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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마블 상장 후 최대···최태원의 야심작

[IPO 大魚탐구-① SK바이오팜]넷마블 상장 후 최대···최태원의 야심작

등록 2020.06.15 12:34

수정 2020.06.15 12:39

김소윤

  기자

추산 몸값 3.8조원···가격 낮춰 흥행 예고‘IPO·신약허가’로 글로벌 성장 기반 다져임상 단계 아닌 개발 성공 후 상장 처음SK가 지분 100% 보유, 상장 효과로 급등

넷마블 상장 후 최대···최태원의 야심작 기사의 사진

올해 기업공개(IPO) 최대어(大魚)로 꼽히는 SK바이오팜이 최대 9500억원 규모 공모에 나서면서 6월 증시를 뜨겁게 달굴 예정이다. 3년 전 넷마블(공모 규모 2조원, 기업가치 10조원) 상장 이후 최대 공모 규모이며, 코스피 상장 후 예상되는 시가총액은 3.8조원대로 추정되고 있다. 무엇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확산으로 위축됐던 제약·바이오기업들의 기업공개(IPO)가 SK바이오팜 상장 필두로 6월에 회복세를 보일 전망이다.

◇코로나로 몸 값 낮췄어도, 3년 만의 ‘최대어’ = SK바이오팜은 SK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신약개발 전문기업이다. 작년 SK바이오팜이 미국의 나스닥 대신 국내 코스피로 방향을 틀었다는 말에 증권가에서는 ‘너도 나도’ 몸 값 책정에 나서기 시작했다.

당시 증권가에서 책정한 SK바이오팜 몸 값은 5~6조원대였다. 실제 한국투자증권은 SK바이오팜 기업가치를 4조9000억원으로, 미래에셋대우는 5조5000억원으로, 대신증권은 6조2000억원으로 각각 추산했다. 일각에서는 9조원대 가격까지 제시하자 한 때 고평가 논란을 부르기도 했다. IPO 대표주관사 선정 작업 때 증권사들 간에 신경전이 벌어지자 이 같은 일이 발생된 것이다.

하지만 SK바이오팜이 지난해 제출한 증권신고서에 추산되는 몸 값은 이보다 1조원 가량 더 낮은 3.8조원이 될 전망이다. SK바이오팜은 이보다 더 일찍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추진하려고 했지만 코로나19라는 급작스런 변수로 상장 계획을 늦출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코로나사태가 ‘현재 진행형’인 가운데 침체된 시장 상황을 고려할 수밖에 없었다는 게 SK그룹과 주관사 측의 입장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SK바이오팜 스스로(?) 몸 값을 1조원 이상 낮춘 점에 대해 흥행 의지가 엿보인다는 말도 나온다. 통상 IPO시 보수적으로 가격을 책정하면 높은 할인율이 적용되므로, 투자자 입장에서는 오히려 '가격 메리트'로 다가올 수 있게 된다. 동시에 향후 기관들의 물량 확보 경쟁도 치열할 전망이다.

SK C&C 이후 SK그룹 계열사들의 IPO 사례가 전무했던 영향도 있는 만큼 SK바이오팜을 반드시 성공시켜야한다는 압박도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SK루브리컨츠는 무리한 가격 욕심에 수요예측 이후 공모를 철회해야 했다.

◇실적 아직 아쉬워도, 30년 신약 개발 결실이 경쟁력 = SK바이오팜은 오직 신약개발만을 목적으로 탄생한 회사다. 지난 1993년부터 중추신경계 질환 신약 개발에 돌입했고, 이후 2007년 SK그룹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된 이후에는 SK(주) 산하 라이프사이언스 부문이 되다가 2011년 4월 SK(주)에서 물적분할돼 독립법인으로 전환했다.

SK그룹의 무려 27년간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었는데, 이 같은 지원에는 최태원 회장의 바이오산업 육성 의지가 크게 반영됐다는 후문이 일찍부터 나왔었다.

SK바이오팜에서 눈 여겨볼 점은 국내 최초로 뇌전증 신약후보물질의 발굴부터 글로벌 임상 시험, 미국 FDA(식품의약국) 신약 판매 허가 획득을 위한 전 과정을 독자적으로 진행했다는 점이다.

작년 3월에는 수면장애 치료제 ‘수노시(성분명 솔리암페톨)’를 FDA로부터 판매 승인을 받아 첫 성과를 이뤄냈다. 특히 같은해 11월에는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가 FDA의 시판허가를 획득하고 올해 5월 미국 시장에 공식 출시됐다. 국내 제약 기업이 임상 단계가 아닌 혁신 신약을 성공적으로 개발하고 상업화 단계에서 상장하는 것은 SK바이오팜이 최초라는데 의미가 깊다.

SK바이오팜은 세노바메이트의 미국 시장 확장을 위해 2021년에는 마케팅 비용에 2배 이상을 더 투자할 계획이다. 세노바메이트 판매가 급속도로 늘어날 것을 대비해 제품 생산 비용도 4배 이상 증액할 예정이다.

세노바메이트 등의 원료의약품은 SK바이오텍이 공급하고 있다. SK는 글로벌 제약사 BMS의 아일랜드 스워즈 공장과 미국의 위탁개발기업(CMO) 앰팩을 인수했다. 지난해 SK바이오텍, SK바이오텍 아일랜드, 미국 앰팩을 두고 CMO 사업을 통합관리하는 SK팜테코가 설립됐다.

증권가의 향후 전망도 긍정적이다. 구자용 DB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수노시의 주성분인 솔리암페톨의 물질특허가 2024년 만료되고, 2027년 만료되는 기면증 등에 대한 용도 특허가 있는 것을 감안해 최고 매출은 2028년경 5억달러에 도달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SK바이오팜은 이번 IPO를 통해 확보된 공모 자금을 혁신 신약 연구개발 및 상업화 투자 등 글로벌 종합 제약사로 발돋움하는데 성장재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정동익 KB증권 애널리스트는 “SK바이오팜은 이번 공모를 통해 확보한 자금을 차입금 상환(500억원)과 뇌전증 신약 엑스코프리의 판매조직 구축, 판촉 활동, 운영자금 등으로 쓸 예정”이라며 “그간 국내 제약사는 신약 개발을 하더라도 다국적 제약사에 기술수출 방식을 택했는데, 한국 기업 최초로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인 미국에서 신약개발과 제품허가 및 영업망 구축 등 모든 과정을 직접 수행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라고 분석했다.

◇SK바이오팜 IPO 덕에 100% 지분소유 SK 주가도 ‘껑충’ = SK바이오팜이 조 단위 상장 밸류를 인정받으면 지주사인 SK㈜에 대한 재평가가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실제 최근 SK바이오팜 상장이 가시화되면서 최대 주주인 SK㈜의 주가가 지난달에만 약 50% 정도 상승했다.

업계에서는 SK바이오팜 상장 이후에도 SK㈜ 주가는 더 오를 가능성 크다고 전망했다. 유통 주식 부족으로 인해 투자자가 SK㈜에 몰릴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SK바이오팜은 현재 SK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그룹 내에서 IPO를 직접 진두지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K바이오팜의 상장 후 공모수량은 전체 지분의 25%인 1957만8000주이고 이 가운데 신주 발행이 1331만3250주, 구주 매출이 626만5060주다. ‘구주 매출’이란 대주주나 일반주주 등 기존 주주가 들고 있는 주식 중 일부를 일반인들에게 공개적으로 파는 것을 말한다. 공모수량 중 20%(391만5662주)가 우리사주 우선 배정 물량이며, 일반공모분은 80%(1566만2648주)다.

양지환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SK바이오팜은 중추신경질환에 특화된 신약 개발 기업으로 총 8개 약물에 대한 임상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며 “상장 직후에는 유통주식 물량 부족으로 SK바이오팜의 주가가 단기 급등(오버슈팅)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김장원 IBK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SK㈜ 전체 실적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SK이노베이션이 1조7000억원 적자라는 최악의 분기 실적을 기록했음에도 실적 발표 이후 SK㈜ 주가는 오히려 올랐다”며 “SK바이오팜과 SK팜테코에 대한 기대로 SK㈜가 주목받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한편, SK바이오팜은 지난 달 19일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위한 증권신고서를 금융위원회에 제출했다. 오는 17~18일 이틀간 국내외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이 진행되며, 이어 23~24일 청약을 거쳐 이달 내에 신규 상장 신청을 완료할 계획이다. 실제 주식 거래는 7월 초 쯤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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