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CBDC 발행 유인 크지 않아···필요성 대비해 연구 지속”

주요국 중앙은행 디지털화폐 대응 현황 보고서

사진=한국은행 제공

스웨덴과 중국, 미국 등 17개국에서 금융기관간 결제시스템의 효율성 제고를 위한 목적 뿐 아니라 현금수요 감소 등에 대비해 디지털화폐(CBDC) 연구와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은 현재 발행요인은 크지 않지만 대외여건변화에 따라 CBDC 발행 필요성이 제기될 가능성에 대비해 전담조직을 마련하고 전문인력을 확충하는 등 관련 법적이슈를 검토하고 기술연구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한국은행 금융결제국이 5일 발표한 ‘주요국의 중앙은행 디지털화폐 대응 현황’ 보고서를 보면 이미 효율화된 지급시스템을 보유한 선진국들을 중심으로 거액결제용 CBDC에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금융포용 제고 등의 필요성이 있는 개발도상국들을 중심으로 소액결제용 CBDC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미 효율적인 지급결제시스템을 보유하고 있거나 범용적인 사용을 위한 CBDC의 수요 필요성이 크지 않다고 느끼는 미국과 일본 등의 국가들은 소액결제용 CBDC 발행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CBDC는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새로운 전자적 형태의 화폐로 소액결제용과 거액결제용으로 구분하고 구현방식에 따라 단일원장 방식과 분산원장방식으로 나뉜다. 분산원장방식은 동일한 거래기록을 가진 복수의 원장을 관리하는 방식이다.

캐나다와 싱카폴, EU, 일본 등은 지난 2016년부터 거액결제용 CBDC에 대해 선도적으로 연구와 테스트 등의 시범사업을 진행해 왔다. 특히 캐나다와 싱가폴은 분산원장기술의 적용 가능성 연구를 시작해 실시간 총액결제에 대한 개념검증과 유동성절감 메커니즘, 증권대금동시결제 및 외환동시결제 등 4단계에 대한 테스트를 완료했다.

이는 효율성과 복원력 향상, 운영리스크 감소 등의 가능성을 점검하고 결제시스템의 개선을 도모하기 위한 목적이다.

우리과이와 바하마, 캄보디아 등에서 이뤄진 소액결제용 CBDC 연구는 화폐관리비용 절감과 금융포용 등의 목적으로 일부 지역을 대상으로 시범운영이 진행됐다.

중국과 터키, 스웨덴 등은 조만간 시범운영에 나설 예정이며 EU는 연구 등을 지속해 발행 가능성을 검토할 계획이다.

이들과 달리 미국과 일본, 호주, 영국은 일부 국가의 소액결제용 CBDC 발행유인이 자국에 적용되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발행계획이 없다는 계획을 밝혔다. 하지만 CBDC 관련 연구는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한은은 주요국의 CBDC 도입은 지급결제시스템뿐 아니라 경제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어 국가별 여건을 고려해 CBDC 도입을 신중히 결정할 필요가 있다는 인식이 일반적으로 깔려 있다고 설명했다. 거액결제용 CBDC의 경우 분산원장기술의 혜택과 기존의 시스템을 대체할 만큼의 장점이 있는지 파악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또 우리나라의 경우 전자적 수단의 지급결제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어 지급결제 수요면에서 발행 유인이 크지 않지만 대외 여건변화에 따라 발행 필요성이 제기될 가능성에 대비해 전담조직을 마련하고 전문인력을 확충한다는 방침이다.

한국은행은 지난 2017년부터 2018년까지 분산원장기술 기반 은행간 자금이체 모의테스트를 진행했고 2018년엔 소액결제 모의테스트를 실시한 바 있다. 현재 증권대금동시결제 모의테스를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