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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용인 택할 수밖에 없는 이유

SK하이닉스, 용인 택할 수밖에 없는 이유

등록 2019.02.14 11:17

임정혁

  기자

‘인재 확보’와 ‘인천공항 접근성’ 우수해 삼성전자 기흥 등 ‘반도체 벨트’ 조성에 유리산자부 짧은 해명에 “정해 놓고 군불때나” 비판이천·청주·천안·구미 정치권 목소리는 부담 작용

SK하이닉스, 용인 택할 수밖에 없는 이유 기사의 사진

SK하이닉스 입주가 예정된 ‘반도체 특화 클러스터’를 놓고 경기도 용인이 유력 도시로 재차 떠올랐다. 그간 여러 지자체 가운데서도 인재 확보와 수출 접근성에서 용인이 낙점될 것이란 뒷말이 무성했는데 이러한 관측이 확정되는 분위기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주도하는 반도체 특화 클러스터 조성은 향후 10년간 120조원을 투자해 일자리 1만개를 창출하는 것을 목표로 추진하는 프로젝트다. 재원 120조원 중 부지 비용을 제외한 나머지 투자비용은 기업이 주도해 집행한다.

◇‘용인 대세론’ 어떻게 시작됐나 = 애초 반도체 특화 클러스터 조성은 지난해 12월 18일 산업통상자원부 업무보고인 ‘제조업 활력 회복 및 혁신 전략’에서 알려졌다. 올해부터 2028년까지 120조원이 투자되는 대규모 프로젝트가 고용과 국가 차원의 반도체 육성을 등에 업고 높은 관심을 받았다. 고용창출 효과 1만명에 경제적 효과 수십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돼 발표 즉시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불렸다.

여기에 용인시가 가장 먼저 발 빠르게 대응하면서 선점 효과를 챙겼다. 용인시는 산자부 업무 보고 사흘 뒤 임시회 본회의에서 ‘SK하이닉스 반도체 특화 클러스터 용인 유치 결의안’을 채택하며 유치전에 뛰어들었다. 당시 용인시의회는 “용인시는 삼성전자 기흥반도체 공장이 있어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의 핵심역할을 하고 있을 뿐 아니라 반도체 산업이 발전할 수 있는 최적의 입지로 평가된다”며 “용인에 반도체 공장과 더불어 부품, 소재, 장비업체까지 들어선다면 용인-이천-화성-평택의 거대 첨단산업 벨트가 조성돼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도체 업계 역시 ‘용인’이라는 지역명을 직접적으로 언급한 적은 없지만 인재 확보를 위한 수도권 접근성과 수출 창구인 인천공항과의 지리적 접근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이를 다른 후보지와 비교해 따져보면 경기 남부지역인 용인이 가장 적합하다는 것을 우회적으로 암시한 셈이다. 나아가 재계에서는 SK하이닉스가 용인을 가장 선호하고 있다는 뒷말도 나왔다.

지난해 12월 18일 산업통상자원부 업무보고. 사진=산자부 자료 캡쳐지난해 12월 18일 산업통상자원부 업무보고. 사진=산자부 자료 캡쳐

◇산자부 기준 보면 용인과 가장 적합 = 산자부가 지난해 세운 ‘인재’와 ‘고용’ 기준에도 용인이 맞아떨어져 대세론을 근거하고 있다. 산자부가 지난해 5월 펴낸 ‘2017-2018 산업통상자원백서 산업편’을 보면 청년실업문제 원인 중 하나로 ‘기존 우리나라의 주력산업인 반도체·조선·자동차 분야의 고용창출능력 둔화’가 명시됐다. 기술혁신·자동화에 따른 사무직·생산직 일자리 감소, 외환위기 이후 대기업의 신규채용 규모 감소와 더불어 일자리 해결방안 ‘3대 축’으로 반도체 산업이 거론된 셈이다.

그만큼 삼성전자와 더불어 SK하이닉스가 주도하는 국내 반도체 산업은 정부가 고심하는 일자리 문제에서 핵심 사항으로 인식된다. 이에 대입하면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은 기흥·화성· 평택 등 수도권에 있어 우수 인재 확보에 유리하다. 용인이 거론되는 이유도 서울과 접근성이 뛰어나 향후 우수 인재 확보가 쉽다는 점이 근거로 꼽힌다.

반도체 특화 클러스터 용인설에 대한 산자부의 해명도 용인 대세론에 선을 긋기보다는 사실상 용인으로 낙점한 상황에서 발표 시점만 기다리고 있는 듯한 뉘앙스가 풍긴다. 산자부 전자부품과는 지난 13일 용인으로 부지가 확정됐다는 보도가 나오자 즉각 해명 자료를 내고 “반도체 클러스터 입지 결정과 관련해서 클러스터 입지는 확정된 바 없음을 알려 드린다”고 짤막하게 밝혔다.

통상 해명이 간결한 것은 맞지만 그 안에는 해당 보도와 관련한 논거와 구체적인 설명이 압축적으로 포함된다. 하지만 산자부 해명은 명확하게 용인을 포함해 다른 지역과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는 식의 언급이 없어 논란만 키웠다.

◇지자체·정치권 눈치 보며 군불 때기? = 산자부 해명 몇 시간 전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8차 경제활력대책회의에서 “1분기 내 반도체 특화 클러스터 조성 계획을 확정하는 등 관련 절차를 마무리하겠다”며 “대규모 기업 투자 프로젝트의 조기 착공을 신속히 지원해 투자·고용 창출 효과를 최대한 조기에 가시화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관련 발표가 차일피일 미뤄지며 용인을 비롯한 후보 지역에서 부동산 가격이 출렁이는 등 사회적 눈총이 제기되자 직접 입장을 밝힌 것. 정부는 반도체 특화 클러스터 조성 방안을 지난달 발표할 예정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청와대 차원에서 국토균형발전을 내걸었는데 정부가 ‘수도권공장총량규제 완화’를 하면서까지 용인으로 낙점, 발표하기에 앞서 다른 지역의 반발을 고려하고 있는 중이라는 말도 나오고 있다.

현재 용인 이외에도 이천·청주·천안·구미 등 지자체도 잇따라 각종 성명을 발표하고 시장과 도지사를 비롯한 국회의원까지 나서서 SK하이닉스 유치에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 일부 지자체 인사는 SK하이닉스 고위 관계자를 불러 면담하는 등 유치전이 과열 양상으로 번지고 있는 상황이다. 박완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천안), 백승주·장석춘 자유한국당 의원(구미)과 김현권 더불어민주당 의원(대구) 등이 SK하이닉스의 지역구 유치에 앞장서 목소리를 낸 대표적 인물이다.

뉴스웨이 임정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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