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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희 사장, 10.3조 인텔 낸드 인수 이유 밝혔다

이석희 사장, 10.3조 인텔 낸드 인수 이유 밝혔다

등록 2020.11.04 12:25

김정훈

  기자

3분기 실적 컨콜서 ‘하이닉스-인텔’ 빅딜 설명회 가져 “낸드 성장 속도 못내 아쉬움 커...인텔은 도약 기회”“5년내 낸드 매출 지금보다 3배 이상 성장”시장의 우려에 “D램 성장스토리, 낸드에서 재현하겠다”

이석희 사장이 4일 인텔 낸드 사업 인수 설명회를 가지면서 SK하이닉스를 글로벌 메모리 회사로 도약시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이석희 사장이 4일 인텔 낸드 사업 인수 설명회를 가지면서 SK하이닉스를 글로벌 메모리 회사로 도약시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이 4일 인텔의 낸드 사업을 인수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직접 밝혔다. 시장에서 국내 대기업 역대 최대 인수합병(M&A) 규모인 10조원이 넘는 투자비가 과도하다는 지적과 함께, 2025년 3월에 완료되는 계약방식을 놓고 우려 섞인 시각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이 사장은 이날 3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미국의 반도체 회사 인텔의 낸드 사업부를 90억 달러(약 10조3000억원)에 인수계약을 체결한 배경을 하나씩 설명했다. 이석희 사장이 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 참석해 사업 관련 설명회를 가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사장은 “SK하이닉스는 경쟁사들 대비 낸드 사업의 시작이 늦었던 핸디캡을 극복하며 최근 매우 의미 있는 성과를 내고 있으나, 예상치 못한 시황 변동으로 인해 성장의 중요한 변곡점에서 목표했던 만큼 도약의 속도를 낼 수 없었던 아쉬움도 있었다”며 입을 열었다.

그러면서 “후발주자로서 단기간 개선이 쉽지 않았던 규모의 한계를 해소하기 위해 2주 전 인텔의 낸드 사업부분을 인수하기로 결정했다”며 “향후 낸드 시장 성장의 핵심 동력이 될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 기술력과 제품 포트폴리오를 빠르게 확보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메모리 반도체 회사인 SK하이닉스는 그동안 D램 중심의 수익구조를 갖고 있었고, 낸드 사업은 최근 적자를 내는 등 수익성에 상당히 고전했다. 결국 막대한 자금이 투입되는 신규 연구개발(R&D) 및 생산시설 비용 등을 고려했을 때 낸드 시장에서 세계 1위 경쟁력을 갖고 있는 인텔의 사업부를 인수키로 결정했다는 게 이 사장의 설명이다.

이석희 사장은 인텔 낸드 사업 인수가 업계 최고의 QLC(Quad Level Cell, 낸드플래시 데이터 저장 방식) 기술력을 갖추고 있는 등 메모리 사업 도약의 큰 기회이자 추가적으로 시너지가 창출된다고 재차 강조했다.

인텔의 강점은 오는 2030년에 지금의 5.7배로 성장이 예상되는 데이터저장장치인 SSD 시장에서 삼성전자를 앞선다는 점이다. SK하이닉스가 인텔의 낸드 사업을 인수함으로써 SSD 분야에선 글로벌 1위 업체로 도약하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게 됐다는 평가다.

이 사장은 “인수하는 인텔 사업을 통해 이미 구축돼 있는 포트폴리오를 통해 하이앤드 SSD 시장에 접근 할 수 있는 즉각적인 효과가 크다”며 “인텔이 보유한 우수한 엔터프라이즈 SSD 솔루션 기술을 하이닉스의 차지트랩플래시(CTF) 기술과 접목해 고객에게 더 경쟁력 있는 제품을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시장에서 우려한 인텔 낸드 사업과 기존 SK하이닉스 낸드 간 중복되는 사업영역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이석희 사장은 “양사의 낸드 사업은 강점과 주요 제품 포트폴리오에 중복되는 부분이 적고 상호보완적”이라며 “낸드의 전 영역으로 원활하게 사업 기회를 확대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인텔 낸드 인수에 따른 청사진도 간략히 언급했다. 이 사장은 “향후 3년 내에 낸드의 자생적인 사업 역량을 확보하고, 5년 내에 낸드 매출을 인수 이전 대비 3배 이상 성장시키겠다”며 “그동안 D램 선도기업으로만 인정받아왔던 기업 가치를 톱 메모리 플레이어로서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시장에서 불거진 10조원이 넘는 과도한 인수가에 대해선 자금 조달은 큰 문제가 아니라고 반박했다.

이 사장은 “인수 대금은 총 90억불로 내년 말 1차 납부 시점에 70억불(약 8조원)을 현금으로 지불하게 된다”며 “해당 인수 대금의 절반가량은 보유 현금성자산과 향후 창출되는 영업현금흐름을 활용하고, 잔여분은 차입 등 외부 조달과 필요하면 자산 유동화 방안도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20억불(약 2조3000억원)이 들어가는 2차 납부 시점은 계약이 종료되는 2025년 3월까지다. 사업으로 벌어들이는 영업 수익으로 잔여분 납부는 충분하다.

이번 인텔 사업 인수가 두 단계를 거쳐 2025년에 계약이 마무리되는 구조여서 투자비 대비 SK하이닉스가 가져가는 이익 효과가 크지 않다는 시장의 우려도 제기됐다. 이에 이석희 사장은 “1차 클로징 시점에는 SSD 사업 관련 지식재산권(IP)을 포함한 기술과 제품, 그리고 판매 역량을 확보할 수 있어 즉각적으로 하이닉스의 낸드 사업 매출과 수익성 증대가 예상된다”고 했다.

또 “최종 인수가 완료되는 2025년 3월까지 다롄 팹(생산설비)의 운영과 적용될 기술의 개발은 인텔이 담당하게 된다”며 “앞으로 다롄 팹은 플로팅게이트(기존 낸드플래시) 기반 운영을 지속해 콜드스토리지용 영역에 집중 대응하고, 한국 팹은 차지트랩디바이스(CTD) 기반을 유지하면서 핫스토리지 영역과 모바일 분야 대응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인텔의 중국(다롄) 낸드 생산시설이 노후화 돼 앞으로 시설 투자비용이 크게 투입될 수 있다는 시장의 우려도 있다. 이에 대해 이 사장은 “다롄 팹의 투자 부담은 해당 팹에서 양산되는 낸드의 판매를 통해 창출되는 자체 영업현금으로 충당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석희 사장은 실적 컨퍼런스콜을 마친 뒤, 한 번 더 인텔 낸드 사업 인수가 절실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사장 취임하던 2019년 첫 날 하이닉스 구성원들께 기업 가치 100조원을 달성하는 자랑스런 기업을 만들고 싶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고, 지금 목표 달성을 앞당길 수 있는 새로운 전환점 앞에 서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하이닉스는 D램과 낸드, 한 쌍의 날개를 갖춘 명실상부 글로벌 메모리 회사로 발돋움하게 됐다. D램에서 만들어낸 턴어라운드 스토리를 낸드에서 어떻게 재현해 나갈지 주주 여러분들 지켜봐 달라”고 당부했다.

뉴스웨이 김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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