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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재서 기자
등록 :
2020-03-05 17:44

케이뱅크, ‘인터넷은행법 부결’에 망연자실…“플랜B 찾겠다”

국회서 인터넷은행법 개정 불발
정치권 “특정 기업에 특혜 안돼”
케이뱅크 증자 계획도 원점으로
KT 계열사 ‘우회증자’ 시도할 듯

K뱅크 중장기 경영전략과 사업계획 발표 기자간담회. 사진=최신혜 기자 shchoi@newsway.co.kr

‘인터넷 전문은행 특례법’ 개정안이 끝내 국회를 넘지 못하자 케이뱅크가 또 다시 시름에 잠겼다. KT를 최대주주로 끌어올릴 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놓치면서 모든 계획이 원점으로 돌아왔기 때문이다.

5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는 이날 본회의에 ‘인터넷은행법’ 개정안을 상정했으나 재석의원 184명 가운데 82명의 반대(기권 27명)로 법안을 부결시켰다.

인터넷은행법 개정안은 대주주 자격 완화를 골자로 한다. 현행법에선 인터넷은행 한도초과보유주주(지분율 10~35%)가 되려면 5년 내 금융관련법·공정거래법·조세범처벌법 위반으로 벌금형 이상을 받은 일이 없어야 한다고 규정하는데 그 중 금융관련법 요건만 남기고 나머지는 없애자는 내용이다.

금융당국은 현행 대주주 적격성 요건이 법의 제정 취지를 실현하는 데 제약이 되고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인터넷은행의 주축인 ICT 기업은 산업 특성상 독과점적 시장이 형성된 경우가 적지 않고 영위하는 사업도 다양해 법 위반 소지가 많다는 주장이다.

사실상 케이뱅크와 KT를 위한 조치였다. KT의 담합 혐의로 케이뱅크가 자본 확충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서다. 지난해 당국은 KT가 검찰에 고발되자 케이뱅크에 대한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중단한 바 있다.

때문에 정치권에선 KT 특혜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 이번 본회의에서도 박용진 민주당의원과 추혜선 정의당 의원, 채이배 민주통합의원모임 의원 등은 표결에 앞선 찬반표결에서 해당 법안이 불법기업에 면죄부를 줄 수 있다며 반대 의사를 표시했고 결국 부결을 이끌어냈다.

케이뱅크 측은 무척 난감해하는 눈치다. 당초 개정안 통과 시 KT 중심의 자본확충을 시도하려 했으나 이를 실행에 옮기지 못하게 돼서다. 부결된 법안은 폐기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큰 만큼 상황을 뒤집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이들 은행의 여건이 그리 녹록지 않다는 점이다. 이 은행은 지난해 267억원을 급히 수혈했지만 자본금이 5051억원에 불과해 경영을 정상화시키지 못하고 있다. ‘직장인K 마이너스통장’과 ‘직장인K 신용대출’ 등 주력 상품 판매를 멈췄고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총자본비율 역시 11.85%(지난해 9월말 기준)로 국내 19개 은행 중 가장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지난해 3분기까지 기록한 순손실도 635억5400만원에 달한다.

만일 올해도 증자 방안을 마련하지 못한다면 케이뱅크는 BIS 비율이 10% 아래로 떨어져 금융당국의 관리 대상에 오를 수 있다.

이에 업계에서는 케이뱅크가 새로운 대응방안을 내놓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KT 계열사를 중심으로 한 우회증자나 신규 투자자 영입이 유력한 대안으로 지목된다.

이미 지난해에는 KT가 계열사를 앞세워 증자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흘러나오기도 했다. KT가 보유한 케이뱅크 지분 10%를 계열사인 BC카드나 KT에스테이트, KT DS 등이 넘겨받고 향후 증자를 주도하는 시나리오다. 카카오뱅크도 비슷한 방식으로 지분을 정리했다. 최대주주였던 한국투자금융지주는 카카오가 한도초과보유 심사 통과를 통과하자 은행 지분 29%를 한국투자밸류운용에 넘겼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인터넷은행법 개정이 불발에 그쳐 안타깝다”면서 “새로운 대응방안을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차재서 기자 sia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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