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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오롱, 미래전략 ‘바이오’ 사라질까?

[인보사 퇴출]코오롱, 미래전략 ‘바이오’ 사라질까?

등록 2019.05.28 15:28

이세정

  기자

인보사 허가 취소···의도적 조작·은폐 들통1996년부터 신성장동력 바이오 집중 육성생과·티슈진 상폐위기···분식회계 제재 거론㈜코오롱 시총 반토막···신뢰 잃어 사업재기 의구심

그래픽=강기영 기자그래픽=강기영 기자

코오롱그룹이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하던 바이오 사업이 좌초 위기에 몰렸다. 국내 첫 유전자치료제인 ‘인보사케이주(이하 인보사)’가 시장에서 퇴출됐고, 코오롱생명과학과 코오롱티슈진은 상장폐지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28일 식약처는 의약품 성분이 뒤바뀐 생명과학의 골관절염 치료제 인보사의 품목허가 취소를 결정했다. 식약처는 인보사의 주성분(2액) 중 하나가 허가 당시 제출한 자료에 기재된 연골세포가 아닌 신장세포(293유래세포)로 확인됐다고 발표했다.코오롱생명과학은 허가 당시 허위자료를 제출했고, 미국 자회사인 코오롱티슈진은 허가 전에 추가로 확인된 주요 사실을 의도적으로 숨기고 제출하지 않았다.

이번 사태의 파장은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다. 거래소는 인보사 허가 취소 발표가 나자마자 코오롱생명과학과 코오롱티슈진의 거래정지조치를 내렸다. 투자자 보호를 위해 이날 장 종료시까지 유지된다.

재감사를 받고 있는 두 회사는 인보사 판매 허가 자체가 무효처리된 상황에서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에 오를 수 있다. 최악의 경우 상장폐지될 가능성이 존재한다.

나아가 인보사의 문제점을 인지하고도, 실적을 부풀리기 위해 이를 무형자산으로 분류한 사실이 적발되면 고의적 분식회계에 따른 제재를 받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인보사 사태는 그룹 전반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는 모습이다. 지주사 ㈜코오롱의 시가총액은 사태가 터지기 직전 4242억원 규모에서 현재 절반 수준인 2222억원으로 줄었다. ㈜코오롱은 코오롱생명과학과 코오롱티슈진 지분을 각각 20.35%, 27.26% 가지고 있다. 이웅열 전 회장은 코오롱 지분의 45.83%를 보유한 상태다.

이번 파문으로 코오롱그룹이 20년 넘게 개발과 연구 비용으로 투자한 2000억원은 물거품이 될 공산이 크다. 식약처는 인보사가 재허가를 받기 위해서는 “초기 특성 분석이 먼저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내놨지만, 원점으로 돌아가 연구를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의미가 내포된 것으로 해석된다.

뱉어내야 하는 돈이 상당할 것이란 점도 우려를 더하는 부분이다. 식약처는 코오롱생명과학과 이우석 대표를 약사법 31조와 76조에 따라 허가된 의약품과 다른 의약품 제조에 관한 약사법 위반한 혐의로 형사고발했다. 규정 법에 근거한 과징금은 최대 10억원이다.



2017년 7월 식약처 허가 이후 국내 투약환자만 약 4000명에 달한다. 이 중 244명의 환자들이 25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기로 결정했다. 이날 허가 취소에 따라 집단소송에 참여하는 환자수는 더욱 불어날 전망이다.

코오롱이 인보사 개발을 시작한 1999년부터 지원된 전체 정부지원금액은 139억원 이상으로 추정되는데, 이를 환수당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수출 계약을 맺은 국가들과의 소송전도 불가피하다. 미국 먼디파마과 맺은 총 6617억원 규모의 라이센스 계약의 경우, 이미 올해 3월 계약금 150억원이 입금된 상태다. 또 홍콩과 마카오, 몽골,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아라비아 등 전세계 20개국과 1조원이 넘는 인보사 공급 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허가 취소에 따라 계약해지가 예고된 만큼, 천문학적 규모의 위약금을 물어줘야 한다.

미쓰비시다나베파마제약과 진행 중인 계약금 반환 청구 소송에서는 패소할 확률이 높아졌다. 미쓰비시다나베파마는 코오롱생명과학이 인보사 주성분이 바뀌었다는 사실을 숨겼다는 이유로 기술수출 계약을 해지하며 250억원의 계약금 반환을 요구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코오롱이 바이오 사업 분야에서 ‘조작기업’이라는 오명을 씻을 수 있을지 여부에 의구심을 품고 있다. 아직까지 보고된 부작용은 없지만, 가능성은 충분히 열려있다. 특히 허위 자료를 제출하고 반복적으로 실험결과를 은폐하는 등 소비자와 시장의 신뢰를 잃어버린 상황이어서, 코오롱이 바이오 사업을 집중 육성하기는 힘들 것이란 분석에 힘이 실린다.

앞서 코오롱그룹은 이웅열 전 회장이 회장으로 취임한 1996년부터 바이오 사업에 전력을 쏟아왔다. 전통사업인 섬유·화학사업은 불황이 지속되고, 패션사업은 하락세를 탔다. 이 때문에 바이오 사업은 코오롱그룹의 미래 지속성을 이어갈 열쇠로 꼽혔다.

한편, 코오롱그룹은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뉴스웨이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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