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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칼 2대주주 KCGI ‘감사선임 저지 중단’ 요구···경영권 분쟁 서막?

한진칼 2대주주 KCGI ‘감사선임 저지 중단’ 요구···경영권 분쟁 서막?

등록 2018.12.14 19:59

수정 2018.12.14 20:25

서승범

  기자

KCGI “단기차입금 증가, 감사선임 봉쇄하기 위한 행위”한진칼 “시장 블확실성 대비한 정상적인 경영활동”

한진칼 2대주주 KCGI가 한진칼 오너가의 결정에 반기를 들었다. 한진칼이 만기도래 차입금 상환자금 조달 및 운영자금 확보를 목적으로 단기차입금을 1600억원 가량 늘리기로 한 것에 대해 “지배주주 이익을 위해 회사에 손해를 끼치는 일”이라며 관련 행위 중단을 요구한 것이다.

KCGI가 운용하는 투자목적회사 그레이스홀딩스는 조양호 회장을 비롯한 한진칼 이사들에게 공문을 보내 지난 5일 이사회에서 결의한 단기차입금 증액 관련 행위의 즉각 중단을 요구했다고 14일 밝혔다.

앞서 한진칼은 만기도래 차입금 상환자금 조달 및 운영자금 확보를 목적으로 단기차입금을 1600억원 늘리기로 했다고 지난 5일 공시했다. 이 공시대로 진행되면 한진칼의 단기차입금은 총 3250억원으로 증가한다.

이에 대해 KCGI는 한진칼의 단기차입금 증가 결정은 자산총액을 2조원 이상으로 늘려 현행 감사제도를 감사위원회로 대체하고 최대주주 의결권이 제한되는 감사선임을 봉쇄하기 위한 것이라고 지적하며 정상적인 경영활동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현행 상법에 따르면 자산이 2조원을 넘으면 감사선임 대신 감사위원회를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한다. 감사를 선임하면 최대주주만 의결권이 3%로 묶이는 데 비해 감사위원을 선임할 경우는 모든 주주의 의결권이 3%로 제한돼 조양호 회장 일가에 유리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KCGI 측은 “올해 중 만기가 도래하는 채무액은 700억원에 불과하고 기존 단기차입금 1650억원은 만기 연장이 충분히 가능한 상황”이라며 “단기차입금 증액 결정이 독립적인 감사의 선임을 저지하고 지배주주 강화 방편으로 감사위원회를 도입하는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라면 이사로서 선관주의의무와 충실의무에 반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지배주주 이익을 위해 회사에 손해를 가하는 행위로서 형사상 배임의 소지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한진칼 측은 “차입금 조달은 정상적인 경영활동이다”고 반박하며 “과거와는 달리 금융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질 것이 예상되어 차입금을 증액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시장 변동에 대비해 유동성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하는 것은 회사와 주주 이익을 위한 경영진의 가장 중요한 활동이다”고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한진칼의 최대주주와 2대주주의 의견이 상충되면서 우려했던 경영권 분쟁이 시작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앞서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행동주의펀드 KCGI가 한진칼 지분 9%를 매입해 2대주주에 올라섰을 때부터 한진칼 오너가와의 경영권 분쟁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한진그룹 오너일가가 조현아 대한항공 전 부사장 ‘땅콩회항’에 이은 조현민 전 전무의 ‘물컵던지기’, 조양호 회장의 아내 이명희 씨의 가사도우미 및 운전기사 폭행·욕설, 일가의 조세포탈·밀수 혐의 등으로 사회적 물의를 빚은 상태에서 갑작스럽게 행동주의 펀드가 2대주주로 등장했기 때문이다.

KCGI는 당시 이같은 논란에 대해 “경영권 장악의 의도는 없다”고 해명했지만, “장래에 회사의 업무집행과 관련한 사항이 발생할 경우에는 관계법령 등에서 허용하는 범위 및 방법에 따라 회사의 경영목적에 부합하도록 관련 행위들을 고려할 예정”이라며 경영 참여에 뜻이 있다는 점은 분명히 했다.

오너가와 KCGI의 지분은 각각 28.95%, 9%로 차이가 많이 나지만 실제 표대결로 간다면 오일가가 안심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만약 KCGI가 국민연금(8.35%), 크레디트스위스(5.03%, 이하 CS), 한국투자신탁운용(3.81%) 등 주요 주주들과 손을 잡는다면 우호지분이 26.19%를 확보하게 돼 총수일가를 위협할 수 있다. 이 경우 총수일가와의 지분 격차는 2.76% 정보밖에 나지 않는다. 여기에 기타 외국인투자자들(6.09%)의 의결권까지 위임받게 된다면 한진 오너가보다 더 많은 표수를 확보하게 된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한진 오너가가 백기사를 모집하려 사모펀드·기관투자자들을 만나고 다니는 등 최근 경영권 방어를 위해 힘을 쏟고 있다는 이야기가 있었기 때문에 이번 단기차입금 증액과 관련해 KCGI의 이야기에도 신빙성이 있다”며 “이번 사안이 이사 선임안 등 주요 현안이 상정될 내년 정기주총에서의 분쟁으로도 이어질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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