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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배터리 물적분할···진짜 시험대 올랐다

LG화학, 배터리 물적분할···진짜 시험대 올랐다

등록 2020.09.17 12:31

임정혁

  기자

“독립 배터리 법인 가치 50조원 안팎”화학기업 이미지 벗고 ‘배터리 승부수’

신학철 LG화학 대표이사 부회장. 사진=LG화학 제공신학철 LG화학 대표이사 부회장. 사진=LG화학 제공

LG화학이 배터리 사업 물적분할에 착수하면서 기업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을 무대에 올랐다. 사명에 담겨있는 화학 회사 이미지를 벗어던지고 제2의 반도체로 불리는 배터리에서 승부를 보겠다는 전사적인 의지도 엿보인다.

특히 LG그룹 권영수 부회장이 LG화학 이사회 의장인 만큼 그룹 차원에서도 미래 먹거리인 배터리 사업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물적분할을 지휘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 부회장은 앞서 4년간 LG화학 전지사업본부장을 지낸 이력이 있으며 전기차 배터리 사업을 일으킨 인물로도 꼽힌다.

17일 LG화학은 긴급 이사회를 열고 배터리 사업을 담당하는 전지사업부를 분사해 신설법인인 ‘LG에너지솔루션(가칭)’ 출범을 결의했다고 밝혔다. 분할 기일은 오는 12월 1일이다. 이날 이사회 의장인 권 부회장을 중심으로 최고경영진이 모여 밑그림을 그린 것으로 전해졌다.

물적 분할은 회사를 둘로 나눈 뒤 기존 회사가 새로 만들어진 회사의 주식을 전부 소유하는 방식이다. 물적 분할이 이뤄지면 기존 회사가 모회사가 되고 신설되는 회사는 자회사가 된다.

LG화학 사례에 대입하면 그룹 지주사인 ㈜LG를 시작으로 LG화학에서 LG에너지솔루션으로 이어지는 형태의 수직적인 지배구조가 형성된다. 기존 LG화학 주주는 LG화학 주식을 그대로 갖게 되며 가치 상승 수혜도 볼 수 있다.

LG화학의 이번 물적분할 추진은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 큰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그와 동시에 LG화학이 배터리 사업을 향한 공격적인 투자 목표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돼 결국은 기업 가치를 높일 것이란 평가가 우세하다.

그간 LG화학 내에 석유화학 사업이 함께 있고 이 때문에 배터리 사업에 대한 정밀한 가치 측정을 받지 못했는데 이번 물적분할 이후 긍정적인 시장 평가가 뒤따를 것이란 분석이다. 앞서 LG화학의 물적분할 계획이 제기될 때마다 일각에선 신설되는 배터리 회사 가치가 50조원 안팎에 이른다는 계산을 내놓기도 했다.

LG화학이 배터리 사업을 물적분할하는 이유는 기업공개(IPO)를 통한 투자자금 확보 목적이 크다는 게 정설이다. 현재 석유화학 등과 한데 묶인 LG화학 사업 영역에서 배터리 사업을 따로 떼어내면 독자적인 노선을 걷는 이미지를 시장에 소구하는 동시에 IPO를 고려한 투자금 확보도 용이할 것이란 분석이다.

실제로 LG화학은 배터리 생산 설비를 2018년 말 35GWh에서 올해 말 100GWh로 세 배 가까이 끌어 올릴 계획이다. 내년 말에는 120GWh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미국 중국 유럽 등 해외에서 공장을 늘리는 것을 골자로 대대적인 연구개발(R&D) 투자라는 공격적인 행보도 지속할 방침이다. 전부 배터리 사업 글로벌 1위를 지켜내고 2위와 격차를 벌리기 위한 발판이다.

LG화학 사정에 밝은 재계 관계자는 “LG화학이 배터리 법인을 독립시킨 뒤 100% 지분을 들고 있어야 일부 지분 매각을 통한 외부 자금 유치와 IPO에 유리하고 과실을 주주들이 고스란히 가져갈 수 있다”고 귀띔했다.

LG화학 관계자는 IPO 관련 “현재 구체적으로 확정된 부분은 없으나 추후 지속적으로 검토해 나갈 예정”이라며 “전기차 수요 확대에 따른 시설투자 자금은 사업 활동에서 창출되는 현금을 활용하고 LG화학이 100%지분을 가지고 있어 필요할 경우 여러 다양한 방법으로 자금 조달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마침 LG화학 전지사업부는 지난해 4543억원의 영업손실에서 상반기 1037억원의 흑자전환까지 달성했다. 올 상반기 기준 LG화학의 전 세계 전기차용 배터리 점유율도 1위를 지켜냈다.

이와 관련 한상원 대신증권 연구원은 “LG화학 배터리 사업의 가치가 재평가받을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며 “LG화학보다 전지사업 캐파(생산능력)가 작은 중국 CATL의 시가총액이 78조인 반면 현재 LG화학 시가총액은 48조원에 불과하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LG화학 전지 사업부 가치는 38조원 내외로 추산된다”며 “CATL과 동일한 평가 배수를 적용하면 LG화학 전지 사업 가치는 59조원으로 신규 자금 조달을 통한 미래 성장 투자라는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백영찬 KB증권 연구원도 “LG화학은 이미 올해 상반기 전 세계 전기차 시장에서 판매량 기준 1위를 차지했고 지난해 하반기 테슬라 배터리 공급을 시작으로 시장도 더욱 다양해지고 있다”고 치켜세웠다.

LG화학 관계자는 “이번 회사분할을 통해 배터리 사업을 비롯해 각 사업분야의 적정한 사업가치를 평가받을 수 있게 됐다”며 “신설법인의 성장에 따른 기업가치 증대가 모회사의 기업가치에도 반영돼 기업가치 향상과 주주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임정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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