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3월 29일 금요일

  • 서울 7℃

  • 인천 7℃

  • 백령 6℃

  • 춘천 9℃

  • 강릉 10℃

  • 청주 9℃

  • 수원 7℃

  • 안동 8℃

  • 울릉도 10℃

  • 독도 10℃

  • 대전 8℃

  • 전주 10℃

  • 광주 9℃

  • 목포 9℃

  • 여수 12℃

  • 대구 10℃

  • 울산 11℃

  • 창원 11℃

  • 부산 11℃

  • 제주 11℃

어려울 수록 임직원과 함께···소통하는 총수들

[코로나19 기업이 나섰다①]어려울 수록 임직원과 함께···소통하는 총수들

등록 2020.03.06 07:19

수정 2020.03.09 09:09

임정혁

,  

이지숙

,  

김정훈

  기자

해외 출장 ‘올스톱’···국내 사업장 ‘셧다운’ 막기 행보이재용, 스마트폰 사업장 찾아 “마스크 벗고 곧 보자”정의선, 협력사와 임직원에 ‘위기 극복’ 편지 쓰고최태원, 식당 6곳, 호프집 1곳 종로 상권 살리기 분주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삼성전자는 지난달 말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릴 예정이던 연구개발(R&D)센터 기공식 행사를 하지 못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한국과 교류가 많은 베트남 정부가 한국인 입국을 통제했기 때문이다.

베트남에선 삼성전자가 4개 사업장을 운영하는 등 글로벌 기업중 가장 많은 투자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친기업’ 삼성전자마저 코로나19 확산에 행사 일정이 차질이 생기자 R&D센터 착공 자료로 대체했다.

지난 4일 취재진과 만난 산업계 종사자는 “베트남 정부가 삼성전자 R&D센터 기공식을 취소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한국인 입국을 금지하는 국가가 90여개로 늘어났는데, 대기업 총수들 해외 출장은 당분한 어렵지 않겠냐”고 우려했다.

이런 사정으로 올해 기업 총수나 최고경영자(CEO)의 해외 현장 경영은 막히고 국내 사업장만 챙기는 선에서 머물 것으로 보인다. 공항이나 기내 감염 경보가 급속이 올라간 것을 감안하면 출장 자체가 사실상 위험할 수 있어서다.

국내 주요 기업들은 코로나19 사태 확산으로 임직원 출장 금지 등 외부와의 접촉 차단에 나섰다. 연중 해외 출장이 잦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 재계 총수들은 당분간 외부 활동을 줄이면서 국내 사업장 챙기기 행보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는 곳은 재계 1위 삼성이다. 삼성은 삼성전자 구미사업장에서 벌써 5명의 확진자가 나왔고, 국내 확진자 수가 빠른 속도로 불어나고 있어 추가 확진자 발생 가능성이 높아졌다.

올초 화성 반도체사업장을 시작으로 국내 공장을 둘러보고 있는 이재용 부회장은 세 번째 공장 방문 일정으로 지난 3일 스마트폰 전략기지인 구미사업장을 찾았다. 다행히 생산라인 조업자 중에 확진자가 없어 초기 며칠간 공장 폐쇄 조치 이후엔 현재 공장은 정상 가동되고 있지만 언제 또 멈출지 모른다.

현장을 찾은 이재용 부회장은 직원들의 불안감이 높아지자 직원 안전먼저 챙기겠다고 강조했다. 이 부회장은 “저를 비롯한 회사는 여러분의 건강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며 “모두 힘을 내서 함께 위기를 이겨내고 조만간 마스크를 벗고 활짝 웃으며 만나자”고 격려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은 현대·기아자동차, 현대모비스, 현대제철 등 각 계열사에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대비한 종합상황실 설치를 주문했다. 지난달 현대제철 포항공장에선 사무직 직원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으며, 현대차 울산공장에서도 생산직 직원 확진자가 발생해 공장을 일시 멈추고 긴급 방역을 실시하며 사태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정 수석부회장은 국내 공장의 생산차질 우려가 높아지자 임직원에게 “다양한 비상 계획을 수립해 위기 극복은 물론 이후에도 조기 경영 안정을 이룰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다 하고 있다”며 “익숙하지 않은 근무 환경에도 회사의 지침을 충실히 따라주는 임직원에게 감사드린다”며 격려 메시지를 보냈다.

협력사 대표들에게 보낸 공문에선 “어려운 협력사에 긴급 자금을 지원하고 있으며, 코로나 사태 정상화 후에 협력사에 추가 손실이 없도록 노사가 교섭기간을 최대한 단축하는 등 함께 노력하기로 약속했다”고 했다.

그룹 총수가 직접 협력사에 소통 메시지를 남긴 것은 이례적으로 평가받는다. 현대차는 1~2차 협력사 부품망이 붕괴되면 완성차 공장의 셧다운이 불가피하다.

완성차업계 관계자는 “부품 협력업체 담당 간부가 맡아오던 영역을 정 부회장이 직접 챙긴 것은 격을 없애고 직원의 눈높이를 맞추려는 모습으로 보였다”고 전했다.

이처럼 코로나19 확진자가 속속 나타나면서 재계 총수들도 임직원과 협력사 위기 극복에 동참하는 모습이다. 국내 공장을 직접 찾거나 메시지를 전달하며 위축된 업무 환경에 활력을 불어넣는 분위기다. 현장에서는 최소한의 인력을 제외하고 재택 근무로 전환, 유선과 온라인 메신저, 이메일 등으로 업무지시를 내리는 방향으로 바꿨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달 직원들의 회식자리를 순회하며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종로 일대 상인들을 응원했다. 서린동 본사 사옥 인근에 있는 식당 6곳과 호프집 1곳을 돌았다.

최 회장은 중소 상인을 돕고 내수진작에 힘을 더하기 위해 코로나19 사태가 잠잠해지기 전까지 매주 하루는 구내식당을 닫아 지역 상권을 지원키로 했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은 최근 포항제철소를 찾아 코로나19 대책 회의를 열고 대응 체계를 점검했다. 대구·경북 지역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수 발생한 만큼 포항제철소 직원의 확진 가능성이 높아진 데 따른 비상상황을 가동 중이다.

구광모 LG그룹 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등은 그룹 각 계열사에 코로나19 위기 경보 단계가 격상되자 재택근무 연장, 휴가사용 권장 등의 지침을 내렸다.
ad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