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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불, 이혼?”···아미들 “빌보드 1위 가수 주식 보유, 이건 떨어져도 행복”

“환불, 이혼?”···아미들 “빌보드 1위 가수 주식 보유, 이건 떨어져도 행복”

등록 2020.10.19 12:02

조은비

  기자

빅히트 연일 하락에도 아미들 무덤덤오히려 배당 받아 포터카드 살것 여유실제 환불 민원 접수된 증권사는 없어

지난 15일 상장된 빅히트 주가가 이틀 연속 큰 변동폭을 보이며 하락하자 빅히트 주식 매매에 뛰어든 개미들은 종목토론 게시판에 ‘환불해야겠다’는 글을 올리고, 한 남편은 아미(BTS 팬클럽)인 아내와 이혼까지 고려한다는 사연까지 등장했다.

일부 투자자들은 아미들에게 “팬들이 나서서 빅히트 주식을 사라”며 분통을 터뜨리기도 했다. 정작 아미들은 당혹스럽고 불쾌하다는 반응이다. 일부 아미들은 “환불이라구요? 주식에 환불이 어딨죠?”라며 “본인 욕심으로 주식 사놓고 팬들을 이용하지 말라”고 반박했다.

높은 가격에 주식을 산 아미들은 “오빠들 위해 산건데··· 손해 봐도 상관없어요”라고 입을 모아 말한다. 애초에 이익을 볼 목적으로 주식을 사 모으고 있는 게 아니라는 뜻이다.

한 아미는 트위터에 “빌보드 1위 가수 주식 보유한 아미”라면서 “이건 떨어져도 행복하다”고 밝혔다. 또 다른 아미는 “매년 아미의 날(10월 1일)에 빅히트 주식을 사고, 주식 배당금으로 포토카드(아이돌그룹의 사진 굿즈)를 살 것”이라는 계획을 밝혔다.

지난 15일 상장된 빅히트 소속 아티스트 BTS(방탄소년단). 사진=빅히트엔터테인먼트지난 15일 상장된 빅히트 소속 아티스트 BTS(방탄소년단). 사진=빅히트엔터테인먼트

공모주 청약 증권사 네 곳 대상으로 확인한 결과, 여태까지 환불 민원이 접수된 곳은 없었다. 환불 가능 여부에 대한 사실 확인을 하자면, 설사 민원이 실제로 들어온다 하더라도 증권사가 취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인터넷 상에 떠도는 안타까운 사연들이 많지만, 개인이 체결한 매매에 따른 증권사의 책임은 없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주식에 환불이라는 규정은 없다. 물건을 구매했다가 하자가 있어 환불하는 것도 아니고···. 가격 변동성이 있다고 해서 환불을 해달라는 발상은 지나치게 일차원적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빅히트 상장 직후 ‘따상(35만1000원)’에 주문 건 사람들이 주식 사놓고 빠졌으니까 물어내라고 하는 건 민원 사유가 될 수 없다”면서 “주식을 사고파는 책임은 오직 개인에게 있다”고 말했다.

물론 상장 이후에는 리테일 브로커리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모든 증권사에서 빅히트 주식 매매가 가능하기 때문에, 다른 증권사 대상으로 민원이 들어왔을 가능성은 남아 있다.

공모가 산정에 대한 논란도 일축했다. 한 주관사 관계자는 “공모가가 고평가됐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으려면 주가가 공모가(13만5000원)에서 반토막(6만7500원) 나는 상황까지 가야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환불, 이혼?”···아미들   “빌보드 1위 가수 주식 보유, 이건 떨어져도 행복” 기사의 사진

한국거래소 집계에 따르면 빅히트 상장 이후 지난 이틀간(10월 15~16일) 개인은 4038억원을 순매수했으며, 기타 법인은 3091억원 순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도 기관은 130억원을 순매도했으며, 외국인도 831억원을 순매도했다.

업계는 주가 하락을 이끈 주체로 기타 법인을 지목하고 있다. 기타 법인은 금융회사, 연기금 등 기관 투자자로 분류되지 않는 일반 기업을 뜻한다. 기타 법인이 빅히트 청약에 대거 참여한 뒤, 상장 후 주가가 상승하자 대거 차익 실현을 해버린 것이다.

빅히트는 15일 상장 당일 공모가(13만5000원)의 두 배(27만원)로 시초가를 형성한 이후 상한가(35만1000원)까지 올랐으나 기타법인의 활발한 순매도(1770억원) 영향을 받아 ‘따상’이 풀린 뒤 시초가보다 낮은 25만80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지난주 금요일이었던 16일 종가는 20만500원이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너도 나도(일부 기타 법인) 빅히트 공모에 뛰어든 뒤, 밸류에이션 부담에 따른 대량 매도가 주가 하락으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한다”면서 “PDR(Price to dream ratio) 장이 꺾이면서 그런 것 같은데, 빅히트는 얼마든지 다시 평가가 높게 나올 수 있지 않나”라고 예상했다.

기타 법인이 빅히트 주식을 상장 직후 매도한 이유로는 첫째, 엔터주 투자의 위험성과 둘째, 제2의 BTS가 배출될지 여부가 불확실하다는 점이 제시되고 있다. 아미들은 가격이 어떻든 상관없이 빅히트 주식을 매도하지 않고 또 하나의 BTS ‘굿즈’로 보유할 거라는 분위기가 우세하다.

19일 오전 10시 30분 현재 빅히트 주가는 전 거래일 종가보다 1.25%(2500원) 하락한 19만8000원을 기록 중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빅히트 직전 IPO 대어였던 카카오게임즈가 ‘따상상(상장 후 이틀 연속 상한가)’을 기록하면서 빅히트 상장 첫 날 이른바 ‘상투(고점에서 매수하는 것)’를 잡은 투자자들이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면서 “누구의 잘잘못을 따질 문제는 아니지만, 투자는 신중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조은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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