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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아 연합군 ‘막강’ 이사 후보들의 불편한 진실

조현아 연합군 ‘막강’ 이사 후보들의 불편한 진실

등록 2020.02.14 10:36

이세정

  기자

전문경영인 후보 3인, KCGI·조현아와 접점‘SK’ 김신배·‘삼전’ 배경태, KCGI 임원과 과거 근무‘대한항공’ 김치훈, 호텔사업 총괄자···조현아 측근사외이사 후보에 항공업 관련 없는 부동산 전문가 반도, 한진그룹 유휴자산 개발이익 염두에 둔 선발?

조현아 연합군 ‘막강’ 이사 후보들의 불편한 진실 기사의 사진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KCGI, 반도그룹 3자 연합군이 다음달 열리는 한진칼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전문경영인과 사외이사 후보 총 8인의 명단을 공개했다. 대기업 고위 임원 출신과 옛 대한항공 인사는 물론 회계·재무·부동산·법률 등 각 분야 전문가까지 화려하다.

하지만 각 인사들의 면면을 자세히 살펴보면, 3자들 간의 철저한 이해관계를 기반으로 선발했다는 결론이 나온다. 더욱이 KCGI나 조 전 부사장 측근 인사를 전문경영인으로 내세우거나, 항공업 경험이 전무한 부동산 전문가가 사외이사 명단에 이름을 올린 점에서 우려가 크다. 이사 후보들이 3자 주주의 ‘꼭두각시’에 그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전문경영인 후보, KCGI 또는 조현아와 인연=3자 연합군은 한진칼 전문경영인 후보로 김신배 전 SK그룹 부회장과 배경태 전 삼성전자 부사장, 김치훈 전 한국공항 상무를 추천했다. 한진그룹 핵심사업이 항공업인 만큼, 전문성을 갖춘 인물이 필요하다. 하지만 2명은 항공업 문외한이고, 항공업 경험이 있는 김치훈 후보도 여객·운수 전문가는 아니다.

김신배 후보는 SK텔레콤과 SK C&C 대표이사, SK그룹 부회장을 지낸 IT 전문가로, KCGI 측 인사로 분류된다. KCGI가 지난해 5월 글로벌 부문을 신설하며 선임한 이승훈 대표가 SK그룹 출신이라는 점을 간과할 수 없다. 이승훈 대표는 2004년 ㈜SK IR팀장(상무)으로 영입됐다. 이후 G&G 부문장을 맡으며 그룹과 계열사의 크고 작은 M&A를 이끌었다.

두 사람이 한 공간에서 근무한 적은 없지만, 친분을 쌓을 기회는 충분했다. 김신배 후보가 2008년 SK텔레콤의 하나로텔레콤 인수를 추진할 당시 그룹사 M&A를 총괄하던 이 대표가 지원사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삼성전자 부사장 출신인 배경태 후보 역시 KCGI와 접점을 가진다. 배경태 후보는 삼성전자 디지털미디어총괄 인사그룹 그룹장과 경영지원팀 인사팀장, 구주총괄 폴란드법인장, 중동·아프리카 총괄부사장, 한국·중국 총괄부사장 등을 역임했다.

김남규 KCGI 부대표 역시 삼성전자 출신이다. KCGI 최고전략책임자 겸 준법책임자를 맡고 있는 그는 삼성 계열사인 메디슨과 에스원 준법경영팀장으로 근무했고, 2012년에는 시큐아이탓컴 감사로도 활약했다. 2018년까지는 삼성전자 법무실 수석 변호사로 근무했다.

김치훈 후보는 명백한 조 전 부사장 측근으로 파악된다. 한진그룹 계열사 한국공항 상무로 퇴임했는데, 대한항공에서 근무한 이력이 눈에 띈다.

그는 1998년 대한항공 부장으로 승진하며 제주칼호텔과 서귀포칼호텔, 하와이 와이키키리조트호텔 등 대한항공이 운영하는 국내외 호텔을 총괄하는 호텔사업팀장을 맡았다. 1년 뒤인 1999년 조 전 부사장은 대한항공 호텔면세사업본부 대리로 첫 입사하며 김치훈 후보와 인연을 맺었다.

기타 비상무이사 후보인 함철호 후보는 대한항공 출신이면서 저비용항공사(LCC) 티웨이항공 대표이사로 근무한 이력이 있다. 함철호 후보가 대한항공 경영전략본부를 이끌던 2006년, 조 전 부사장은 대한항공 기내식사업본부 총괄 관리자였다. 같은 상무급의 본부장이던 두 사람은 임원회의 등에서 자주 교류했다.

당시 조원태 회장은 팀장급이어서, 임원급과 어울리기가 쉽지 않았다. 또 자재부 담당으로 함철호 후보가 이끌던 경영전략본부와 접촉할 일이 많지 않았다.

조현아 연합군 ‘막강’ 이사 후보들의 불편한 진실 기사의 사진

◆사외이사 후보 독립성 의문···부동산 전문가는 반도측 인사인듯=상황이 이렇다 보니 사외이사 후보군에 대해서도 의심의 눈초리가 쏟아지고 있다. 4명의 후보 모두 조 전 부사장, KCGI, 반도그룹과 무관한 인물이라고 예단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부동산 전문가가 사외이사 후보에 오른 것은 반도그룹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형석 후보는 수원대학교 공과대학 교수로, 부동산 전문가다. 서울대 건축학과와 하버드대, MIT·성균관대 대학원을 졸업한 뒤 삼성물산 경영지원실 부서장, 부동산투자전문회사 대표이사직을 거치며 경영 현장과 학계에서 전문성을 쌓았다.

이형석 후보는 대학에서 건물 설계와 건설, 유지와 관련된 건축학을 강의하고 있다. 반도그룹이 한진그룹 내 유휴부지와 자산을 효율적으로 개발하고, 이익을 취득하기 위한 것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는 이유다. 일각에서는 3자 연대의 호텔·레저사업 매각 요구의 진정성을 의심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여은정 후보는 특이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그는 서울대 공대를 졸업하고 미시간대학교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은 공학도 출신 금융산업의 전문가이자 기업재무 분야 전문가로 꼽힌다. 특히 3자 연합은 이사회 구성의 성별 다양성 확보를 위해 여성 후보를 추천했다.

여은정 후보는 2008년 법무부 경영권방어법제 개선위원회에서 활동했다. 이 위원회는 적대적 M&A로부터 경영권 방어 수단의 도입 필요성에 대한 법제 마련을 위해 출범했다. 여은정 후보는 경영권 방어 대책은 물론, 공격방안에 대해서도 높은 이해도를 가지고 있다. 그가 이사회에 진입하면 3자 주주를 대변해 기존 경영진의 빈틈을 공략하고, 향후 3자 주주의 방어벽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는 의견이다.

이 외에도 3자 연합군은 회계 전문가 서윤석 이화여대 경영대 교수, 법률 전문가 구본주 법무법인 사람과사람 변호사를 사외이사 후보군에 올렸다.

뉴스웨이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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