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률 반등은 성공···소비 회복 없이는 V자 반등도 없다

3분기 국내 실질 GDP 성장률 1.9% 기록

재화 수출 증가는 호재···코로나 변수 여전

큰 이변 없다면 성장률 목표치 도달은 가능

V자 반등하려면 소비·서비스 수출 회복 필요

한국은행은 27일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속보치 현황을 발표했다. 박양수 한은 경제통계국장이 3분기 GDP 성장률 현황 기자설명회에서 그래프를 통해 경제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으로 올해 들어 역성장을 거듭했던 우리 경제가 3분기 들어서 반등에 성공하며 한국은행이 전망한 –1.3% 성장에 근접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

더구나 예상을 뛰어넘은 반등이었기에 ‘코로나19 경제 쇼크’에서 어느 정도 벗어났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지난 상반기동안 겪은 경제 악화에 대한 기저효과 영향이 큰데다 유럽과 미국을 중심으로 코로나19의 확산세가 잦아들지 않고 있는 점은 여전한 악재로 평가된다.

한국은행은 27일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속보치 현황을 발표했다. 이날 집계된 전분기 대비 3분기 GDP 성장률은 1.9% 성장한 것으로 집계됐다. 앞서 올 1분기와 2분기는 각각 –1.3%와 –3.2%의 역성장을 기록한 바 있다.

당초 3분기의 GDP 성장률은 1% 중반대만 나와도 선방한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역대 최장기간 장마와 연이어 한반도를 강타한 태풍 등 천재지변의 영향이 컸고 광복절 이후 발생한 코로나19 2차 유행 사태와 거리두기 수준 강화 탓에 경제 반등이 쉽지 않아 보였다.

그러나 수출이 상반기 쇼크에서 벗어나면서 예상을 상회하는 1.9%의 성장률을 기록해 하반기 경제 회복을 예상할 수 있게 했다. 물론 이전 분기의 수치가 워낙 낮았기에 발생하는 기저효과의 요인이 크지만 그래도 반등을 이뤄냈다는 자체로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다.

3분기 중 수출은 자동차와 반도체 등 주력 상품의 수출 규모가 늘어나면서 15.6%의 성장세를 나타냈다. 수입 역시 원유와 화학제품 등을 위주로 4.9% 증가했고 설비투자도 기계류·운송장비 등을 중심으로 6.7% 늘었다.

다만 민간소비는 여전히 냉랭했는데 의류 등 준내구재의 부진으로 전분기보다 0.1% 감소했다. 건설투자도 토목건설 위축 등의 영향으로 7.8% 줄었다.

업종별 생산을 보면 제조업과 서비스업이 각 7.6%, 0.7% 성장했다. 서비스업 중에서는 특히 의료보건·사회복지(3.8%), 운수업(3.3%), 금융·보험(1.9%) 부문의 성장률이 전체 GDP 성장률을 웃돌거나 같았다.

한은은 당초 올해 우리나라의 연간 GDP 성장률이 –1.3%를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3분기에 어느 정도 반등을 이뤄낸 만큼 연간 전망치에 도달하는 것도 산술적으로 가능해졌다. 다만 유럽과 미국에서 번지는 코로나19 대규모 재확산의 여파가 여전한 변수로 여겨진다.

박양수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4분기에 0.5% 수준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한다면 연간 전망치에 도달할 수 있겠지만 코로나19 확산 리스크가 변수”라며 “돌발적 코로나19 재확산 등 대외 변수가 없다면 연간 성장률이 전망치보다 높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3분기 성장률은 국내외 전망치를 모두 상회한 실적”이라면서 “전반적으로 경제 회복세가 나타나고 있다고 볼 수 있지만 아직 지난해 4분기 수준에는 이르지 못하기에 V자 반등에 완전히 성공했다고는 보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교역 조건 개선으로 성장률 반등에는 성공했지만 내수 소비 시장이 여전히 얼어붙었다는 점은 악재다. 따라서 연말 소비심리가 얼마나 빠른 시점에 예년 수준으로 돌아오느냐에 따라서 V자 반등 성공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박양수 국장은 “제조업 등 재화 수출 쪽은 반등했다고 볼 수 있지만 운수업과 여행업 등 서비스 관련 수출은 여전히 회복되지 못했다”면서 “서비스 수출 부분의 회복이 더딘 만큼 V자 반등을 이뤄내려면 민간 소비와 서비스 수출이 회복돼야 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