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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자회사 한국공항, 돈 안되는 사업 접고 빌딩 팔고 ‘생존전쟁’

대한항공 자회사 한국공항, 돈 안되는 사업 접고 빌딩 팔고 ‘생존전쟁’

등록 2020.10.21 12:06

이세정

  기자

제주 연동빌딩 등 부동산 200억 처분 결정2016년 정석기업에서 매입, 시세차익만 6억석회석 생산 등 광산업 중단···매출 꾸준히 감소코로나19로 자금난, 항공화물 수혜 제한적3월부터 임원 급여반납···추가자구안 내놓을 듯

사진=한국공항 제공사진=한국공항 제공

대한항공 자회사 한국공항이 비핵심 사업 중단과 부동산 처분 등으로 현금 확보에 나섰다. 한국공항은 국내 최대 지상조업사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국공항은 전날 이사회를 열고 제주특별시 연동 304-22번지 소재의 토지(면적 2835㎡)와 건물(연동빌딩)을 200억원에 처분하기로 결정했다. 재무구조 개선과 현금 유동성 확보가 목적이다.

한국공항은 지난 2016년 6월 한진그룹 계열사인 정석기업으로부터 이 토지와 건물을 매입했다. 당시 거래금액은 114억원 규모로, 한국공항은 4년 만에 약 6억원 가량의 시세차익을 거둔 셈이다.

거래 상대는 태극건설주식회사다. 한국공항은 오는 22일 매매계약을 체결한 뒤 6개월 이내에 처분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같은날 광산사업의 영업정지도 확정했다. 경상북도 울진군에 대규모 석회석 광산을 보유한 한국공항은 1974년부터 약 50년 가까이 석회석을 생산해 왔다. 이 곳에서 나오는 석회석을 채광(採鑛)해 파쇄한 뒤 수송 판매한다.

주요 고객사는 포스코다. 한국공항은 포스코와 연간 단위로 계약을 체결한 뒤 월별 소요량에 따라 석회석을 공급하고, 대금을 청구한다.

매출 규모는 매년 꾸준히 줄고 있다. 2014년 300억원대를 웃돌던 광산사업 매출은 2015년 268억원, 2016년 196억원, 2017년 98억원으로 급격히 감소했다. 2018년과 지난해에는 100억원 초반대의 매출을 기록했지만, 올 상반기에는 고작 20억원의 수익을 내는데 그쳤다.

한국공항은 석회석 채광 종료와 채광지 산지복구공사 추진에 따라 사업을 중단한다고 설명했다. 포스코의 업황 악화 등으로 수익성 확보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이 선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공항의 자발적인 사세 축소는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와 직접적인 연관을 가진다. 한국공항의 핵심 사업은 항공화물 상하역과 항공기 급유, 항공기 견인, 화물조업 등이다. 항공운수보조 부문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86%에 달한다. 대한항공과 진에어 등 항공 계열사의 지상조업 업무를 도맡으며, 매년 4000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려왔다.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 상반기 기준 항공운수보조 부문 매출은 1300억원이다. 전년 동기 2051억원의 60% 수준에도 못 미친다. 코로나19로 하늘길이 막히면서 운항하는 항공기 수가 크게 줄면서 큰 타격을 입었다.

한국공항은 기내용품과 식자재 등을 일부 납품하고, 세탁과 렌탈사업도 운영한다. 제주 민속촌 사업 등 부대사업은 적지 않은 수익을 올려왔다. 하지만 코로나19로 매출은 최소 30%에서 최대 50%까지 쪼그라들었다.

대한항공은 그나마 항공화물을 수송하며 2분기 흑자를 달성했다. 수급 불균형으로 화물 운임이 크게 상승한 덕도 톡톡히 봤다. 최근 국토교통부로부터 항공화물 운송 승인을 얻어낸 진에어도 이달 24일부터 항공수송을 시작한다.

하지만 한국공항이 누리는 수혜는 제한적이다. 항공사와의 계약이 6개월~1년 단위로 이뤄지기 때문에 당장 운임이 상승하더라도 지상조업사 매출에 반영되지 않는다.

또 화물 조업료의 경우 kg당 책정된다. 대한항공이 올 3분기 인천공항과 한국공항에서 실어나른 화물량은 총 36만9356톤으로, 실제 증가율은 전년 35만1040톤 대비 5% 수준이다. kg당 100원의 요금 인상으로 계산해 보면, 3개월간 벌어들인 추가 수익은 20억원을 밑돈다.

한국공항은 추가적인 고강도 자구안을 마련할 것으로 예상된다. 비핵심 부동산을 매물로 내놓거나, 단순 투자 목적으로 보유 중인 주식 처분 등이 가능하다.

앞서 지난 3월부터는 모든 임원이 급여 일부를 반납하고 있다. 전무급 이상은 월 급여의 40%를, 상무급은 30%를 반납한다. 한국공항은 급여 반납 종료 시점을 구체화하지 않고 ‘경영 정상화 될때까지’라고 밝혔다. 항공업황이 회복될 때까지는 비용절감을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일각에서는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고 우려한다. 그룹 지주사인 한진칼은 인위적인 인력감축을 최대한 자제하고 있지만, 사업 중단과 축소 등에 따른 유휴 인력은 정리할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한국공항 직원수는 올 상반기 기준 정규직 2637명, 기간제 근로자 304명이다.

뉴스웨이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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