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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고식’ 피한 방문규 수출입은행장, ‘현안 파악’ 총력

‘신고식’ 피한 방문규 수출입은행장, ‘현안 파악’ 총력

등록 2019.10.30 14:35

수정 2019.10.30 14:40

차재서

  기자

수은 노조 출근 저지 움직임에 인근 사무실서 업무 보고 받아노조 “‘깜깜이 인사’ 개선돼야”“신임 행장 경영철학 들을 것”

사진=연합뉴스 제공사진=연합뉴스 제공

방문규 신임 수출입은행장이 본격적인 업무 파악에 돌입했다. 다만 본점에 모습을 드러내진 않았다. 수은 노조가 신임 행장 선임을 놓고 강경한 목소리를 내는 만큼 한 발 뒤로 물러나 이들의 입장을 경청하겠다는 취지다.

30일 수출입은행에 따르면 방문규 신임 행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본점에 출근하는 대신 인근에 마련한 임시 사무실에서 업무보고를 받는 것으로 공식 임기를 시작했다. 당초 이날로 예정됐던 취임식도 당분간 미룰 예정이다.

이는 수은 노조가 방문규 행장의 출근을 저지하려는 움직임을 취하고 있어서다. 특히 노조 측은 이번 행장 인사에서도 임직원의 목소리가 반영되지 않았다는 데 유감을 표시하고 있다. 지난 2008년 국무회의에서 ‘공공기관 기관장 공모제 활성화 방안’ 의결로 ‘임원추천위원회 운영 규정’을 도입했지만 단 한 차례만 이뤄졌을뿐 이후엔 다시 ‘깜깜이’ 인사가 되풀이되고 있다고 이들은 주장했다.

금융기관 인사철마다 수은 행장이 교체되는 것도 노조의 불만 중 하나다. 최종구 전 금융위원장의 경우 행장 재임 기간이 단 4개월에 불과하며 은성수 현 금융위원장 역시 임기를 모두 채우지 못하고 2년 만에 당국으로 이동했다. 두 행장의 연이어 금융당국 수장으로 발탁된 것은 고무적이나 경영 공백은 아쉽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한 수은 노조 측은 방문규 신임 행장의 전문성에 대해서도 검증하길 원하고 있다. 기재부 내 요직을 두루 거치긴 했지만 금융부문 경력이 상대적으로 짧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노조는 당분간 방 행장의 출근을 막는 한편 심도 있는 대화를 통해 은행 주요 경영현안에 대한 의견을 듣겠다는 방침이다.

수은 노조의 ‘출근 저지’는 신임 행장이라면 반드시 치러라 하는 일종의 통과의례다. 새로운 수장이 공식적으로 경영을 시작하기에 앞서 사업·복지 등에 대한 직원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과거에도 노조의 반대로 수은 행장 취임식이 미뤄진 사례가 많았다. 실제 이덕훈 전 행장은 임명 이후 5일간, 은성수 위원장은 4일간 출근을 하지 못했다. 노조와 갈등 없이 ‘무혈입성’한 행장은 최종구 전 위원장이 유일하다.

이에 업계에서는 방 행장이 어떤 방식으로 노조와 타협점을 찾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일단 업무보고를 통해 현안을 전반적으로 살펴본 뒤 대화를 청할 것으로 전해졌다.

1962년생인 방 행장은 수성고와 서울대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했고 하버드대에서 행정학 석사를, 성균관대에서 행정학 박사를 각각 취득한 인물이다. 1984년 행시 28회로 공직에 입문한 이래 기획예산처 산업재정과장과 재정정책과장, 기획재정부 대변인, 예산실장, 제2차관, 보건복지부 차관 등을 역임해 정통 경제관료 출신으로 알려져 있다.

아울러 그는 2000~2003년 세계은행에 파견을 나가 선임 공공개발전문가로 일했고 노무현 대통령 시절인 2006년 청와대 비서실 행정관으로도 몸담았다. 당시 함께 일했던 김경수 경남도지사와의 인연에 경상남도 경제혁신위원장을 맡아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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