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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 3만 달러시대, 고급 주거상품 수요 늘어난다

소득 3만 달러시대, 고급 주거상품 수요 늘어난다

등록 2019.11.22 08:06

김성배

  기자

소득 3만 달러시대, 고급 주거상품 수요 늘어난다 기사의 사진

“인구 증가는 주거공간의 양적 수요를 늘리지만, 소득 증가는 주거공간의 양적 수요를 넘어 질적 수요에 큰 변화를 가져온다.”

부동산 개발업계에서 금과옥조(金科玉條)처럼 여겨지는 말이다. 실제로 인구가 늘어나면 주택 공급을 위해 택지 확보를 위한 신도시 개발이 활발하게 이뤄진다. 가구 수에 비해 주택이 현저하게 부족해 주택보급률이 크게 밑돌던 2000년 이전까지 전국적으로 대규모 택지와 신도시 개발이 이뤄진 이유다.

최근에도 신도시 개발이 꾸준히 추진되고 있다. 하지만 주택의 절대 양 부족에 따른 문제 해결을 위해서라기보다는 소득 수준이 높아지면서 보다 고급화된 주거상품을 찾는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노력이다. 특히 지난해 우리니라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선진국 진입의 시금석으로 여겨지는 3만 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나면서 주거공간의 질적 진화에 대한 수요는 더욱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행은 올해 3월 발표한 ‘지난해 4분기 및 연간 국민소득’에서 지난해 1인당 GNI가 3만 1349달러로 전년(2만 9745달러)보다 5.4% 올랐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1인당 GNI는 2006년 2만 달러를 처음 돌파하고 12년 만에 3만 달러 고지를 넘어섰다. 1인당 GNI는 국민이 국내·외에서 벌어들인 총소득을 인구로 나눈 수치로, 보통 한 나라의 국민 생활수준을 보여주는 지표로 통한다. 또 이는 한국이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인구 5000만 명을 넘는 소위 ‘30-50클럽’에 7번째로 가입했다는 뜻이기도 한다. 이전까지 30-50클럽에는 미국·독일·프랑스·영국·일본·이탈리아만 포함돼 있었다.

소득 변화는 여러 가지 사회 변화를 가져온다. 인하대 지속가능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우리 경제는 1997~1998년 외환위기, 2007~2008년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1인당 국민소득이 1만 달러와 2만 달러를 각각 돌파했고, 1만 달러 초과 시점에 ‘웰빙(well-being)’이, 2만 달러 초과 시점에 ‘힐링(healing)’이 사회적 유행어(buzzword)로 급격히 확산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유행어에 걸맞게 소비시장에선 다양한 변화가 이어졌다.

주택 상품도 예외는 아니다. 외환위기를 이전까지 아파트로 대변되는 주거상품은 정부의 엄격한 분양가 규제의 영향으로 ‘닭장’으로 불리며, 똑같은 평면과 주민편의시설을 제공하는 데 머물렀다. 특히 아파트 커뮤니티 시설은 단순했다. 어린이놀이터, 유치원, 경로당, 근린생활시설 등 관련 법에서 정한 최소 시설만 설치하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소득이 늘고, 주택 관련 규제가 대거 완화되면서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안목치수 도입과 발코니 확장 등으로 고급화 경쟁이 시작됐고, 브랜드 아파트가 등장했다. 웰빙과 건강을 키워드로 해서 피트니스센터와 골프연습장, 사우나, 게스트룸, 수영자 등을 배치하는 곳도 나왔다.

금융위기를 겪고 2010년대 들어선 아파트와 오피스텔 등에서 호텔급 시설을 갖춘 곳이 나오고 있다. 스카이 브리지(건물과 건물을 잇는 구름다리)를 설치하거나 건물 최상층 등 전망이 가장 뛰어난 곳에 수영장이나 글램핑장, 헬스장 등 다양한 커뮤니티 시설을 설치하고, 조식 서비스를 제공하는 오피스텔도 등장했다.

전문가들은 “1인당 소득 3만 달러 시대가 시작되면 주거공간의 질적 대전환이 본격화 되고,주거상품의 고급화 경쟁도 본격화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실제로 이번 변화는 이미 감지되고 있다. 아파트 단지 내에 대형 실내체육관이나 계절창고 등과 같은 다양한 생활편의시설과 식사 제공이나 전문 청소, 여가프로그램 제공 등과 같은 주거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또 펜트하우스나 대형 빌라에만 선보였던 높은 천장이나 복층 구조가 중소형에도 적용되고 있고, 테라스 공간을 활용해 다양하고 입체적인 공간 상품이 선보이고 있다.

이처럼 트렌드를 선도하는 주거상품은 수요층의 큰 관심을 받으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지난해 트라움하우스가 서울 광진구 자양동에 선보인 ‘더라움 펜트하우스’는 조식, 컨시어지 등의 호텔 서비스에 입주민의 문화적 욕구도 충족할 수 있는 멤버십 프로그램, 미세먼지를 차단하는 퍼펙트 에어 솔루션과 전문가가 관리하는 각종 케어 프로그램을 선보여 주목을 받았다.

이 단지는 10억 원이 넘는 고급 오피스텔이었음에도 3개월 만에 완판됐다. 올해 6월 마포구 일대에 공급된 ‘마포 리버뷰 나루하우스’ 역시 호텔급 서비스와 인피니트 풀 등 커뮤니티를 갖춘 오피스텔로 많은 관심이 이어진 결과 2개월 만에 모든 계약을 끝냈을 정도다.

현재 분양 중인 곳 가운데 주목할 만한 상품은 ㈜ 한라가 서울 종로구에서 분양 중인 ‘종로 한라비발디 운종가’다. 승효상 국가건축정책위원회 위원장 등 내로라하는 국내 대표 건축설계 전문가들이 대거 참여한 ‘종로 한라비발디 운종가’는 스카이브릿지와 옥상정원, 루프탑정원 등을 설치해 건축물의 조형미를 높였다.

동시에 청계천 등을 조망할 수 있는 힐링 공간을 제공함으로써 워라밸이 가능한 명품 주거공간을 만들었다. 기존 오피스텔보다 층고를 20~30cm 높인 2.6m로 설계해 개방감과 환기성을 극대화했다. 입체적인 경관을 위해 스카이브릿지 설계를 도입하고, 옥상정권과 루프탑 정원을 조성해 입주민들의 삶의 만족도도 높였다. 게스트룸, 파티룸, 라운지 식음료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커뮤니티 라운지도 설치할 예정이다. 여기에 피트니스 센터·리테일 샵·비즈니스 센터 등도 갖추고 있고, 보안 및 경비, 세탁 및 룸클리닝, 택배 및 우편물 보관 등 호텔 수준의 다양한 생활 서비스도 제공된다. 사통팔달의 교통여건에 광화문 등 직주근접 수요가 풍부해 임차인 구하기도 쉬울 것으로 기대된다. 30개형 총 547실 규모로 홍보관은 중구 을지로 251번지에 위치해 있다.

현대건설이 경기 안산시 단원구에서 분양 중인 ‘힐스테이트 에코 안산 중앙역’은 힐스테이트라는 국내 아파트 대표 브랜드를 사용해 눈길을 끈다. 안산 최초로 스카이브릿지 트리플 타워를 배치했다. 오피스텔은 총 702실인데 싱글·신혼부부·3인 가족 등 다양한 소비층이 사용할 수 있도록 다양하게 설계했다. 중앙공원과 스카이라운지, 브릿지 파크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14층 특화커뮤니티 공간인 그린커뮤니티존에는 클럽라운지와 스포츠존, 와인바, 플레이존, 코인세탁실, 스터디룸, 공유회의실 등을 배치해 호텔에서나 누릴 수 있는 럭셔리 싱글라이프가 가능하도록 했다.

이밖에 서울시 송파구 문정동에서는 ‘르피에드’가 공급에 나선다. 국내 최초의 피에드아테르(도심 속 별장) 주거상품으로 소형 위주 평형대로 구성되며 총 세대수는 262실이다. 단지는 럭셔리 라이프 스타일에 맞춘 어메니티(생활편의시설) 시설로 수영장, 루프탑, 테라스 등을 마련하고, 다양한 컨시어지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유림개발은 ‘펜트힐 논현’을 분양 중이다. 단지는 도시형 생활주택 전용면적 42~43㎡ 131가구, 오피스텔 전용 52~84㎡ 27실로 구성된다. 중소형 위주의 상품구성과 함께 룸 클리닝, 발레파킹 등의 컨시어지 서비스와 클럽하우스, 피트니스, 수영장 등의 하이엔드 커뮤니티 시설을 도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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