 주로 판매하며 럭셔리 전략을 펼치고 있다.

한섬 역시 ‘온라인 퍼스트’ 전략 성과를 거두며 코로나19 타격을 피했다. 김민덕 대표는 취임 2년차에 오프라인 VIP 고객들을 그대로 온라인으로 끌어오기 위해 매출 최상위 100명에게 부여하는 ‘더 스타’ 등급을 신설했다. 이 같은 전략에 힘입어 한섬의 프리미엄 온라인몰 더한섬닷컴의 VIP VIP 회원 수는 112% 급증했고 이는 전년보다 67% 증가한 1250억원의 매출로 이어졌다. 한섬은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를 짓고 웹 드라마를 만드는 등 온라인 경쟁력과 콘텐츠 생산 역량을 지속 강화할 방침이다.

패션업계 장수 CEO로 주목받는 오규식 LF 부회장도 ‘온·오프라인 옴니채널’ 전환을 통해 위기에 빠르게 대처했다는 평이다. 오 부회장은 지난 2012년 구본걸 회장과 함께 대표이사직에 오른 뒤 사업 다각화 등에 힘쓰며 LF의 지속 성장에 초점을 맞췄다. 당시 무분별한 사업 확장으로 한때 수익성 위기에 놓였지만 뚝심 있는 경영 행보로 최근에는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오 부회장은 지난해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아웃도어 브랜드 ‘라푸마’를 과감히 철수하는 결정을 내렸다. 그 대신 오 부회장은 비대면 시대를 맞아 오프라인 매장에서 온라인 중심으로 바꾸는 데도 주력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LF의 전국 오프라인몰을 2021년까지 모두 오프라인 유통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한 O4O(온라인을 위한 오프라인) 개념의 ‘LF몰 스토어’로 전환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앞서 전환한 LF몰 스토어 20여 곳은 지난해 11월까지 매출 규모가 전년 같은 기간보다 100% 정도 상승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랜드도 패션사업부 재정비에 들어갔다. 이랜드월드는 지난해 말 여성복 사업을 포기하고 SPA 브랜드와 스포츠 사업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했다. 이번에 매각하는 로엠과 미쏘, 에블린, 클라비스, 더블유나인, 이앤씨 등 6개 브랜드도 오프라인 매장만 500여개에 달한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여성복 판매가 저조하자 곧장 재고부담으로 이어졌다.

반면 스파오와 뉴발란스는 매출 최고기록을 갱신하고 있는 점을 감안해 향후 효자 브랜드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랜드는 올해 계속해서 비효율 오프라인 매장을 축소하고 온라인몰 투자를 강화에 온라인 매출 비중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들이 부진한 사업을 과감히 철수하는데는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해 ‘언택트 소비’ 효과를 실감한 것이 주효하다. 업계에 따르면 재작년 까지만해도 복합쇼핑몰이나 유동인구가 만은 지역에 체험형 매장을 선보이는 게 주요 전략 중 하나였지만 지난해 야외 쇼핑이 급격히 줄어들면서 곧장 손실로 이어졌다. 올해 상반기까지 오프라인 매장 철수 작업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업계 간 온라인 경쟁은 강화될 전망이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한때 체험형 매장 등을 선보이며 직접 입어보고 만져보고 사야했던 시대는 저물고 있다”며 “빠르고 간편한 쇼핑과 합리적인 가격으로 소비자들의 만족도를 끌어올리기 위한 온라인 전쟁은 더욱 심화될 것이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변상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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