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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국민은행, 노조 추가 파업은 막았지만···

KB국민은행, 노조 추가 파업은 막았지만···

등록 2019.01.24 11:23

수정 2019.01.24 15:10

신수정

  기자

허인 KB국민은행장. 사진=뉴스웨이DB.허인 KB국민은행장. 사진=뉴스웨이DB.

KB국민은행 사용자측이 임금단체협상 핵심쟁점의 대부분을 양보하며 협상을 마무리 했다. 명예도 실리도 지키지 못한 형국이지만 추가 파업을 막음으로써 설명절 고객 불편을 예방했다는 데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 노사는 이날 중앙노동위원회 사후조정을 통해 잠정 합의안을 도출했다. 노조는 오는 25일 찬반 투표를 거쳐 최종 확정할 예정이다. 국민은행 사측은 “KB를 믿고 거래하고 계신 고객을 최우선으로 생각해야 한다”는데 노동조합과 뜻을 같이했다고 설명했다.

잠정 합의안을 살펴보면 노조 측이 제안한 사안이 대부분 수용됐다. 주요 쟁점이었던 임금피크 진입시기는 노조측이 제시한 부점장급과 팀장팀원급 모두 만 56세 도달일 익월 1일로 통일됐다. 또 팀장과 팀원급은 재택 연수 6개월이 실시됐다.

당초 적용시점은 ‘만 55세’지만 직급별로 구체적인 시점은 달랐다. 부장(지점장)급은 만 55세가 되는 생일 다음날부터 임금피크제가 적용됐고 팀장과 팀원급은 만 55세 다음해 1월1일부터 적용돼 왔다. 사측은 부점장(만 55세 생일 도달 익월)과 팀원(만 55세 생일 도달 익년 초일)간 진입시기가 다르다는 이유로 팀원급에 1년을 연장하되, 진입시기를 부점장과 동일하게 변경하는 방안을 제시해왔다.

기간제 계약직(전문직무직원) 정규직화 요구에 대해서는 노조측이 요구한 3년 이상 근무한 일정 연봉 이하 전문직무직원의 무기계약직 전환이 받아들여졌다. 점포장 후선보임 제도 개선 요구도 비율 축소를 다짐받으며 휴게(중식)시간 1시간 보장 PC-off 요구 사항도 실시될 계획이다.

허 행장이 노조와의 협상에서 얻은 것은 페이밴드의 전면폐지를 막은 부분이다. 이 역시 총파업 하루 전날 300% 성과급 지급안 전면 수용하며 페이밴드 논의를 이어가자고 노조를 달랜 결과다.

페이밴드는 직원의 연차(호봉)가 높아져도 직급 승진을 못하면 임금 인상을 제한하는 제도다. 당초 사측은 페이밴드 적용을 전 직급으로 확대할 것을 주장했으나 현행 제도를 유지하되 전 직급 확대 적용은 추후 논의하는 방향으로 입장을 바꿨다. 노조는 페이밴드를 전면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사항은 노사 및 외부전문가가 참여하는 인사제도 TFT를 구성해 신입행원 페이밴드는 L0(저임금직군)로 전환된 직원의 근속연수를 인정하고 페이밴드를 포함한 합리적인 임금체계를 향후 5년 내에 마련하기로 했다.

허인 행장은 2차 총파업을 막으며 협상을 타결시켰지만 실리 측면에서 ‘과도하다’ 비판했던 노조의 요구를 대부분 수용하며 강경한 자세를 유지하지 못했다.

첫 노조 위원장 출신 은행장임에도 허 행장이 노조와 얽힌 실타래를 쉽게 풀지 못한데에는 과거의 문제가 깔려있다는 시각도 있다. 노동이사제 도입, 국민은행 채용비리 의혹 수사 등의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갈등이 퇴적 돼 왔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성과급 배분 방식 등을 두고 노사가 합의점을 찾지 못하자, 누적된 노사불신이 총파업으로 이어졌다는 해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국민은행이 노사협력을 약속하며 임단협을 타결했지만 노사 사이에 쌓인 앙금이 쉽게 풀리진 않을 것”이라며 “2차 파업으로까지 번지지 않은 것에 만족하는 것이 아니라 근본적인 신뢰를 다시 쌓아야 한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신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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