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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아야 산다···계열사·자산 정리 바쁜 건설사들

팔아야 산다···계열사·자산 정리 바쁜 건설사들

등록 2019.06.05 11:17

수정 2019.07.03 07:04

김성배

  기자

호실적 누린 건설 몸집 줄이기 나서대우, 비핵심 파가니카CC 매각 임박금호, 그룹주력 아시아나항공시장에 삼성은 그룹차원···아이에스 렌탈접어

팔아야 산다···계열사·자산 정리 바쁜 건설사들 기사의 사진

“팔아야 산다.” 한때 주택경기 호황으로 호실적을 누린 건설사들이 최근 자산매각 등 몸집 줄이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호텔 리조트 골프장 등 비핵심자산을 비롯해 전략적으로 보유했던 투자지분은 물론 그룹의 뼈대가되는 주력회사도 과감하게 정리하고 있다.

이는 효자노릇을 하던 주택경기가 침체하면서 재무 안정성 등 리스크관리가 필요한데다가, 지배구조용 현금 확보, 포트폴리오 재구성 등 다양한 배경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대형건설 가운데 이같은 행보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국내 굴지의 대우건설이다. 지난해 김형 사장 취임 이후 자산 효율화와 재무 안정성, 현금확보 등 차원에서 △대중제 골프장 파가니카CC △인천 송도 쉐라톤 호텔 △사이판 라오라오베이 골프리조트 등 비핵심자산을 매물로 대거 내놨다.

일부 성과도 보이고 있다. 강원도 춘천에 위치한 18홀 대중제 골프장인 파가니카CC 예비입찰에서 신생 사모펀드 운용사인 센트로이드인베스트먼트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면서다.

그간 대우건설과 매수자간 가격 차이 등으로 매각작업이 지지부진했으나, 최근 매각 가격을 낮추면서 거래 성사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대우건설 측의 희망가격은 1200억원 수준이었으나, 막판 900억원대에서 매각가격이 결정될 것으로 전해졌다.

2011년 파가니카CC를 준공한 대우건설은 공사대금 700억원을 받지 못하면서 시행사(춘천개발)로부터 토지와 건물 등 시설물을 넘겨 받았다. 그간 대중제 골프장으로 운영하며 꾸준하게 영업이익을 내는 등 이익잉여금이 160억원 가량되는 알짜 골프장인 것으로 전해진다.

금호산업은 그룹 주력사인 아시나아항공을 매물로 내놨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사실상 존폐 위기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그룹사를 지키기 위해 주력 아시아나항공 지분 전량을 매각하기로 한 것이다.

금호산업은 아시아나항공 매각 주간사로 크레디트스위스(CS)증권을 선정, 매각 절차를 밟고 있다. 이후 실사 및 매각금액 책정 등을 거쳐 7월쯤 매각 입찰 공고를 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아시아나항공 매각이 금호산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이 실적 부진으로 금호산업에 큰 부담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금호산업은 지난 3월 아시아나항공 감사의견 정정에 따라 지난해 연결기준 순이익이 319억원에서 4억7000만원으로 변경되기도 했다.

금호산업은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통해 대규모 현금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대 7500억원 수준의 현금을 확보할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그러나 SK, 한화, CJ, 롯데 등 국내 굴지의 대기업들이 아닌 애경그룹 등 일부 중견 그룹들만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초반 흥행에는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건설업계 1위 삼성물산도 자산매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그룹의 지배회사인 삼성물산은 차입금 줄이기에 올인하면서도 지배구조 개편과 승계 등을 위한 자금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지난 2018년 2300억 원 규모의 서울 금천물류센터 매각, 7500억 원 규모의 서울 서초사옥 매각 등을 통해 현금을 확보한 삼성물산은 향후에도 삼성SDS, 삼성바이오로직스, 한화종합화학 등 지주회사로서 보유한 지분을 처분할 수 있다.

중견 건설사에선 권혁운 회장이 이끄는 아이에스동서그룹이 눈에 띈다. 주택건설업계에서 해운, 렌탈, 건자재, 공간사업 등 건설 이외 사업다각화로 유명한 아이에스동서는 최근 비핵심사업 정리차원에서 계열사인 한국렌탈 경영권을 매각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에스얼라이언스와 협상을 진행 중이다.

거래대상은 아이에스동서(54.26%)와 아이에스건설(13.91%), 화인파트너스(31.23%)가 보유한 지분 99.83%로 알려졌다. 피에스얼라이언스는 1100억원 규모의 프로젝트 펀드를 조성해, 한국렌탈의 경영권 지분을 매입할 계획으로 전해진다. 한국렌탈은 노트북·데스크탑·프린터기 등 PC주변기기를 비롯해 건설현장서 쓰이는 고소작업대, 오디오 및 전자파 계측기기 등 기기 대여 사업에 주력하는 B2B(기업 간 거래) 업체다. 당기순이익은 9억원으로 전년과 비슷한 액수다.

이외에도 경쟁 중견건설사들도 계열 시행사인 페이퍼 컴퍼니 정리작업에 들어가고 있다. 아이에스동서 권혁운 회장의 친형은 권홍사 회장이 지휘하는 반도건설은 지난해 지분 100%를 보유한 △반도(옛 의성에이치에스개발) △다솜개발 △가람에이치엔씨 △수성개발을 청산했다. 반도종합건설의 100% 자회사인 △대덕개발 △대도개발 △한빛개발 △한덕개발 △한샘개발도 폐업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건설업황이 꺽이면서 재무안정성과 포트폴리오, 리스크관리가 중요해졌다. 각 건설사들마다 불황을 버티기 위한 노력이 진행중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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