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4월 19일 금요일

  • 서울 23℃

  • 인천 21℃

  • 백령 16℃

  • 춘천 25℃

  • 강릉 23℃

  • 청주 24℃

  • 수원 23℃

  • 안동 25℃

  • 울릉도 17℃

  • 독도 17℃

  • 대전 25℃

  • 전주 25℃

  • 광주 26℃

  • 목포 23℃

  • 여수 24℃

  • 대구 27℃

  • 울산 25℃

  • 창원 26℃

  • 부산 25℃

  • 제주 22℃

한국 개미들이 이렇게 돈이 많았나요

[현장에서]한국 개미들이 이렇게 돈이 많았나요

등록 2020.03.17 17:02

고병훈

  기자

‘지금이 저가매수 적기’···과감한 베팅 나선 개인투자자올해 개인 누적 순매수 약 15조원···외인 13조 순매도온라인에선 ‘동학개미운동’ 신조어, 외인과 전쟁 빗대증권가 “보기 드문 현상, 대장주 오를 것이라는 믿음”

(사진=뉴스웨이DB)(사진=뉴스웨이DB)

코로나19 공포로 인한 기록적인 폭락장 속에서 개미들의 매수 열기가 뜨겁다.

최근 삼성전자 주식을 매수한 한 투자자는 “그동안 주가가 많이 올라 매수할 엄두를 내지 못했는데, 증시 하락이 계속되면서 지금이 저가에 매수할 적기라 생각했다”며 “매수 이후 주가가 오히려 더 떨어졌지만 ‘대장주는 언젠가 반드시 오를 것’이란 믿음이 있다”고 강조했다.

‘개미’로 불리는 개인투자자들은 외국인과 기관투자가들이 내던지는 주식을 온몸으로 받아내며 증시 버팀목 역할까지 해내고 있는 형국이다.

급기야 온라인을 중심으로 ‘동학개미운동’이라는 신조어까지 탄생할 정도다. 삼성전자를 놓고 개인과 외국인이 매수·매도 전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을 1884년 반외세·반봉건를 기치로 일어난 농민들의 혁명운동인 ‘동학농민운동’에 빗댄 것이다.

한 투자자는 동학개미운동에 대해 ‘대한민국 건국 101년(2020년) 개인투자자가 중심이 돼 일으킨 반기관·반외인 운동으로 2020년 1월 20일 이후 개인들이 총 9조9270억원을 매수한 운동을 뜻한다’라고 사전적 정의를 내리기도 했다.

증권가에서도 쏟아지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주식을 쓸어담고 있는 개미들의 저력에 새삼 놀라는 눈치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과거 사스와 메르스 사태 때 전염병 확산이 진정된 뒤 주식시장이 급반등했다는 학습효과가 개인들의 매수 열기에 불을 지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개인투자자들이 매월 5조원 안팎으로 매수에 나선 것은 보기 드문 현상”이라며 “‘언젠가 반드시 오를 것’이란 믿음으로 매수에 과감히 베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유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신규 계좌도 늘어나는 등 개인 기준으로 저가매수가 강하게 들어오고 있다”며 “기관이 적극적으로 매수에 나서지 않으면서 외국인 매도 물량을 개인이 받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 순매수 규모는 1월 4조4830억원에 이어 2월 순매수 규모도 4조8974억원에 달했다. 이달 들어서도 이제 막 보름이 지난 시점이지만 지난달 기록한 역대 월간 최대 순매수 금액을 훌쩍 뛰어넘는 약 7조원을 사들였다.

특히 지난 9일에는 하루 만에 1조2800억원을 순매수하며 하루 규모로는 2011년 8월 10일(1조5559억원) 이후 8년 7개월 만에 최대 순매수를 기록했다. 또 코스피가 1908.27로 추락해 2016년 2월 이후 약 4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내려앉은 11일에도 1조원 이상의 주식을 쓸어담았다.

반면, 외국인은 이날도 1조93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하며 9거래일 연속 매도를 이어갔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 8조원이 넘는 주식을 팔았다. 지난 6일 1조3074억원의 매도에 이어 13일에도 1조1628억원의 순매도를 보이며, 이달만 3번째 1조원 이상 매도를 기록했다. 지난 1월 20일 국내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처음 발생한 이후 이날까지 순매도 규모는 13조원을 넘고 있다.

외국인이 가장 많이 내다 판 종목은 ‘코스피 대장주’ 삼성전자다. 반대로 개인이 가장 많이 주워 담은 종목 역시 삼성전자다.

외국인은 지난 한 달 동안 삼성전자 주식을 5조3000억원 넘게 팔아치웠다. 같은 기간 개인들은 삼성전자 주식을 약 5조원 매수하며 외국인들의 매도 물량을 그대로 흡수했다. 이외에도 개인 순매수는 삼성전자를 비롯해 SK하이닉스, 현대차, 한국전력 등 코스피 대형주 위주로 집중되고 있다.

이상민 카카오페이증권 연구원은 “우리가 신이 아닌 이상, 향후 주가가 더 하락할지, 아니면 반등을 이어나갈지는 100% 장담할 수는 없다”며 “그러나 현재로서는 상승 기대값이 훨씬 큰 국면이며, 승률도 비교적 유리한 구간이라는 판단이다. 결론적으로, 지금은 두려움보다는 용기를 가져야 할 때”라고 전했다.

반면,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 “글로벌 주식시장의 동반 급락, 국제유가 하락과 교역활동 후퇴 등으로 2020년 주식시장에 대한 기존 전망을 고집하기 어렵게 만들었다”면서 “대외 교역환경의 영향을 받는 한국경제는 금융불안, 저물가 위험에 쉽게 노출될 수밖에 없고, 당분간 낮은 영역에서의 활동은 불가피해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금 비중을 최대한 높여 정상화 국면의 진입시 가용 투자능력을 확보하는 것이 가장 올바른 선택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뉴스웨이 고병훈 기자

ad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