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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GS까지···유통업계 판 흔드는 이커머스 합종연횡

[NW리포트]SK·GS까지···유통업계 판 흔드는 이커머스 합종연횡

등록 2020.11.17 15:39

수정 2020.11.17 15:52

정혜인

  기자

이커머스 생존 위해 IT·유통·물류 인프라 통합 필요아마존·11번가, GS리테일·홈쇼핑, 네이버·CJ 등경쟁사, 이종산업 등 가리지 않고 협력관계 구축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국내 주요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업체들이 제휴, 합병, 협력 등 다양한 형태로 ‘합종연횡’ 하며 유통업계의 판도를 뒤흔들고 있다. 세계 최대 이커머스업체 아마존이 11번가를 통해 우회적으로 국내에 진출하는가 하면 GS리테일과 GS홈쇼핑은 최근 내년 7월 합병하겠다는 발표했다. 단순히 고객에게 상품을 판매하는 수준에서 넘어서 고객과 데이터, 인프라를 통합한 ‘플랫폼’을 구축해 생존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다.

◇아마존, SK 11번가 지분투자 통해 韓 진출 = 최근 이커머스업계에서 가장 큰 관심사로 떠오른 것은 11번가에 대한 아마존의 투자 발표다.

아마존과 11번가의 최대주주 SK텔레콤은 최근 이커머스 사업 혁신을 위한 상호 협력 및 지분 약정을 체결했다. 아마존은 11번가의 IPO 등 한국 시장에서의 사업 성과에 따라 일정 조건이 충족되는 경우 신주인수권리를 부여 받을 수 있다. 아마존의 지분 투자는 최대 30%로 알려졌다.

그 외의 구체적인 서비스 협력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으나 업계에서는 11번가에서 아마존 상품을 판매하는 식의 제휴와 클라우드 서비스 등 기술 제휴가 거론된다. SK텔레콤은 아마존과의 협력을 통해 11번가를 글로벌 유통 허브 플랫폼으로 성장시킨다는 목표도 내놨다.

이번 제휴를 통해 아마존은 한국에 우회적으로 진출할 수 있게 됐고, 11번가는 치열한 이커머스 시장 경쟁에서 살아남을 경쟁력을 단숨에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아마존은 세계 1위 이커머스로 그 동안 수 차례 국내 진출설이 흘러나온 바 있으나 실제로 단독 진출 대신 11번가와 손을 잡고 ‘간접 진출’ 하게 됐다.

한국 이커머스 시장은 최근 고공성장을 하고 있으나 이미 쿠팡, G마켓 등 여러 이커머스업체들이 자생적으로 발생해 시장에 확고하게 자리를 잡은 만큼 아마존이 단독 진출보다는 11번가와 손을 잡고 우회적으로 진출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한 것으로 분석된다. 법적 규제 등 진입장벽도 보다 수월하게 넘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11번가 역시 세계 1위 아마존과 손을 잡으며 이커머스 시장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11번가는 지난해 흑자 전환에는 성공했으나 거래액과 매출액이 줄면서 외형도 쪼그라들었다. 2018년 SK플래닛으로부터 분할해 별도 법인으로 홀로서기를 시작할 당시 국민연금 등 FI로부터 상장을 조건으로 투자를 유치하면서 흑자 전환을 통한 기업가치 올리기에 집중했기 때문이다. 아마존과의 협력을 통해 상품과 고객 데이터, 기술 등에서 전방위 확장이 가능해진 만큼 상위 이커머스업체들과의 본격적인 경쟁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편의점 1위·홈쇼핑 1위 합병하는 GS = 이에 앞서 GS그룹은 그룹 내 유통 계열사 GS리테일과 GS홈쇼핑을 합병해 내년 7월 초대형 유통기업을 출범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편의점 업계 1위 GS리테일과 TV홈쇼핑 업계 1위 GS홈쇼핑을 합쳐 오프라인과 온라인 통합 전략을 추진하기 위해서다.

GS리테일은 오프라인 점포를 중심으로 한 유통업을, GS홈쇼핑은 TV홈쇼핑과 모바일을 중심으로 한 유통업을 영위하고 있어 강점과 약점이 상반돼있다.

GS리테일은 전국에 분포한 1만5000여개의 오프라인 점포가 강점이나, 편의점 시장 포화로 인해 점차 점포 확보가 어려워지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에는 점포 수 기준 1위를 경쟁사 CU에 내주기도 했다. GS홈쇼핑은 취급액 기준 홈쇼핑업계 1위로 3000만에 가까운 TV홈쇼핑 시청가구와 함께 1800만명 이상이 사용하는 모바일 쇼핑앱을 운영하고 있으나 본격적인 이커머스 기업 도약을 위해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오프라인 점포를 중심으로 한 GS리테일의 강점과 온라인을 중심으로 한 GS리테일의 강점을 합쳐 온·오프라인 통합 유통기업으로 도약에 나선 것이다. 합병을 통해 채널, 고객, 상품 카테고리, 물류, 투자를 한 곳으로 집중해 경쟁력을 극대화한다는 구상이다.

최근 허태수 GS그룹 회장이 MBK파트너스, 한앤컴퍼니, 키스톤프라이빗에쿼티(PE) 등 ‘빅3’ 사모펀드(PEF) 운용사 회장 및 CEO들과 잇따라 미팅을 갖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허 회장이 이 미팅을 통해 유통업체 인수합병(M&A)을 포함한 신사업 방안을 다각도로 모색할 것으로 보고 있다. GS그룹이 두 유통사 합병을 투자 확대를 천명한만큼 유통과 관련한 미래 먹거리를 찾아나설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유통·IT·물류 등 경계 사라져···협력 통해 경쟁력↑ = 이처럼 유통업체들이 여러 플레이어들과 합종연횡 하는 것은 국내 이커머스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가운데 자체적인 경쟁력만으로는 생존하기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G마켓, 옥션, 쿠팡 등 13개 주요 온라인 유통업체의 전년 대비 매출액 증감률은 2017년 13.2%, 2018년 15.9%, 2019년 14.2% 등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올 상반기에도 전년 동기보다 15.9%나 성장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온라인쇼핑 거래액 역시 2017년 78조2273억원, 2018년 111조8939억원, 2019년 134조5830억원으로 빠르게 성장 중이다.

그러나 기존 유통업 방식 그대로 소비자가 원하는 물건을 값싸게 파는 것만으로는 더 이상 생존하기가 점차 어려워지는 추세다. 소비자가 원하는 물건을 소비자가 원하기도 전에 먼저 파악해 빠르게 공급하기 위해서는 상품 소싱 능력뿐만 아니라 고객 데이터 분석과 물류 인프라 구축이 필수적이다. 이 때문에 이미 시장에서는 유통채널과 물류, IT기업간의 경계가 사라지고 있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글로벌 IT기업들이 유통업에 속속 진출하는 것 역시 같은 맥락이다.

상품 소싱과 데이터 분석, 물류 인프라 구축 등 모든 제반사항을 기업 홀로 하는 데에는 대규모 투자와 시간이 필요하다. 이 때문에 각 분야의 강점을 가진 기업들이 손을 잡고 각자가 가진 데이터와 인프라를 통합해 시장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하는 전략이다.

아마존과 11번가, GS그룹 외에도 유통업계에서는 이런 합종연횡 트렌드가 뚜렷해지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네이버와 CJ그룹의 협력이다. 최근 네이버와 CJ대한통운, CJ ENM이 주식 맞교환 등을 통해 물류·콘텐츠 동맹을 맺었다. 이커머스와 IT플랫폼, 물류, 콘텐츠 등 이종산업에 속한 각 기업들이 손 잡고 콘텐츠 플랫폼과 이커머스 풀필먼트 사업 등을 공동 추진하기 위해서다.

비슷한 사례로 SSG닷컴(쓱닷컴)도 들 수 있다. 이마트는 최근 단행한 정기 임원인사에서 강희석 이마트 대표에게 SSG닷컴까지 맡기며 강력한 쇄신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국내 오프라인 유통업체 1위 이마트와 이커머스 후발주자 SSG닷컴의 수장을 통일해 온·오프라인 시너지를 강화하기 위해서다.

뉴스웨이 정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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