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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LG, 사업 선택·집중 속도전

뉴LG, 사업 선택·집중 속도전

등록 2019.05.02 17:47

수정 2019.05.02 18:24

임정혁

  기자

디스플레이·전자·이노텍·화학 사업재편 ‘꿈틀’열띤 회의 통해 계열사 수익성·성장성에 방점

구광모 LG그룹 회장. 그래픽=강기영 기자구광모 LG그룹 회장. 그래픽=강기영 기자

취임 1년여를 눈앞에 둔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본격적인 색깔 내기에 돌입했다. 수익성과 성장성을 우선으로 두고 여기에 부합하지 않는 사업을 과감하게 접거나 재편하는 분위기다. 최근 LG그룹 계열사의 움직임은 구 회장의 이러한 의중이 짙게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2일 재계에 따르면 LG그룹은 구 회장과 주요 임원을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에 한창이다. 취임 직후 ‘업의 본질’을 강조했던 구 회장 주도로 각종 회의가 잇달아 열리는 등 장고에 들어갔다.

재계 관계자는 “구 회장이 권영수 부회장과 주요 계열사에 직접 방문하면서 임원과 열띤 회의를 하고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며 “최근 LG계열사의 여러 움직임이 이런 연장선에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고 귀띔했다.

이에 따르면 구 회장과 권 부회장은 지난 3월 15일 열린 LG디스플레이 주주총회 직전에도 한상범 부회장을 비롯한 고위 임원과 장시간 회의를 가졌다. 이후 LG디스플레이는 주총에서 권 부회장을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했으며 곧바로 이사회를 열어 이사회 의장으로도 추대했다. 특히 LG디스플레이는 최근 수익성 하락을 겪고 있는 일반 조명용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사업에서 철수하기로 하는 등 본격적인 군살 줄이기에 돌입했다.

주력 계열사인 LG전자도 연속 적자 행진을 벌인 MC(모바일커뮤니케이션)사업본부 재편에 착수했다. LG전자는 지난달 25일 경기 평택 스마트폰 생산 라인을 베트남 하이퐁으로 이전한다고 밝혔다. 수익성과 투입 비용을 최대치로 고려해 올 하반기에 연간 생산능력 1100만대까지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반면 올 1분기 기준 매출 5조 4659억에 영업이익 7276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가전 담당 H&A(홈어플라이언스&에어솔루션) 사업본부는 건조기와 스타일러 등을 앞세워 최근 렌털 사업까지 속도전을 내고 있다. 여기에 LG이노텍과 LG화학도 각각 비주력 사업인 고밀도다층기판(HDI) 사업과 액정표시장치(LCD) 사업 매각 등을 검토 중이다.

LG그룹은 지난달 11일 기업 벤처 캐피탈(CVC)인 ‘LG테크놀로지벤처스’를 통해 현재까지 미국 스타트업에 약 1900만 달러를 투자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지난해 10월 모빌리티 공유 소프트웨어 스타트업 ‘라이드셀(Ridecell)’에 500만 달러를 투자한 이후 투자 규모를 꾸준히 늘린 셈이다. 특히 최근엔 초고속·초저지연의 5G 시대에 콘텐츠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가상현실(VR) 플랫폼 서비스 스타트업인 ‘어메이즈브이알(AmazeVR)’에 200만 달러를 투자했다고 전했다.

재계에선 구 회장이 기존 사업 중 수익성이나 미래 성장성이 담보되지 않으면 이처럼 과감하게 결단을 내리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6월 취임 직후 행동으로 ‘실용주의’를 밑바탕에 두고 있다는 설명이다. 구 회장은 취임 후 LG그룹 연구개발(R&D) 인력이 집중된 서울 강서 마곡을 자주 방문하고 신년 인사 등 주요 행사도 이곳에서 개최했다.

특히 구 회장은 주요 계열사 요직을 거친 권 부회장과 수시로 허심탄회하게 소통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 회장은 지난달 미국 유학 중인 R&D 석·박사 인재 유치를 위한 ‘LG 테크 콘퍼런스’ 참석차 미국 샌프란시스코 출장길에도 권 부회장과 함께 포트폴리오를 점검했다. 구 회장은 권 부회장과 같은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동관 30층에 집무실을 두고 있는데 수시로 만나 여러 현안에 논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 회장은 2007년 미국 스탠퍼드 대학교에서 경영학 석사학위(MBA) 과정을 밟는 도중 실리콘밸리 스타트업에서 경험을 쌓는 등 형식과 틀에 박힌 사고를 가장 꺼리는 대표적인 총수로도 꼽힌다.

뉴스웨이 임정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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