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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뛰는 이재용···통큰 투자 위해 ‘현장 올인’

다시 뛰는 이재용···통큰 투자 위해 ‘현장 올인’

등록 2020.05.15 15:58

임정혁

  기자

“깨닫고 배운 것 많다”···숨 가쁜 현장 행보 계속지난해엔 글로벌 네트워킹···올핸 국내 현장 점검‘통큰 투자’ 뒤이어 ‘반도체 비전 2030’ 실행 의지

다시 뛰는 이재용···통큰 투자 위해 ‘현장 올인’ 기사의 사진

올해 초부터 숨 가쁘게 달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현장 경영이 대국민 사과 이후에도 지속됐다. 이 부회장은 지난 13일 삼성SDI 천안사업장에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을 만나 전기차 배터리 개발 현안과 방향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재계 ‘빅2’ 총수의 만남 이후 ‘제2의 반도체’로 불리는 전기차 배터리를 향한 삼성과 현대의 협력도 기대감이 무르익었다. 삼성을 둘러싼 위기감이 고조될 때마다 발로 뛰는 이재용 부회장의 현장 경영도 재차 주목받는 분위기다.

이 부회장은 올해만 7차례 현장 경영 일지를 썼다. 지난 6일 대국민 사과 이후 일주일 만에 정의선 수석부회장과 깜짝 회동을 하면서 이 부회장의 현장 경영은 중심축으로 자리잡았다.

이 부회장은 대국민 사과에서 “2014년에 회장님이 쓰러지시고 난 후 부족하지만 회사를 위해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 하지만 큰 성과를 거두었다고 자부하기는 어렵다”면서도 “다만 그 과정에서 깨닫고 배운 것도 적지 않았다. 미래 비전과 도전 의지도 갖게 됐다”고 소회를 밝혔다.

재계에선 이 부회장의 지난해와 올해 행보를 주목해 위기에서 직접 현장을 듣는 게 최선이라는 경영 전략을 굳힌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이 부회장은 수시로 국내 현장을 찾으면서도 외국 인맥을 폭넓게 활용했다. 지난해 2월 첫 현장경영 행보로 중국 시안 반도체 공장을 방문한 데 이어 일본, 중동, 인도 등 잇따라 출장길에 올랐다. 모하메드 빈 자이드 UAE 아부다비 왕세제를 비롯해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3월), 사우디아라비아 모하메드 빈 살만 왕세자 회동(6월·9월), 베트남 응우옌 쑤언 푹 총리(11월) 등 세계 정상과 유력인사를 만나 사업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특히 일본 경제 보복이 가시화된 7월 이후엔 잇따라 일본을 찾아 현지 재계 인맥을 최대한 활용했다.

올해는 국내 일정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이 부회장은 지난 1월 2일 새해 첫 경영 행보로 화성사업장 내 반도체연구소를 찾았다. 메모리에 이어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도 세계 1위가 되겠다는 비전을 임직원과 공유하며 목표달성 의지를 다졌다.

이어 1월 설 명절 기간에는 중남미를 방문해 글로벌 현장경영을 이어갔다. 2월에는 다시 화성사업장을 찾아 본격 가동한 EUV 전용 반도체 라인을 직접 살펴봤다.

코로나19로 위기감이 높아진 3월에도 세 차례 현장을 찾았다. 3월 3일에는 코로나19 확진자가 잇달아 발생한 구미사업장을 방문했고 2주 뒤인 19일에는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사업장을 방문했다. 이어 엿새 뒤인 25일에는 수원 삼성종합기술원을 찾았다.

특히 삼성종합기술원에서 열린 간담회에서는 ▲차세대 AI 반도체 및 소프트웨어 알고리즘 ▲양자 컴퓨팅 기술 ▲미래 보안기술 ▲반도체·디스플레이·전지 등의 혁신 소재 등 선행 기술을 논의했다. 당시 이 부회장은 간담회를 통해 “어렵고 힘들 때일수록 미래를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 국민의 성원에 우리가 보답할 수 있는 길은 혁신”이라며 “한계에 부딪혔다 생각될 때 다시 한번 힘을 내 벽을 넘자”고 강조했다.

재계에선 2년여 전 이 부회장이 직접 꺼내든 큰 그림을 현장에서 점검하고 임직원의 사기를 불어 넣는 것으로 봤다. 이 부회장은 2018년 180조원 규모의 ‘통 큰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반도체 사업에서 AI(인공지능), 5G, 데이터센터, 전장부품 등 신규 수요 증가에 대비하고 디스플레에서 글로벌 경쟁사의 대량 물량 공세에 대응하기 위해 고부가·차별화 제품에 대한 투자를 확대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뒤이어 지난해엔 ‘반도체 비전 2030’을 내걸고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 분야 연구개발과 생산시설 확충에 133조원을 투자해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도 글로벌 1위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그렸다.

재계 관계자는 “작년에도 이 부회장은 재판 일정이 있는 상황에서도 현장을 자주 찾았다”며 “스스로 깨닫고 배운 것도 적지 않다고 했는데 결국은 현장에 답이 있다는 것도 그런 깨달음 중 하나로 보인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임정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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