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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선 회장의 ‘공격 DNA’ ···이번엔 화장품에 꽂혔다

정지선 회장의 ‘공격 DNA’ ···이번엔 화장품에 꽂혔다

등록 2020.05.11 16:30

정혜인

  기자

현대百그룹, 한섬 통해 화장품 사업 본격 진출2007년 말 정지선 취임 후 10여건 M&A 성사문어발식 확장서 유통 중심 포트폴리오 재정비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현대백화점그룹이 패션 계열사 한섬을 통해 화장품 사업에 뛰어들었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은 취임 이래 10여건의 인수합병(M&A)을 통해 신사업에 진출해 영토를 확장해온 만큼, 이번엔 화장품 사업으로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마련하겠다는 전략이다.

11일 현대백화점그룹에 따르면 한섬은 기능성 화장품 전문기업 ‘클린젠 코스메슈티칼(이하 클린젠)’의 지분 51%를 인수해 화장품 사업에 진출한다. 클린젠은 서울 강남구 청담동 ‘클린피부과’와 신약개발전문기업 ‘프로젠’이 공동 설립한 코스메슈티컬 전문기업이다.

이번 지분 인수를 통해 한섬은 기존 패션사업에 더해 화장품이라는 새로운 성장동력을 얻게 됐다. 한섬은 클린젠의 화장품 제조 특허기술을 바탕으로 내년 초 프리미엄 스킨케어 브랜드를 론칭할 예정이다.

패션 전문 기업이 화장품 시장에 진출해 사업구조를 다각화 하는 것은 한섬이 처음이 아니다. LF, F&F, 스타일난다 등 많은 패션업체들이 화장품 사업을 벌이고 있다, 패션 시장의 경우 국내는 수년째 장기 침체 상태인데다 해외 진출마저 쉽지 않은 반면, 화장품은 ‘K뷰티’ 인기에 힘입어 국내외에서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화장품 시장 진출에 성공한 패션 기업으로는 정유경 신세계 백화점 총괄사장이 이끄는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지난 2012년 비디비치를 인수하면서 화장품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인수 초기에는 이렇다 할 성과를 내치 못했으나, 정 총괄사장이 화장품 사업을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투자한 결과 2017년 5년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현재는 비치비치 외에 연작 등 자체 브랜드까지 내놓으며 신세계의 ‘효자’ 사업으로 거듭나고 있다.

정지선 회장은 2007년 말 회장에 취임한 이래 M&A를 통해 그룹 덩치를 키워왔다. 그는 2010년 현대백화점그룹 창립 39주년을 맞아 열린 비전 선포식에서 “대규모 M&A 등을 통해 그룹과 시너지 창출이 가능한 사업을 적극 발굴하고 검토하겠다”고 직접 언급하기도 했다. 실제로 현대백화점그룹은 이후 거의 1년에 1개꼴로 기업을 사들이고 있다.

특히 2012년 한섬과 가구업체 현대리바트를 인수한 것은 정 회장의 가장 큰 공으로 꼽힌다.

한섬은 시장에 나왔던 당시 우량 패션기업 매물로 꼽히면서 여러 기업들의 관심을 받았는데, 정지선 회장이 한섬 창업자였던 정재봉 회장을 직접 만나 담판을 지은 것으로도 유명하다. 이후 현대백화점그룹은 2017년 한섬을 통해 SK네트웍스 패션부문을 인수하면서 패션 사업을 더 확대했다. 한섬은 지난해 매출액이 1조2598억원, 영업이익이 1065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3.0%, 16.8% 성장하는 등 국내 패션 시장 둔화에도 성장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정 회장은 최근 급격히 성장 중인 ‘홈퍼니싱’에도 일찌감치 관심을 기울여 2012년 현대리바트를 사들였다. 현대리바트는 최근 가구업계 경쟁 심화로 실적이 다소 부진하나 홈퍼니싱 업계 2위까지 올라있다. 2018년에는 건자재 업체 한화L&C(현 현대L&C)를 인수해 리빙·인테리어 사업에서만 2조3000억원에 달하는 매출을 거두고 있다.

이외에 정 회장은 2009년 새로넷방송, 2013년 포항방송, 2018년 서초방송 등을 인수하며 케이블 TV(SO)사업을 확대했고, 2011년 LED조명업체 반디라이트(현대LED), 2013년 식품 가공업체 씨엔에스푸드시스템, 2015년 건설·중장비업체 에버다임(940억원)을 품으며 전방위로 사업 영토를 확장했다.

정 회장은 공격적인 M&A를 진행하면서도 내실 경영 기조도 유지하는 경영 철학으로도 잘 알려져있다. 실제로 현대백화점그룹은 위니아만도, 동양매직(현 SK매직), 동부익스프레스(현 동원로엑스) 등의 인수전에 뛰어들었다가 환경과 가격이 맞지 않아 과감히 포기한 바 있다. 이전에는 유통업과 큰 연관성이 없는 사업까지 ‘문어발식’으로 뛰어들었다면, 최근에는 ‘유통’과 ‘생활’을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도 정비하고 있다.

지난달부터는 종합유선방송사업자 현대HCN의 방송·통신 사업부문을 분할해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 SO사업을 매각하는 대신 지분 매각 대금과 보유 현금을 활용해 신사업이나 대형 M&A에 적극 나선다는 구상이다. 투자 대상은 성장성이 높거나 유통, 패션, 리빙·인테리어 등 그룹 사업 포트폴리오와 시너지 창출이 가능한 분야로 정하고 있다.

뉴스웨이 정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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